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 에세이
이제야, 그렇지만 또 이제라도
30대 중반을 지나는 언니 혹은 친구, 동생인 누군가의 일기장, 휴대폰에 적힌 메모를 읽은 것 같은 책. 반짝이는 퇴근길 지금껏 열심히 살아왔는데 정작 자신은 잃어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방전된 30대들에게 더욱 추천하는 책!
제목 : 이제야, 그렇지만 또 이제라도
저자 : 김예랑
펴낸곳 : 김예랑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156쪽
크기 : 128x182mm
가격 : 11,000원
발행일 : 2022년 12월 12일
ISBN : -
작가 김예랑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riter.rang/
-목차
◆ 프롤로그.
1. True -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오랜 시간 착각했던_10
◇ 그저 나로서 가는 것 뿐 ◇ 누구에게 맞추니 ◇ 예외 없음 ◇ 잘못 배운 것 1 ◇ 부끄러워서 내가 그렇다면 그런 것 니가 그렇다면 그런 것 ◇ 잘못 배운 것 2◇ 자라고 있어 그냥 해보는 것의 힘 하루하루솔직하다는 건◇ 파도타기
2. 진짜 - 중요한 것_26
◇투명한 칼 ◇ 표현할 수 있는 자격 ◇ 확신은 생각 또는 감정 ◇ 진짜 힘 ◇ 이유 없지 않아 그러니까 ◇ 자신을 공격하진 마 ◇ 별거 같아도 ◇ 내 것이 아닌 것 ◇ 행복 ◇ 사과하는 법 ◇ 아름답고 싶다 정체성 ◇ 막 ○ Truth
3. 최선이 열심인가? - 열심_44
_프롤로그
열심히 살았어요. 삼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부도 일도 또 사람들에게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남은 건 없이 소진한 제 모습만 보이더라구요. 참담했고 암울했어요. 어느 것도 느끼지 못하고 어떤 것에서도 의미를 알 수 없는, 오늘 왜 죽지 않아야 하는지 자신을 이해시키려 노력해도 설득이 안되서 그냥 순간을 회피하며 하루하루를 죽여야만 살 수 있던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고통스러웠던 시간은 역설적으로 처음으로 저를 오롯이 마주하게 해주었어요. 단편적인 생각이나 행동에 대한 성찰 말고, 나라는 사람 자체를요. 그러고 나서...
이 책은 서른에서 서른다섯까지의 부분 기록입니다. 어린이일 때부터 늘 무언가를 쓰면서 살았지만 서른부터는 써야만 버틸 수 있던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살려고 쓰고 분노해서 미안해서 아파서 쓰고 고마워서 혼란스러워서 썼던, 생각, 고민, 느낌들이에요. 나은 후에 나을 수 있는 법을 쓴게 아닌 그저 찰나의 기록이고, 순간 혹은 긴 시간 고민한 솔직한 기록들의 모음입니다. 어쩌다 보니 삼십 대반의 기록이 되었네요. 어느 구석에서라도 온기를 느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아주 짧은 순간의 단상들, 오래 축적된...
자라고 있어
누군가로부터 오는 위로가 아닌 자신이 스스로 위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역시, 자라고 있다는 것.
책 <걷는 사람, 하정우>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3주간 길을 걸을 땐 목적지까지 가면 뭔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끝에 아무것도 없어서 허무했다고. 그러나 종종 생각나는 건 길 위에서의 얘기, 아침 밥, 사람들이었다고. 영화 <소울>의 명대사, '불꽃은 영혼의 목적이 아니에요' 도.
인생을 생각하지 말자. 하루를 생각하자. 오늘 하루의 내 마음, 하늘, 사람들. 이게 진짜 가치니까.
2021년 05월 19일 오후 08시 32분
정체성
황희찬 선수가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걸봤다. 집에서 헬스장에서 각종 기구와 기술로 다양한 운동을 하는 모습이었다. 축구하는 시간만큼 혹은 그 이상 다른 걸 하는데 그 목적도 정체성도 축구라는 게 새삼 새롭다.
어떨까, 나는.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1년 반의 공부 후 다시 그 공부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다음, 나는 마음 깊게 깨달았다. 사람은 무엇이든 100%를 쓰지 말아야한다는 걸. 생각보다 회복과 충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나를 보면서 깨달은 것. 오랜 꿈, 진정 바랐던 소원, 육체적, 정신적 최선이었단 방증이기도 했던 것. 이후엔 주변 몇몇 사람들에게 말하곤 했다. 핸드폰 배터리처럼 30%가 70% 충전되는 건 괜찮은데 0% 방전배터리가 충전 되려니 오래 걸린다고. 절대로, 최선을 다해선 안된 다고.
어제 TV보니 소설가 김영하 씨가 오십에 깨달은 것이 '최선을 다해 살지 않는다'라는 것이라고. 나는 20년 전에 깨달았으니 좋은 건가 싶기도 하지만, 벌써 알았어야했나 하는 왠지 모를 씁쓸함도 드는 건.
왜
왜 병원은 늘 사람들이 많은 걸까. 왜 아픈 사람들은 이렇게나 많을까. 왜 인간은 건강한 때보다 병들고 아픈 기간이 훨씬 긴 걸까. 왜 병원 건물은 이렇게 좋은데 표정 있는 사람은 하나 없을까.
우연히 본 노을이 예뻐서, 안전하다 느끼는 친구의 연락 하나로 자신을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많은 걸 배우기도 잃기도 했던 시간이었어요. 한 쪽으로 생각할 수도 단지 몇 단어로 요약할 수도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 시간 역시 저의 삶이고 길이고 저 자신이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 시간 덕에 저는 자신을 알려고 위하려고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배울 수 있었고, 무엇이든 지나간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정말 알게 되었어요.
지금 순간의 고백이 이럴 뿐 앞으로 또 쉽지 않은 시간을 지날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어떤 것이든 지나간다는 것 또 모든 순간이 다 내 삶이란 걸 알기에 저는, 옆의 사람들에게서 받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며 지나 보낼 거예요. 또 제가 힘이 있는 시간을 보낼 때는 누군가가 기댈 수 있게 어깨를 내놓기도 하며 살고 싶습니다.
책, 드라마, 영화, 노래가 없으면 안되는 내 인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예술 전공도 아니고 먹고 사는 것과 직결되는 게 아닌데 왜 나는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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