독립서점 출판사 창업 운영 211

공감을 위한 공간

공감을 위한 공간 내가 살던 도시는 젊은 사람들이 가는 카페와 나이 드신 분들이 가는 카페가 나누어져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가는 카페에 나이 드신 분들은 오지 않았고, 나이 드신 분들이 가는 카페에 젊은 사람들은 가지 않았다. 누가 정해놓진 않았지만, 사람들은 암묵적으로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곳 강릉, 주문진은 나이 드신 분들과 젊은 사람들이 카페라는 공간을 함께 공유하며 사용한다. 또한, 현지인과 여행객, 친구나 연인, 가족끼리, 아이를 데리고 가는 카페가 나누어져 있지 않고 모두가 한 공간에 뒤섞인다. 그래서 뭔가 어색하고 이상하긴 하다. 하지만 그래서 매력적이다. 좋다. 강릉, 주문진에는 카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카페라는 공간을 공유할 수밖에 없..

달방 창문 사이로 뜨는 달

강릉 주문진에 왔다. 여관에 달방을 얻었다. 방을 청소하고 짐을 풀었다. 이곳이 내가 한 달 동안 거주할 곳이구나. 공간은 좁고 시설은 낙후되었지만, 나만의 공간이 생겨 뿌듯하다. 그래도 이곳은 예전에 내가 서울에서 잠시 머물렀던 고시원보다는 크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공간을 수많은 사람들은 거쳐 갔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잘살고 있을까? 동네 마트에서 포인트 카드도 만들었다. 수저와 젓가락도 샀다. 오늘 저녁은 간단히 밖에서 사 먹을 거지만, 여관 안에 밥 해먹을 수 있는 부엌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수저와 젓가락을 사고 싶었다. 의식주(衣食住) 중에서 의(衣), 옷은 이미 입고 있다. 주(住), 당분간 살 공간도 구했다. 이제 남은 건 먹고사는 문제 식(食). 나..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톨스토이의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소설이 있다. 소설 속 땅 주인은 농부에게 해가 지기 전까지 하루 동안 발로 밟고 돌아온 땅을 주기로 약속한다. 농부는 해가 뜨기 전부터 걷기 시작하고, 쉬지 않고 걸어 해가 질 무렵 출발점으로 가까스로 돌아온다. 그러나 농부는 해가 지기 전 출발점에 가까스로 도착해 쓰러져 죽는다. 사람에게는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 게스트하우스를 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 게스트하우스를 하려먼 무엇보다 집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집에 하는 것이고 아니면 임대를 얻어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땅을 사 게스트하우스에 맞게 건물을 짓거나 기존에 있는 건물을 사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 인테..

벼룩시장 판매자 (플리마켓 셀러) 참여 폭망썰 실패기

벼룩시장 판매자(플리마켓 셀러) 참여 실패기 폭망썰 1. 청귤과의 만남 제주도 여행하며 청귤 에이드를 마신 적이 있다. 정말 맛있었다. 존맛탱이었다. 청량하면서도 달콤한 청귤 에이드 맛은 한여름 더위에 지쳐 갈증에 허덕이던 나를 구원해줬다. 한 단어로 아나스타샤... 그리고 어느 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청귤을 판매한다는 기사를 발견한다. 여기서 잠깐 청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청귤은 별도의 품종이 아닌 익기 전 초록색 감귤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미숙과 귤이다. 그래서 농협과 뉴스 기사에서는 청귤이라는 단어 대신 풋귤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원래 청귤은 판매가 되지 않는 귤이었다. 감귤 농가에서 과잉 생산을 줄이기 위해 귤이 익기 전 열매를 땄는데 덜 익은 특유의 신맛 때문에 먹지 않고 버리는 경우..

백종원의 푸드트럭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보게 된 프로그램 백종원의 푸드트럭. 외식업 푸드트럭과 게스트하우스는 동일한 업종이 아니지만 프로그램을 보면 같은 자영업으로서 꽤 공감되는 내용이 많다. 사실 푸드트럭과 게스트하우스는 외식업과 숙박업이기 보다는 여행업, 서비스업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장사 시작할 때 대부분 착각하는 점이 나는 장사가 잘 될 것이다" 장사를 시작할 때 잘 안되는 걸 생각하고 장사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슬프게도 우리나라의 많은 가게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 그건 내가 지금껏 묵었던 게스트하우스도 그랬고, 앞으로 내가 열게 될 게스트하우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음식 파는게 아니야 네 자존심을 파는 거지" 프로그램을 보며 언제나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기 국제 정세가 게스트하우스에 미치는 영향 최근 사드(THADD)와 북핵 문제로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감소하였다. 그로 인해 국내 관광 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고 실제 내가 일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역시 그 영향을 받고 있다. 내가 일(알바)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있다. 평소 손님들의 국적은 중국과 일본, 그 외 국가 비율이 각각 4 : 4 : 2 정도였는데 사드와 북핵 문제, 일본 내 한국 전쟁 발발 걱정으로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손님들이 1~2로 줄어든 것 같다. 나는 게스트하우스 예약, 관리 등을 담당하는 매니저가 아닌 청소 알바로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정확한 수치나 현황은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하는 알바 입장에서 체감하는 객실 가동률이 ..

어떤 게스트하우스가 될 것인가

​ 어떤 게스트하우스가 될 것인가서울시에서 주최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및 한옥체험업 사업설명회에 다녀왔다. 설명회 장소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게스트하우스를 하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설명회에서는 서울시와 해당 구청 담당자가 나와 외국인전용 게스트하우스 창업 및 운영 시 주의해야 할 행정 사항 등을 알려주었고 현재 도시민박,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대표들이 나와 자신들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강연 내용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차별화. 현재 서울 시내 게스트하우스는 공급 과잉으로 포화 상태이며 다른 곳과 차별화된 게스트하우스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어떤 부분을 차별화할지 결정하기 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스타일인지 고민해보라고 조언..

게스트하우스의 이유

게스트하우스의 이유 많은 사람들의 꿈이자 로망, 하지만 현실은 청소하고 또 청소하는 노동의 연속. 지금은 레드오션이 된 게스트하우스. 나는 왜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은걸까. 사실 돈을 많이 번 뒤, 게스트하우스를 하지 않아도 먹고 살만할 때가 되었을 때 게스트하우스를 하려 했다. 가난한 여행자들을 위해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고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슬프게도 내가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다는 걸 조금씩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조금 부족하더라도 완벽하지 않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둔 뒤, 친구를 만났다. 이제 뭐 할거냐는 물음에 나는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친구는 10년 전에도 ..

먹고 기도하고 쓰레기를 남겨라

먹고 기도하고 쓰레기를 남겨라 게스트하우스 청소는 크게 손님이 떠난 뒤, 방에 남긴 쓰레기를 치우고 방을 청소하는 일과 침구류를 교체하고 빨래하는 일로 이루어진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은 일반 사람들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많은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먹고 마시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추억을 남기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한다. 나 역시 대학 시절 MT나 친구들과 어딘가에 놀러갔을 때, 먹고 마시며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만들어냈고 그것이 여행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실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 제주에서는 관광객의 증가와 관광객들이 남긴 쓰레기로 인하여 매립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마트 내 무상 종이 상자 제공이 중단된 상태이다. ..

게스트하우스 청소 알바를 시작하다

게스트하우스 청소 알바를 시작하다 게스트하우스 청소 알바를 시작했다. 청소가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다. 창문을 열고 바닥을 청소기로 밀고 이불보를 갈았다. 온몸에 알이 배겼다. 몇 년 전 외국에 있을 때 숙박을 제공 받는 조건으로 무급으로 게스트하우스 청소를 한 적이 있었다. 예전 외국에서 4-5명이 일하던 분량의 청소를 우리나라에서는 단 1명에게 맡기고 있다. 지금 나는 비록 최저임금 6,470원을 받으며 일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참 대단한 나라다. 쓰레기를 비우고, 어질러진 방을 청소하며 내가 언젠가 게스트하우스를 하게 된다면 청소만큼은 꼭 내 스스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건 아니지만, 청소하는 손길 하나하나와 정성은 보이진 않지만 조금씩 차곡차곡 쌓이게 될 테니까.

평소 자주 가던 카페가 문을 닫았다

평소 자주 가던 카페가 문을 닫았다 평소 자주 가던 카페가 문을 닫았다. 젊은 부부가 운영하던 개인 카페인데 더 행복해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이별을 고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지만, 그 끝이 너무나 빠르고 예상하지 못한 터라 놀랐다. 모든 것이 획일화된 세상이 되고 있다. 전 세계 매장에서 같은 음악이 나오고, 효율이라는 명목하에 개인의 특성 보다는 표준화되는 것이 우선이 되고 있다. 때로는 그 동일함이 편했지만 오늘은 지금은 없어진 그 카페에서 직접 만든 수제 사과차가 그립다. 도장 10개를 모아 무료 음료를 바꿔 먹을 수 있었던 건 비밀이다... 내가 게스트하우스를 열게 되어도 언젠가는 그 끝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순간순간 마지막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