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물결 글쓰기 모임]
특별한 편의점
강다방 이야기공장 주변에 있던 편의점이 어느 날 문을 닫았다. 나이가 꽤 있으신 중장년 아저씨가 운영하시던 곳이었는데, 강다방이 휴무일을 마치고 출근했더니 매장 내부 선반과 물건들이 모두 사라져있었다. 책을 입고 받을 때 이용하는 편의점 택배를 맡아주는 곳이었고, 종종 도시락이나 김밥을 사기도 했따.
평범한 편의점과 달리 그곳은 편의점 내에서 도시락이나 라면 등을 먹으면 껌을 하나씩 건네주는 곳이었다. 아마 양치질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하게 허기를 떼우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배려였을 것이다. 그 작은 배려가 참 고맙고 감사했었다. 그런데 편의점이 어떠한 조짐도 없이 한 순간에 갑자기 사라졌다.
돈을 많이 벌어서 편의점을 그만두신건지, 아니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운영을 그만두신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 알지는 못한다. 어찌되었건 고마웠던 공간이 사라진게 아쉽다. 하루 아침에 새로운 가게가 사라지고 생기는 시대에 편의점 하나가 없어진 건 별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자영업자로서, 매번 사소하지만 감사했던 껌을 주던 곳이 사라져서 슬프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강다방 이야기공장이 영업을 종료 할 때를 상상해본다. 강다방이 사라졌을 때, 갑자기 사라진 편의점처럼 사람들 마음 속에 아쉬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매출을 만들고 수익을 만드는 것은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 사람들 마음 속에 기억되는게 어쩜 더 중요하고 멋진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런 독립서점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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