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 소설
안녕 나의 스물, 임혜리
지나간 20대 시절이 떠오르는 소설. 작가는 서른에 접어들었을 때, 서투르지만 순수했고 그래서 더 아름다웠던 20대를 돌아보며 이 소설을 썼다. 책에는 대학생 혜리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의 20대는 어땠는지, 만약 20대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 무얼할까 등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었다.
제목 : 안녕 나의 스물
저자 : 임혜리
펴낸곳 : BookPOD(북팟)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171쪽
크기 : 152x225mm
가격 : 13,000원
발행일 : 2023년 9월 13일
ISBN : 979-11-6663-951-7 (03810)
작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riting__merry
안녕 나의 스물
임혜리 소설
임혜리
199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소설같이 사는 것이 꿈이다.
차례
머리말 7
누비고 다녔다 9
행운인가 불행인가 13
보이지 않는 선_다육이 18
동백꽃 오일 26
양심은 어디에 30
내가 좋아하는 사람 37
세 명이서 데이트하기 좋은 곳: 정림사지 42
일반화학은 과연 일반화학이 맞나 52
여우 57
열정이 끓는 청춘들 64
뜨거운 여름날 알바 73
빨간 지갑 81
감정은 똑같다 85
부여병 90
운명의 마니또 93
짱친 97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102
누비고 다녔다
두 명의 딸이 초등학생, 중학생이 되었을 때 큰 딸 혜리는 늠름하게 동생을 보살폈다. 바쁜 정희와 경운이 틈에서도 기죽지 않고 딸로서의 권리를 능수능란하게 주장했으며, 동생 혜윤이는 혜리를 잘 따랐다.
정희와 경운이가 바깥에서 일하는 동안 두 딸은 집안을 네발로, 두 발로 누비고 다녔다. 테레비를 보는 시간은 두 딸의 하루 일과 중 가장 긴 시간을 차지했다. 두 딸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첫째, 아무나 문 열어 주지 말 것. 둘째, 가스 불은 요리할 때 키고 잘 끌 것. 셋째, 밖으로 나갈 때는 혜리와 혜윤이가 꼭 붙어서 나가고 엄마에게 연락하여 미리 알릴 것.
잠이 슬며시 들었다. 혜리는 다 먹고 바로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기어코 잠에 들어버린 혜리는 세탁기에 맡겨둔 옷을 까맣게 까먹었다.
세탁실까지 뛰어가 보니 혜리는 서서히 잠에서 깨어났다. 통돌이 세탁기에 가보니 아직 누가 옷을 꺼내지 않아 하나하나 꺼내 통에 넣었다. 분명 혜리는 입고 싶었던 까만 바지를 입고자 세탁한 것이기 때문에, 그 바지만 있으면 되었다. 하나 둘 혜리는 빨랫감을 꺼내 빨래 통에 넣더니 다시 통돌이 세탁기 안을 들여다보았다. 무언가를 찾는 듯 이리저리 보더니 없는지 다른 세탁기들도 돌아가며 열어보기 시작했다. 열어보아도 못 찾는지 다시 원래 세탁기를 돌렸던 통돌이로 돌아와 이번엔 팔을 통돌이 면에 대고 상체를 들어 올려 안쪽을 더 깊이 보려고 애쓴다.
"없어졌다."
혜리는 짧고 굵은 한마디를 남기고 바삐 사감실에 가서...
아마도 혜리는 속상한 마음과 창피한 마음 그리고 눈물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선배는 혜리에게 다가와 옆에 섰다.
"왜! 무슨 일이야?"
“아니에요."
"근데 왜 울 것 같아. 너 울었지?"
혜리는 참고 있던 눈물을 흘렸다.
선배는 가운 주머니에 있던 휴지를 꺼내 혜리에게 건네주었 다.
"울고 싶으면 울어. 참으려고 해도 힘든 건 눈물을 흘려야 끝이 나더라."
혜리는 이 말을 듣고 더 울기 시작했다. 아마도 스스로 자책하고 질책한 이 모든 힘든 것을 끝내기 위함이었다.
"그냥. 제가 뭘 잘하는지 몰라서요. 그런 거죠 뭐."
"으 뭐라고~ 다 똑같아. 다 그렇게 성장하는 거지."
성실한 학생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혜리는 아마도 자기 자신에게 엄격했기 때문에 '졸업이 한 학기 미뤄진 것'이 혜리에게는 세상이 아니라 인생이 멸망한 것 같이 느껴진 걸까?
"혜리야."
“네.”
“네가 졸업을 못했다고 해서 네가 못난 걸까? 동기들보다 나이 한 살 더 많은데, 졸업까지 늦어지니 속상하겠지. 근데 한 학기 좀 늦는다고 인생이 실패한 걸까? 너의 미래가 나이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어." *
정희는 차분히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부디 이 질문이 인생의 절망 속 나락에 떨어진 혜리를 구하기를' 속으로 생각했다.
혜리는 더 이상 울 수 없어 침을 삼켰다.
K 장녀 딱지가 붙은 혜리는 더 이상 정희 앞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다.
혜리가 어렸을 때 정희의 사업이 잘 됐다. 어느 집이 피할 수 없듯 IMF를 비껴갈 수 없었다. 그래도 정희와 경운이가 열심히 일한 끝에 다시 재기했다. 어느 정도 평범하게 살 수...
말하기 시작한다.
"응."
"너네가 그래도 착하고, 말도 잘 듣고 나쁜 짓 안 하고 잘 커줘서 엄마는 고맙지.”
"응. 그래?"
"응. 엄마는 진짜 너네 잘 키웠다고 생각해. 너네들도 잘 자라줘서 고맙고"
“.."
“근데 엄마가 딱 한 가지 정말 후회되는 게 있어. 너희를 키우면서 너무 후회가 돼."
“뭔데?"
“엄마가 너네를 너무 착하게 키운 거야. 엄마가 살아보니까 내가 아무리 착하고 잘해도 남들은 다 나 같지 않을 수 있어.
"좋지."
"그리고 언니 너무 바쁘게 살면 힘들어."
"알아. 근데 지금은 잘 안돼.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거야."
"시간?"
"응."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거야?"
"응. 생각해 보면 죽을 것 같던 순간들이나 너무 힘들었던 순간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는 것 같아. 시간이 결국 나를 치유해 준 것 같아."
"맞아. 시간이 지나면 별일 아니더라. 지금 당장은 나한테는 큰일 같은데."
"그래서 힘든 이 순간들도 결국 시간이 해결 못할 악운도 재앙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지혜는 이 말을 듣는 순간 걱정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슬픔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혜리를 걱정한 것과 다르게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았다.
작가의 말
어린 시절 어머니와 아버지의 맞벌이로 저는 동생과 집에서 TV를 보면서 지내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TV를 통해 보는 세상은 어린 저와 동생에겐 선생님이었습니다. 밤늦게까지 일하고 돌아오시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기다리는 방법을 배웠고, 어떻게 집안일을 하며 도울 수 있는지 학습했습니다.
동시대의 사람들은 저희와 비슷하게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사느라 자식을 돌보지 못한 미안함을 가지셨다면 저의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잘 자랐으며 앞으로도 잘 자랄 것입니다.
어느덧 서른에 접어들었을 때, 다이내믹했던 저의 이십 대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지만, 좌절하고 일어나고, 울고 다시 꿈꾸고 지나간 시간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어느덧 서른에 접어들었을 때,
다이내믹했던 저의 이십 대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여러분은 시간을 다시 돌려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요?
저는 시간을 돌린다 해도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지만,
좌절하고 일어나고,
울고 다시 꿈꾸고
지나간 시간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외로워.
20대를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외로운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아주 힘들고 도망치고 싶던 순간들 찰나에도 찰나의 행복과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서툴렀던 나의
20대, 그리고 누군가의 20대. 우리의 서사들을 담아보았습니다.
20대는 무엇을 해도 좋을 나이라고 하지만, 쉬운것 하나 없었습니다. 왜 자꾸 남들은 "내가 너나이면..." 이런 얘기들을 하는건지.. 도무지 이해가되지 않았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삶' 앞에 서서 앞을 봅니다.
걸어도 보고, 뛰어도 보고, 기어도 보면서... 이 삶의 자국들이 조각조각 모여 나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자주 잊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 존재인지를.
<<안녕나의 스물>>
이별이 어려운 너에게
헤어진다고 인생 안 끝나.
그래도 슬퍼요.
앞으로, 이런 사람 못만날 거라는 착각. 하지요.
2년이나 만났는데요.
2년, 네가 살아갈 날이 더 길어서 2년은 아무것도
아닌 짧은 시간이야. 네가 결혼할 사람이랑은 10년도 넘게 살텐데 안그래?
그래도...
네가 이별을 극복하려면, 먼저 이별을 인정해야 돼
인정하면 서서히 잊혀.
너무 슬퍼하지마.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니까.
<<안녕 나의 스물>>
안녕 나의 스물
20대는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할까요?
무엇을 해도 좋을나이라고 하지만 쉬운 것 하나 없었습니다.
힘들고 도망칭고 싶던 순간들에도
행복했던 찰나의 순간과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서툴렀던 나의 20대
우리들의 서사를 찾아 글자국을
남겨봅니다.
좋은 곳에 오니 문득 엄마가 떠오릅니다.
이 세상에서 진정한 내편인 엄마.
견고하고 단단한 우리의 관계 속에서
손가락 사이로 종이가 스치듯 살짝
스치는 상처들도 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밥을 지어주던
엄마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강릉에서 엄마를 생각해보며...
강다방 이야기공장
강원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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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독립서점, 헌책방, 출판사, 편지, 기념품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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