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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 체게바라
이성보다는 감성을 우선시 여기는 편이다. 셈도 약하다. 종종 계산을 할 거슬러줘야 하는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거슬러 줄 때가 있다. 부끄럽지만 독립서점을 시작할 때 손익분기점이나 매출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지 않았다. 책을 파는 건 당연히 돈이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일단 저질러놓으면 미래의 내가 어떻게든 수습하리라 생각했다. 강다방 이야기공장 정식 영업을 시작한지 1달이 지났다. 주변의 조언대로 그 동안 매출 기록을 가지고 월별 매출과 순이익을 계산해봤다.
강다방 이야기공장에서 취급하는 도서나 기념품, 상품은 주로 위탁 판매로 진행된다. 독립서점의 위탁수수료는 보통 상품 가격의 30%다. 판매가가 1만원 책이나 기념품이 있다면, 공급가는 7천원이고 위탁 판매 수수료로 서점에서 3천원을 먹는다. 월 200만원을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계산했을 때 월 670만원의 매출이 발생해야 한다.
1주일에 5일 일하고 4주 일 한다고 계산했을 때, 하루에 약 34만원의 매출이 있어야 한다. 책으로만 34만원의 매출을 만들기 위해서는 책 1권을 1.5만원이라고 했을 때 하루에 23권의 책을 팔아야 한다. 엽서 1장을 1.5천원이라고 하고 엽서로만 매출을 맞추기 위해서는 227장을 팔아야 한다. 강다방 이야기공장에는 하루 20명도 방문하지 않는 날도 꽤 있다(라 쓰고 거의 대부분이다이라 읽는다)
물론 이 금액은 월세와 전기요금 등을 계산하지 않은 금액이다. 따라서 월 순수익 200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670만원에 월세와 전기 요금 등의 비용을 추가한 매출이 발생해야 한다. 서점 대신 다른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거나 회사에 다녔다면 벌었을 급여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새삼 자영업 하는 사장님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음 강다방의 이번 사업도 망하지 않았나 싶다. 역시 사업계의 똥손, 취미는 없고 특기는 돈 안 되는 강다방이다.
글의 마지막 부분을 썼다 지웠다 반복했다. 암울하게 적을까, 밝고 희망차게 적을까 고민하다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오늘도 묵묵히 문을 열고 자리를 빛내고 있는 자영업자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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