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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 강릉 작가] 3인의 채집자, 3인의 바다

강다방 2023. 10. 19. 15:25

 

 

 

 

 

독립출판물, 강릉 작가

3인의 채집자, 3인의 바다

 

 

3인이 바다를 사진 찍고, 사진으로부터 색을 추출하고, 사진과 색을 바탕으로 쓴 글을 묶은 책. 강릉 바다 사진과 색,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어디서든 바다를 꺼내보고 싶을 때, 꺼내 볼 수 있도록 책장에 쟁여놓길 추천한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2020년 저술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제작되었다. 이런 책이 많아졌음 좋겠다.

 

 

 

제목 : 3인의 채집자, 3인의 바다
저자 : 김하은, 진명근, 한승희
펴낸곳 : 참깨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176쪽
크기 : 115x158mm
가격 : 9,900원
발행일 : 2020년 12월 5일
ISBN : 979-11-972154-2-1 (02600)

 

 

 

더웨이브컴퍼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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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OLOR Project
> instagram: @lo_col_or
? workroom033 :
dylan@thewave.co.kr

3인의 채집자, 3인의 바다
> 김하은, 진명근, 한승희 지음

 

 

 

 

 


채집 규칙>

1번 채집자 : 바다로부터
> 일요일 저녁 식사 후 다가올 일주일의 일기예보를 확인한다. > '맑음'이거나 '구름 조금'으로 예측된 날은 일출과 일몰 시각을 확인하여 주간 채집 일정을 짠다. '채집일'로 정해진 날은 일출- 한낮(14시~15시)-일몰 시각, 즉 하루 3회 채집을 하러 카메라를 들고 바다에 간다.
> 강원도 강릉시 송정해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백사장으로 간다. 매번 같은 지점에서 같은 구도 뷰파인더에 하늘바다 모래가 3분할로 담기도록 로 해변 사진을 찍는다.


> 주의1: 맨눈으로 보는 풍경과 사진으로 채집한 풍경의 색 차이를 줄이는 데에 집중한다.
> 주의2: 일출 채집이 가능한 시간은 금세 지나버리므로 예정 일출 시각보다 15분 앞서 채집 장소에 도착한다. 기상 알람을 정확하게 맞추고, 정확히 기상한다.

> 표본 형식: jpg, CR2(raw)

 

 

 

 

 


채집 규칙 <>

2번 채집자 : 사진으로부터
> 1번 채집자의 채집 표본들이 아카이빙된 구글 드라이브 폴더에
접속한다.
> Adobe Illustrator 프로그램에 사진 표본을 가져온' 후
'스포이트'를 이용하여 바다의 색깔을 채집한다.
> 하늘바다모래로 3분할 되어있는 표본의 각 부분에서 한 개 이상의 컬러코드를 채집한다.
> 스포이트로 추출한 색들을 색 채집용 스프레드시트에 모은다. 이때 색 옆에 HEX code와 CMYK code를 함께 적어 정리한다.

>주의1: 사진 표본의 색상공간이 CMYK로 맞추어져 있는지
확인한다.

> 표본형식: HEX code, CMYK code

 

 

 

 

 


3번 채집자 : 사진, 색으로부터

> 모니터에 1번 채집자의 사진과 2번 채집자의 색 추출 시트를
동시에 띄워둔다.
> 사진과 색 추출 시트를 바라보며 글감이 떠오르길 기다린다
(글감 대기 시간은 들쭉날쭉하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며칠이 소요된다).
> '메모장' 프로그램을 열어 500자에서 800자 사이 분량의 원고를 쓴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검토한다. 사진, 색, 글을 모아 책을 만들 2번 채집자와 공유하는 스프레드시트에 원고를 붙여넣는다.

> 주의1 : 될 수 있으면 정신이 맑을 때에 쓴다. 그리하여 원고가 '감상에 흠뻑 젖은 유치찬란 일기'가 되지 않도록 한다.

>주의2: 일기가 되어서는 안 되나 바다를 보고 들으며 느끼게 되는 것, 사람들이 바다를 보면서 보고 듣고 느꼈으면 하는 것들에 관해서는 주관(主觀)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가령 바다를 보면 생태와 기후위기를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 같은 것이 이런 '주관'에 해당한다.

> 표본형식: txt

 

 

 

 

 

 


들어가는 말

언젠가 인스타그램에 강문 바다 사진을 올렸더니, 친구가 '스포이트로 색을 뽑아 쓰고 싶다'고 댓글을 달았다. 디자인 전공자라면 단박에 이해할 다분히 '어도비(Adobe)적'인 발상이었다. 그때 어렴풋이, 강원의 자원을 시각적 소스(source)로 전환하여 그래픽 작업을 해야만 하는 나의 직업 사명에 비추어 '강원의 색'을 채집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것 같다.

사실 프로젝트명 <LO:COLOR>는 '로컬(local)'과 '컬러(color)'라는 단어의 단순 조합을 염두에 두고 임의로 붙여두었던 것이다. 이를 그대로 사용키로 확정한 것은 'local color'라는 개념어가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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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푸르다', '파랗다'는 표현은 녹색(green)과 청색(blue) 모두를 가리킨다. 당장 '녹색'에 쓰인 한자 '록(綠)은 '푸를 록'이고, '청색'에 쓰인 한자 '청(靑)'도 '푸를 청'이다. 따라서 푸른 숲, 푸른 산, 푸른 하늘, 푸른 바다 모두 성립한다. 건널목에서 누군가는 '파란불'이 켜지길 기다리고, 누군가는 '초록 불'이 켜지길 기다린다. 색채학적 기준으로 엄밀히 따진다면 보행자에게 건너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는 램프는 '녹색'이라 보는게 맞겠지만 날씨에 따라 이 녹색 램프는 정말 '파란불'로 보인다.

바다는 이 '푸르다', '파랗다'의 애매함이 사실은 반대로 굉장히 정확한 표현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바다는 녹색과 청색 모두 갖고 있고, 그래서 푸르면서 파랗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우리말에 녹색과 청색 모두를 가리킬 수 있는 서술어가 두 개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바다가 참 푸르다, 바다가 참 파랗다 라고, 함축적이고 간결하게 말하면 그만이다. 짧게 한 마디 내뱉고 난 다음, 입을 다물고 조용히 푸르고 파란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fin.

 

 

 

 

 


어느 날 2번 채집자가 '강릉의 바다색을 추출해보자고 제안했다. 강릉의 아름다운 바다가 그저 관광 자원으로만 인식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였다. 우리는 하늘, 바다, 모래사장이 3분할로 프레임에 담기고, 등대나 바위 같은 다른 사물이 잡히지 않는 해변을 찾아다녔다. 강릉 해변 23곳을 돌아본 끝에 송정해변에서 적절한 장소를 발견했다. 나는 사진을 찍고, 내가 찍은 사진에서 2번 채집자가 색 5~10가지를 추출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지역의 색을 채집한다는 의미를 담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진 촬영은 올 1월부터 3월까지 진행했다. 일기예보를...

1번 채집자: 사진

 

 

 

 

 

 


색채학자들은 파랑이 인간의 지성을 고취하고 흥분을 가라앉히며 사색을 돕는다고 한다. 즉 무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할 때,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할 때, 빨갛게 타오르는 모닥불이나 짙은 회색의 아스팔트를 응시하기보다는 파란 하늘이 바다를 마주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는 김이 날 것 같은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피가 끓어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혀야 할 때, 생의 방향을 좌우할 만큼 묵직한 결정을 내릴 때 홀연히 바다로 떠나게 되는- 혹은 최소한 바다로 떠나고 싶어지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색채학자들은 파랑이 너무 많은 환경에 둘러싸여 있으면, 냉담하고 무심한 태도로 흐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즉 지나치게 감정의 온도가 내려가고, 사고의 박동이 현저히 느려 '차가운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다행히 바닷가 파랑 외에도 하양에서 노랑을 거쳐 주황으로 이어지는, 즉 낮아진 감정의 온도와 사고의 박동을 높여줄 다양한 색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바닷가에서 머리를 식히고, 감정을 가라앉히고, 묵직한 결정을 내린 다음 일말의 희망과 앞날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조금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조만간 다시 끓어오르는 머리와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고 바닷가를 찾게 되더라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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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3 Aftern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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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방 이야기공장
강원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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