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출판사 창업 운영/취미는 없고 특기는 돈 안 되는 일 69

특별한 편의점

사진 : Unsplash의Chase Yi  [잔물결 글쓰기 모임]특별한 편의점  강다방 이야기공장 주변에 있던 편의점이 어느 날 문을 닫았다. 나이가 꽤 있으신 중장년 아저씨가 운영하시던 곳이었는데, 강다방이 휴무일을 마치고 출근했더니 매장 내부 선반과 물건들이 모두 사라져있었다. 책을 입고 받을 때 이용하는 편의점 택배를 맡아주는 곳이었고, 종종 도시락이나 김밥을 사기도 했따. 평범한 편의점과 달리 그곳은 편의점 내에서 도시락이나 라면 등을 먹으면 껌을 하나씩 건네주는 곳이었다. 아마 양치질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하게 허기를 떼우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배려였을 것이다. 그 작은 배려가 참 고맙고 감사했었다. 그런데 편의점이 어떠한 조짐도 없이 한 순간에 갑자기 사라졌다. 돈을 많이 벌어서 편의점..

인간에 대한 예의

Photo by Andrew Spencer on Unsplash 인간에 대한 예의 강릉의 인구는 약 21만명이지만, 한 해 관광객 수는 인구의 150만배가 되는 약 3,000만명을 넘는다. 특히 3,000만 관광객은 여름 휴가철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한적했던 강다방 이야기공장도 성수기 때문인지, 입소문이 퍼져서인지 최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손님이 늘다 보니 전보다 마음은 좋아졌지만, 몸이 힘들어지는 걸 느낀다. 특히 혼자 운영하는 매장이다 보니 점심과 저녁을 모두 가게에서 해결하게 되는데, 밥을 먹다 손님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잠시 손님을 응대하고 손님이 나간 뒤 다시 밥을 먹을 먹다 멈추기를 반복하다 보면, 밥을 먹었지만 먹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맛있는 걸 먹는 게 유일한 낙..

쉬어가는 시간

Photo by Wonderlane on Unsplash 쉬어가는 시간 한동안 꽤 바빴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좋게 좋게 이야기해주셔서인지 최근 손님들이 부쩍 많이 늘었다 (기분 탓인가...) 매달 적자가 나고 존폐를 걱정하다 드디어 흑자 전환을 한 느낌이다. 물론 아직 지난달 정산을 하지 않아 정확한 매출을 보지 않은 상태다. 정산을 하고 나면 한동안 기운이 축 쳐질 걸 알기에 정산을 최대한 미루고 있다. 마음의 각오를 하고 오늘은 지난달 매출 정산을 정리해봐야겠다. 잠시 여유가 생겨 매장 내부를 재단장 했다. 기존에는 책과 상품 소개에 창작자의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되는 QR코드가 있었다. 그런데 QR코드를 스캔하는 사람들이 적었고, 오히려 책과 상품을 가리는 등 자리를 차지해 QR코드를 빼버렸..

일희일비

Photo by Lisheng Chang on Unsplash 일희일비 간만에 쓰는 일기. 강다방에 나와 일을 하고 있는데 문득 일기를 안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처음 마음 먹은 것과 달리 이제는 일주일마다 일기 쓰는 건 어려운 일임을 인정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상황에 괴로워했겠지만, 이제는 그러려니한다. 마음이 좀 여유로워졌달까. 이렇게 한 번씩 생각날 때만이라도 일기 쓰는게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로봇이나 기계가 아닌 이상 사람의 마음과 상황은 변한다. 하물며 기계도 시간이 지나면서 고장이 나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초심 잃은 강다방의 변명이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리듬이 있다. 그리고 자영업을 하는 ..

자영업자의 휴일

Photo by Johan Godínez on Unsplash 자영업자의 휴일 자영업자들은 휴일에 뭘 할까? '자기가 열고 싶을 때 열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영업자의 휴일은 마냥 단순(?)하지만은 않다. 강다방은 오늘 쉬는 날을 맞이하여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다. 일어난 뒤에도 침대에서 계속 뒹굴거리며 오랜만의 여유를 즐겼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에 퇴근하기 때문에 요리할 시간이 없는데, 기분도 전환할 겸 직접 요리를 해 아점(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평소 못했던 청소를 하고 깨작 운동을 하고 다시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오후가 되어서는 빈둥빈둥거리다 강다방으로 향했다. 오늘은 영업하는 날은 아니지만 평소에 못 했던 에어컨을 청소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날이..

손님을 부르는 주문

Photo by Jay Wennington on Unsplash 손님을 부르는 주문 자영업자들에게는 손님을 부르는 비장의 주문이 있다. 밥을 먹는 것. 밥을 먹는 순간, 어디선가 손님이 등장한다. 입에 음식물이 든 채로 삼키지도 씹지도 못 한 채 우물거리며 손님을 응대한다. 그래서 강다방은 오늘도 손님을 기다리며(?) 매장에서 무언가를 먹고 있다. 강다방 이야기공장에 들어섰을 때, 무언가를 먹고 있는 강다방을 발견해도 당황하지 마시길 바란다. 끼니를 거르며 일 하고 있는 모든 자영업자들 화이팅!

난 가끔 계산을 틀린다

Photo by Dan Dennis on Unsplash 난 가끔 계산을 틀린다 난... 가끔... 계산을 틀린다... 가끔은 계산을 틀리는 내가 참 별루다... 그래도... 매출이 생겼다는건... 좋은거야... 매출이 없는 것보다는 나은거잖아... ^^ 강다방 이야기공장은 종종 계산을 잘못해 받아야 하는 금액보다 더 적은 돈을 받는 경우가 있다. 매번 나는 바보구나 자책해보지만, 매번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걸 느끼고 있다. 강다방 이야기공장에 방문해 책과 강릉 기념품도 구매하고 의문의(?) 할인도 받아보자.

시작과 끝

Photo by Erik Mclean on Unsplash 시작과 끝 강다방 이야기공장 매장 앞에는 요양병원이 있다. 그래서인지 종종 흰 천을 덮은 간이 침대가 병원 앞을 들락거린다. 처음에는 간이 침대가 옮겨지는 차량이 뭔가 싶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차량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강다방 이야기공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주로 젊은 여행자들이다. 여행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다들 밝고 활기차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강다방 역시 밝아진다. 출근 길, 병원 앞에 서있는 차를 지나쳤다. 간이 침대를 싣기 위해 차량 문을 열어 놓아 내부가 보였다. 여행 온 사람들, 일 때문에 다른 도시로 가기 위해 사람들로 북적이는 희망이 넘치는 장소에 동시에 삶을 마무리하는 장소가 있었다. 삶과 죽음은 항상 공존하고 ..

취미는 없고 특기는 돈 안 되는 일

Photo by Mediamodifier on Unsplash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 체게바라 이성보다는 감성을 우선시 여기는 편이다. 셈도 약하다. 종종 계산을 할 거슬러줘야 하는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거슬러 줄 때가 있다. 부끄럽지만 독립서점을 시작할 때 손익분기점이나 매출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지 않았다. 책을 파는 건 당연히 돈이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일단 저질러놓으면 미래의 내가 어떻게든 수습하리라 생각했다. 강다방 이야기공장 정식 영업을 시작한지 1달이 지났다. 주변의 조언대로 그 동안 매출 기록을 가지고 월별 매출과 순이익을 계산해봤다. 강다방 이야기공장에서 취급하는 도서나 기념품, 상품은 주로 위탁 판매로 진행된다. 독립서점의 ..

퇴사 후에 보이는 것들

Photo by Chetan Kolte on Unsplash 이 세상 살아 있는 생물들은 모두 온 힘을 다해 살고 있는 것이다. - 최갑수,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퇴사 후에 보이는 것들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에 뛰어든지 1달이 지났다. 자영업이란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 할 수 있고, 일하기 싫으면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내 마음대로 업무 시간이나 영업 시간을 조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반대로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일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야근은 종종 있었지만, 회사 다닐 때는 그래도 일의 시작과 끝이 비교적 명확했다. 그런데 자영업을 시작하고 난 뒤에는 업무 시간의 경계가 사라졌다. 회사에서 퇴근 후 집에 오면 기진맥진해 아무런 의욕이 없었다. 먹고 싶은 것도 없었고, 가..

빛이 안나도 괜찮아

Photo by Jacob Dyer on Unsplash 빛이 안나도 괜찮아. 하지만 따뜻해야 해. -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정혜윤 유독 그런 날이 있다. 들어오는 손님마다 책을 사가는 희한한 날이었다. 보통은 서점에 들어와 구경한 뒤,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고 나가는 손님이 더 많은데 그날은 들어오는 손님마다 빠짐없이 무언가를 사 갔다. 신이 나서 더 즐겁게 손님들을 맞이했다. 반면 유독 손님이 없는 날도 있다. 평소보다 훨씬 늦게까지 첫 개시를 못 했고, 들어오는 손님들이 유독 차갑게 느껴졌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냉담한 손님들이 다녀가면 나도 모르게 다음 손님께도 거리를 두고 냉담하게 대하게 된다. 서점을 운영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손님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평소보다 손님도 없고..

바다 대신 서점

Photo by Gonard Fluit on Unsplash 여행과 책은 서로 닮았다. 그 주변을 기웃거리다 보면 언젠가 한 번쯤은 삶의 힌트가 적힌 조약돌을 줍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우연한 발견의 기쁨을 위해 그리고 상상해본 적 없는 세계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배낭을 꾸리고, 머리맡에 책 한 권을 놓아둔다. - 송은정,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바다 대신 서점 오늘은 강다방 이야기공장 영업하는 날은 아니지만, 강다방에 나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도서관에서 볼 일을 보고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려고 했다. 그 다음에는 근처 가보고 싶었던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에 진행되는 수업에 참석하는 것이 계획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꾸물거리다 보니 늦게서야 집에서 나왔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단 하나다

Photo by Glenn Carstens-Peters on Unsplash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단 하나다 쓰고, 쓰고, 또 쓰는 것이다 - 윌터 모슬리, 올해 당신은 소설을 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단 하나다 강다방 이야기공장의 시범 운영을 마치고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아직 부족한 것은 많고, 해야 할 일들은 많지만 앞으로는 강다방 이야기공장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로 정식 영업을 결정했다. 전에는 퇴근 후, 저녁에 고작 몇 시간 매장을 지켰는데,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매장을 지키고 있으니 느낌이 새롭다. 책방을 운영하기 전, 강다방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때 꼭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은 글쓰기였다. 게스트하우스는 잘 될 수도 있고 잘 안 될 수 도 있지만, 그 과정을 글로 남기면 그것으로 충분..

무지개는 있다

무지개는 있다 주문진에 처음 왔을 때, 하늘에 뜬 무지개를 봤다. 평소에는 거의 보지 못했던 무지개가 주문진에는 많이 떠 신기했다. 처음에는 근처에 산과 바다가 있어 무지개가 더 많이 뜨는 지형이라 생각했다. 무지개와 함께 노을도 많이 보였다. 힘든일이 있을 때 붉게 물든 하늘은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품어줬다. 비 온 뒤 하늘에 나타나는 무지개는 언제나 힘이 되어줬다.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 이곳에는 보여 좋았다. 태백산맥 너머로 지는 해는 언제봐도 멋졌고 따뜻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무지개가 사라졌다. 노을도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변하고 있었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변한 것일까, 처음 왔을 때는 없었던 새 건물들이 하늘을 가려서일까. 그렇게 고민하던 어느 날 문득 알게 되었다. 하늘을 ..

커피

커피 강릉에는 카페가 참 많다. 체감상으로 강릉 내 카페는 편의점이나 치킨집 보다 많은 것 같다. 실제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행한 보고서에 의하면 강릉 지역의 카페는 인구 1만명당 25개로 전국 평균 14개보다 2배 가까이 많다. 그래서 서울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도 흔하고, 집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먹거나 커피콩을 볶아 먹는 사람들도 많다. 강릉에서는 매년 가을이 되면 커피축제도 열린다. 강릉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답게, 강다방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매일 아침 커피콩을 갈아 손님들에게 커피를 내려드렸다. 커피콩이 갈리는 소리, 커피를 내릴 때 퍼지는 향, 무엇보다 누군가를 위해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리는 걸 손님들은 참 좋아하셨다. 처음에는 누군가 볶아놓은 분쇄 커피를 내리기..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 강다방 게스트하우스가 위치했던 주문진 위에는 서핑으로 유명한 인구, 죽도 해변이 있다. 그래서 종종 근처를 지나갈 때면 바다에서 서핑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남들은 일하는 평일, 회사 밖으로 나오는 것 조차 어려운 시간 바다에서 유유히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이 절로 생긴다. 게스트하우스를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부러움의 눈길을 보낸다. 매일 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파티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꽤 낭만적이다. 하지만 화려한 모습 뒤에는 청소, 빨래 등 노동과 매달 줄어드는 통장에 대한 걱정이 숨어있다. 겉보기에는 꿈과 낭만이 있는 일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차갑고 냉혹하다. 관광객들이 떠난 비성수기 양양이나 주문진 음식점이나 카페에 가면 서핑을 진심으로 ..

환대에 대하여

환대에 대하여 인도를 배낭여행 할 때였다. 네팔 들렸다 다시 인도로 가기 위해 국경에서 야간 기차를 타야했다. 밤 늦게 기차역에 도착했고, 일정이 갑작스럽게 바껴 기차표를 예약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역 창구에 문의했더니 침대칸은 모두 매진되었다. 남은건 앉아서 가야하는 2층 3등석. 가이드북에도 나오지 않는 작은 기차역이었다. 주변에 뭐가 있는지 몰랐다. 역에서 밤을 세고 다음 기차를 타거나 3등석 야간 기차를 타는 것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했다 현지인들과 몸을 부대끼며 3등석 야간 기차를 타고 다음 도시로 이동했다. 인도에 대한 흉흉한 이야기가 워낙 많다보니 처음에는 많이 긴장했다. 예상과 다르지 않게 주변에 있는 인도 사람들은 처음 보는 외국인을 신기한듯 뚫어지게 쳐다봤다. 눈을 마주쳐도 시선을 돌..

굿바이

게스트하우스를 하면 다양한 연령과 지역, 직업의 사람을 만난다. 때로는 서로 별다른 대화없이 그냥 스처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잠시 동안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특히 자신은 어디에서 왔고, 어떠한 일을 하는지 이야기 해준 분들은 종종 생각이 나기도 한다. 특히 뉴스에서 어떤 지역, 어떤 직업에서 사건사고 소식이 들리면, 강다방 게스트하우스에 오셨던 어떤 지역, 어떤 직업을 가지셨던 분들이 떠오른다. 강다방 게스트하우스에 오셨던 분들이 강다방의 안부를 묻는 경우도 있다. 강다방은 못하는 연락을 용기내어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특히 강릉 지역에서 큰 화재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많은 분들이 감사하게도 안부를 물어주셨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곳으로 남는다면 ..

악플

자영업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이 생긴다. 특히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남기고 평가할 수 있는 온라인 매체가 발달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면 1대 1로 말해주면 좋을텐데, 익명에 숨어 공개된 공간에 다른 사람들 보란듯이 악플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처음 누군가 악의적으로 달아 놓은 악플을 보았을 때 부들거리며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도 튼튼해지는지 가치 없는 글은 무시하는 법을 배웠다. 좋은 사람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잘 해주기 바쁜데, 싫은 사람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게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모두에게 사랑받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곳이 되고 ..

아저씨

아저씨 군대에서 사용하는 비공식적인 단어 중에 아저씨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속해있는 부대가 아닌 타 부대 사람들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군대는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이지만 아저씨끼리는 계급에 상관없이 암묵적으로 서로를 동등한 대상으로 본다. 나의 계급이 일병일 때 같은 부대의 상병이나 병장은 직속상관이지만 (사실 병사끼리는 명령을 내릴 수 없다) 타 부대의 상병이나 병장은 직속상관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위계질서를 따지지 않는다. 여행자들끼리는 서로 동등한 관계가 된다. 누군가에게 더 잘 보여야하는 상황도 없고, 갑과 을의 관계도 없다. 여행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좋으면 좋은거고 내가 싫으면 싫은거다. 게스트하우스를 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회사 생활 할 때는 그토록 어려웠던 사람들이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