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출판사 창업 운영/야매처방소설 12

[강다방 야매소설 012] 나는 내가 좋다

사진: Unsplash의 Julia Kicova 강다방 야매소설 012나는 내가 좋다지은이 강거북 나는 내가 좋다. 아니 사실 잘 모르겠다. 서른 후반이 되었는데 아직 뭐 하나 제대로 이룬 것도 없다. 아직 난 불안정하기만 하다."[민지는뭐든할수있지]님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예전 취업 준비할 때부터 등록해 사용 중인 별명인데, 지금 들으니 좀 창피하다. 바꿔야겠다. 어렸을 때는 뭐든 할 수 있는 나이였는데, 당시에는 정작 그걸 알지 못한 게 아쉽다. 지나고 나면 지금 이 순간도 아쉽게 느껴질까? 강릉으로 여행 왔다. 일상이 아닌 타지라 그런지,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 감정이 떠오른다. 카페에 앉아 적어본다. 커피를 마시며 책도 읽고 있다. 잠시 휴대폰을 확인하다 아까 결제한 카드 알람이 보..

[강다방 야매소설 011] 너는 나의 빛

사진: Unsplash의Gleive Marcio Rodrigues de Souza 강다방 야매소설 011너는 나의 빛지은이 강하늘 솔직한 마음이 바다에 닿을 때, 은빛이는 비로소 살아났다.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편지를 시작하려다 상투적인 것 같아 조금은 감성적인 문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제 이름은 은빛입니다. 저는 지금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있어요. 오늘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강해요.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를 상상하고 강릉에 왔는데, 하늘은 뿌옇고 바다는 어둡네요. 처음에는 이런 날씨가 싫었는데, 짙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파도의 하얀 포말을 보고 있으니 괜찮아졌습니다. 오히려 좋네요. 비 오는 날 없이 맑은 날만 계속되면 식물과 동물이 살 수 없다는 말이 떠올랐어요. 지금 내리는 비바람이 세상을 ..

[강다방 야매소설 010] 유진의 세계

사진: Unsplash의Ant Rozetsky 강다방 야매소설 010유진의 세계지은이 강바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유진님께 이 글을 드립니다. 2025년 8월 15일 강릉20대의 끝자락에서 나는 나를 돌본다. 20대 초반에는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직장 생활 5년 차를 지나며 반짝였던 모습은 사라지고 일상에 찌든 평범한 직장인이 된 내 모습을 발견했다. 어찌 보면 현명해지고 노련해진 것일지도. 뭔가를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 맞는 동료와 강릉으로 여행을 떠났다. 평창을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달리기를 몇십 분, 귀가 먹먹해졌다. 대관령이란 표지판을 지나자, 멀리 푸른 바다가 보였다. 창문을 내리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소나무 향과 멀리서 불어오는 바닷바람 냄새가 느껴졌다...

[강다방 야매소설 009] 흑과 백

사진: Unsplash의Scott Szarapka 강다방 야매소설 009흑과 백지은이 강스터 덱스터를 알게 해준 건님께드라마를 보며 덱스터를 응원했듯 건님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나는 계속 망가지고 있었고, 동시에 계속 버티고 있었다. “마이애미, 여기는 모건. 응답하라.”“찌지직-.”“마이애미, 여기는 모건.”“찌지직-.”“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작은 우주 먼지와 기계 파편으로 우주복이 조금씩 부서졌다. 어깨 부위 테플론 코팅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계기판의 압력 수치가 경고음을 냈다. “삐삐삐-.”“젠장...”절망 앞에서 유난히 푸르게 빛나는 지구가 눈에 들어왔다.‘더럽게 아름답네...’그동안 살아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지나갔다. 정신이 조금씩 흐려졌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

[강다방 야매소설 008] 각자의 정류장

사진: Unsplash의Ant Rozetsky 강다방 야매소설 008각자의 정류장지은이 강기사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최강님께 이 글을 드립니다. 불현듯 내 주변 관계를 돌아보게 되었다. 기차가 꼬리 물듯 이어지는 풍경처럼 마치 예정된 듯 나에게 다가왔다.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방으로 들어왔다.“안녕하세요.”“네 안녕하세요.”오늘 하루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를 함께 사용할 사람이었다.예전에는 혼자서도 여행을 잘 다녔는데 서울로 이주한 뒤, 어느 순간 여행하는 걸 멈췄다. 서울의 바쁨과 치열함 때문일까... 하루하루 나이를 먹으며 서울 생활이 일상이 되었을 때, 문득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강릉으로 향했다. 쾌적한 호텔도 좋지만, 전혀 새로운 사람과 부대낌..

[강다방 야매소설 007] 여름, 가을, 겨울, 봄

사진: Unsplash의zero take 강다방 야매소설 007 여름, 가을, 겨울, 봄 지은이 강트레바리 계절의 흐름과 함께 한 뼘 더 성장했을 여러분께 글을 드립니다. 1. 민군의 이야기 점심을 먹고 산책 겸 카페에 갔다. 쟈스민차를 먹을 것인가 초코라떼를 먹을 것인가 고민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쟈스민차를 먹어야 하겠지만, 식후 노곤함을 이기기 위해서는 초코라떼가 제격이다. “손님 주문하시겠어요?”“...” 한참의 고민 끝, 결국 초코라떼를 선택했다. 초코의 진한 맛이 나의 혈관을 타고 흐른다. 회사로 돌아가는 길, 새로 생긴 약국이 보였다. 약국 앞에는 개업 기념, 고민 있는 사람을 위해 특별한 약을 처방해 준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약국에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 그 ..

[강다방 야매소설 006] 브로콜리 별빛

사진: Unsplash의Martin Reisch 강다방 야매소설 006브로콜리 별빛지은이 강보더콜리아이들의 히어로, 뭐든 다 할 수 있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아름답게 빛나는 별빛 주영님께 이 글을 드립니다. 어렸을 때부터 편식이 심했던 아이는 어느새 어른이 되었고, 본인의 꿈마저도 편식하려 한다.“근데 주영쌤은 야채 안 먹나 봐?”“네? 아... 제가 브로콜리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그래? 얘들이 보고 배우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주영쌤 어렸을 때 야채 안 먹는다고 부모님 속 좀 썩였겠어.”“네?”어린이집 원장과의 식사였다. 우리 어린이집은 매월 돌아가며 한 명씩 원장과 밥을 먹는다. 원장은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기 위해 식사 자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장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식..

[강다방 야매소설 005] 엔트로피

사진: Unsplash의NASA 강다방 야매소설 005엔트로피지은이 강트로피 과학 기술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그러기 위해 그 누구보다 자신을 먼저 따뜻하게 보듬어줬으면 하는 서진님께 이 글을 드립니다. 무작정 달리기에는 이제 나는 지쳐있는 것 같다. 결승선이 눈앞에 보이는데 내 몸은 조금씩 느려진다. [결승선까지 남은 거리 16.2M][에너지 잔량 3%. 예비 전원 사용 활성화][결승선까지 남은 거리 8.1M][에너지 잔량 1%][중추 프로세서 과열]안 돼. 제발! 조금만 더... 이게 나의 한계인가?[삐삐삐][시스템이 종료됩니다][퍽-]그렇게 나는 트랙 바닥에 쓰러졌다. 결승선을 1M 남긴 거리였다. 내 이름은 서진 5510. 로봇이다. 서진 뒤에 있는 5510은 일련번호. 5510번째 만들..

[강다방 야매소설 004] 구의 제안

사진: Unsplash의Ivan 강다방 야매소설 004구의 제안지은이 강냥이 어떻게 살지 고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잘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지금껏 잘 살았고, 잘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현님께 이 글을 드립니다.현은 B의 제안이 그럴듯하게 느껴졌다. B가 보낸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홈즈를 구하고 싶다면 아래 물건을 챙겨 접선 장소로 올 것. 허튼수작 부리면 홈즈는 무사하지 못하는 거 말 안 해도 알지? 경고는 한 번뿐이다.* 접선 시간 : 다음 주 화요일 저녁 18시 45분접선 장소 : 남대천 농산물 새벽시장준비물 : 검은색 길고양이 똥 두덩이, 애플민트 뿌리 세 쪽, 강다방에서 파는 고양이 볼펜 한 개- B -준비물을 통해 B의 정체를 추측해 본다. 고양이 똥은 고양이들을 모으기 위해, ..

[강다방 야매소설 003] 이곳을 거쳐 가는 이들이

사진: Unsplash의Clark Gu 강다방 야매소설 시리즈 003이곳을 거쳐 가는 이들이지은이 강독두꺼비 세상에서 가장 얄미운 현구님께 이 글을 드립니다. 돌담길을 걸었다. 앙상한 나무들이 보였다. 문득, 나는 고목일까 나목일까 궁금했다. 나무의 몇몇 가지에는 파릇한 새싹이 돋아있었다. 몇몇 가지는 지난밤 강하게 불었던 바람 때문인지 부러져 땅에 떨어져 있었다. 새싹이 난 채 널브러져 있는 가지를 주워 양지바른 화단 한편에 심어주었다.영업시간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출근길 잠시 경로를 이탈해 주변을 산책했다. 나무 사이 새들의 지저귐이 평화롭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 입에서 입김이 나왔지만 따뜻하게 비추는 햇살 때문인지 그렇게 춥지만은 않았다. 차가운 공기가 뺨을 어루만져 줬..

[강다방 야매소설 002] 어서오세요. 민지네 구움과자입니다.

사진: Unsplash의Jonathan Pielmayer 강다방 야매소설 시리즈 002어서오세요. 민지네 구움과자입니다.지은이 강마들렌 흑과 백을 넘어 다채로운 색을 구워내는 민지네 구움과자가 되길 바라며 민지님께 이 글을 드립니다. 초이기적인 나조차도 요즘에는 죄책감이 드는 하루다. 요즘 나의 고민은 이것이다. 무엇이 정의인가, 내 행복이 우선인가? 누군가는 불행한데 나만 행복해도 되는 걸까?"어서오세요. 민지네 구움과자입니다."오늘 첫 손님이 들어왔다. 잠깐 나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나는 잘 나가던 IT 대기업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다 최근 버블이 꺼지며 제 발로 회사를 나온(정확히 말하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자영업자이다. 파이어족을 준비하다 회사를 나와 현재는 구움과자 전문..

[강다방 야매소설 001] 자 이제 시작이야!

사진: Unsplash의Kind and Curious 강다방 야매소설 시리즈 001자 이제 시작이야!지은이 강박사새로운 시작과 모험을 앞둔 은주님께 이 글을 드립니다.두물결 글쓰기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풀숲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삐리리~ 삐리리~, 야생의 XXX가 나타났다!’앗 이것은 말로만 듣던 포켓몬? 나는 XXX와 맞서보려했지만 포켓몬이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렇게 정신을 잃어가던 찰나, 강박사님이 나타났다. 강박사님은 자신의 포켓몬을 꺼내 이름 모를 포켓몬을 쫒아냈다.“은주야 괜찮니? 큰일 날 뻔했어. 요즘 부쩍 야생 포켓몬들의 출현이 잦아졌어. 포켓몬은 우리의 좋은 친구이기도 하지만 야생에 있는 포켓몬들은 때로 위험할 수 있어. 그러니 조심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