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출판사 창업 운영/독립서점 출판사 창업 일기

[서점으로] 왜 하필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강다방 2023. 7. 23. 16:34

 

 

 

사진: UnsplashAna Municio

 

 

 

[서점으로 원하는 삶을 이루었냐고 물으신다면]

왜 하필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Q.1 강다방 이야기공장의 질문

 

 

안녕하세요. 먼저 강릉 지역 독립서점끼리 편지를 주고 받는 프로젝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질문으로 첫 번째 편지를 시작할까 고민하다, 가장 먼저 서로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아 자기소개와 책방 소개를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다른 책방지기님들께서는 강릉에서 태어나고 자란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강릉에 오게 되셨나요? 책을 사지 않는 시대에 왜 하필 책방을 시작하셨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사시는지 궁금합니다. 꼭 물음에 대한 내용이 아니여도 괜찮으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편하게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1. 강다방 이야기공장의 답변

 

안녕하세요. 강다방 이야기공장의 강다방입니다. 강다방은 제 본명이 아니지만, 많은 분들은 저를 강다방이라고 부릅니다. 주목 받는 게 부담스럽고, 본명으로 불리면 부끄러워 저 역시 강다방으로 불리는 걸 선호합니다. 익명, 별명이 주는 편안함이랄까요?

오늘은 책방 쉬는 날인데, 근처 카페에서 책방 일을 했습니다. 재고가 없는 책들은 재입고 요청을 하고, 입점 신청을 해주신 작가 분들에게도 답변을 드렸습니다. 책방을 하기 전에는 우아하게 커피 한 잔과 함께 책 읽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네요. 가끔은 쉬는 날에도 일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며 뭐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혼자 책방을 운영하다 보니 다른 분들은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궁금했습니다. 누군가와 공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막상 편지를 쓰려고 하니 부담스러웠습니다. 더욱이 편지가 사 람들에게 공개된다고 하니 선뜻 편지를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 편지 마감 1시간을 앞두고 책상에 앉아 편지를 적어봅니다. 시작이 어려웠지 막상 적고 보니 좋네요. 다음 날 이 편지를 다시 읽으면 이불팡팡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강릉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책방을 운영하기 전에 게스트하우스를 했는데, 게스트하우스를 시작 할 곳을 찾다 강릉에 오게 되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약 3년 정도 운영한 것 같습니다.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재미있었지만, 그만큼 사람에 치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숙박업은 일정 규모 이상이 되어야 수익과 효율이 발생하는데, 제가 운영했던 게스트하우스는 규모가 너무 작았습니다. 지금은 젊기 때문에 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지금처럼 일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차에 마침 코로 나가 터졌고, 잠시 쉬어가는 겸(?)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퇴사각을 재며 회사에 다니고 있을 때, 지금의 강다방 이야기공 장 자리에 붙은 임대 문의 종이를 보았습니다. 게스트하우스 할 때 돈을 많이 벌면 1층은 카페, 2-3층은 게스트하우스, 지하는 책방을 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층 카페와 2-3층에 게스트하우스가 없는 걸보니 돈을 많이 벌지 못 했나봅니다.


저는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는 것보다 새롭고 다양한 일 하는 걸 더 선호합니다. 책방에는 항상 새롭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모입니다. 그래서 책방을 시작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끄러워 어디 가서 잘 말하지 않는 한 가지를 더 말씀드리면,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책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책방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 글을 쓰려고 했는데, 정작 책방을 운영하고나니 글은 커녕 책 읽을 시간도 부족하네요.

이제 가장 어렵다는 끝맺음이 남았습니다. 시작은 어떻게 하긴 했는데,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무더웠던 여름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이제 조금씩 시원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막바지 더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부끄러움이 많은
강다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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