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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살아 있는 생물들은
모두 온 힘을 다해 살고 있는 것이다.
- 최갑수,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퇴사 후에 보이는 것들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에 뛰어든지 1달이 지났다. 자영업이란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 할 수 있고, 일하기 싫으면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내 마음대로 업무 시간이나 영업 시간을 조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반대로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일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야근은 종종 있었지만, 회사 다닐 때는 그래도 일의 시작과 끝이 비교적 명확했다. 그런데 자영업을 시작하고 난 뒤에는 업무 시간의 경계가 사라졌다.
회사에서 퇴근 후 집에 오면 기진맥진해 아무런 의욕이 없었다. 먹고 싶은 것도 없었고,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반면 자영업을 시작하고 난 뒤에는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이 많아졌다.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정작 시간이 없다. 회사 다닐 때 주어졌던 1시간의 점심시간이 참 소중한거였구나 느끼고 있다. 자영업을 하면 별도의 점심 시간이 없다. 1인 사업장의 경우에는 자리를 뜰 수 없기 때문에 간단히 싸온 도시락 등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 보다 더 없는 건 돈이다. 회사에서 반, 내 월급에서 반 나가던 4대 보험은 매달 신경써야하는 비용이 되었다. 퇴사 한 뒤가 회사 다닐 때 보다 마음은 좀 더 편하지만, 마음 속 한 편에는 수입에 대한 불안함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시간이 지날 수록 불안함은 더 진해질 것이다. 많은 자영업자가 그런 것처럼 나는 다를거야라는 희망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매달 통장 잔액이 줄어들고, 그러다 여느 평범한 가게처럼 사라질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서점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돈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서점을 하는걸까? 나는 이럴줄 알았으면서 왜 다시 자영업에 뛰어든걸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잘 살수는 없는걸까? 수많은 물음과 고민의 한복판에서, 내 자신에게 힘내라고 말하기 위해 또 다른 자영업 사장님들을 위해 오늘의 일기를 적어본다. 퇴사를 꿈꾸는 사람들, 이미 퇴사를 한 사람들 모두 힘을 냈음 좋겠다. 우리 인생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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