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동식물
한 권으로 읽는 신령한 동식물사록, 강예달
고대부터 조선까지 우리 조상들이 생각했던 신비하고 신령한 동식물을 정리한 책. 우리에게 친숙한 동식물들의 의미를 담고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하나씩 쟁여두면 좋은 책이다.
제목 : 한 권으로 읽는 신령한 동식물사록
저자 : 강예달
펴낸곳 : 금림출판사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406쪽
크기 : 148x210mm
가격 : 28,000원
발행일 : 2023년 5월 1일
ISBN : 979-11-970987-9-6 (03910)
금림출판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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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수호신, 십이지신 142
쥐 · 소 · 호랑이 · 토끼 · 용 · 뱀 · 말 · 원숭이 · 닭 · 개 · 돼지
태평성대를 알리는 신통한 동물, 사령 202
용 · 봉황 · 거북이 · 기린
조선시대 신이한 동물들 248
학 · 기러기 · 박쥐 · 까치 · 두꺼비
물 속 신통한 동물들 270
고래 · 물고기 · 잉어 · 목어
우리나라를 지켜온 신목 282
박달나무 · 소나무 · 오얏나무 · 은행나무 · 회화나무 · 향나무 · 복숭아나무 · 버드나무 · 매화나무 · 대나무
마을을 지키는 나무들 346
느티나무 · 팽나무 · 음나무 · 물푸레나무 · 갈참나무
인간계와 천상계를 잇는 성체, 꽃 360
모란 · 국화 · 연꽃 · 난초 · 봉선화 · 목화 · 철쭉 · 해당화
동물은 자연의 일부이자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다. 야생에서 만난 동물은 자기보호와 생존을 위해 사람을 공격하지만, 가축으로 길들여진 동물은 사람에게 여러 도움을 준다. 사람에게 도움을 주거나 위협하기도 하는 존재인 동물은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동물을 귀하게 생각해 애지중지 키우기도 하고, 야생에서 만난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거나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날카로운 도구들을 만들기도 했다.
사람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선망하거나 존경하며 신성한 대상으로 보고, 해로운 것을 공포스럽게 생각하며 두려워하거나 퇴치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한다. 이 인식은 동물에게도 적용된다. 선조들은 삶을 풍족하게 해주는 동물과 위협하는 동물을 모두 공경의 대상으로 생각해 '신'...
느티나무
느티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신령스러운 나무이자 많은 사람이 사랑하 는 나무 중 하나로 규목槻木·궤목樻木·거欅라고 불린다. 느티나무의 느티는 신성의 징조라는 뜻인 늦과 수목의 형상이 위로 솟구친다는 뜻인 티가 어우러진 우리말 '느틔'의 변형이다. 또 느지는 조짐이나 징조를 뜻하는 함경남북도 방언이다.'
우리나라는 나이가 많은 나무를 노수거목老樹巨木이라고 부르며 신령한 나무로 받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300년에서 1000년 이상 산 느티나무가 많아서 다른 나무보다 신령한 나무로 여기는 마을이 많았다. 그리하여 수령이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에서는 느티나무를 마을신으로 믿어 풍요와 안전을 기원했다.
느티나무는 마을마다 각각 다른 전설이 전해진다. 대다수의 전설은 전염병이 돌 때 나무에 기도를 했더니 전염병이 말끔히 사라지거나, 젊은이들이 갑자기 죽었을 때 나무에 제사를 지냈더니 마을에 평화가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마을의 안전을 담당한 느티나무의 전설 몇 가지를...
1 한상엽, 「괴정에 잔존하는 수목을 통해 본 괴목 문화변용 연구」, 우석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9.
조선시대에는 동서남북을 대신하여 사신으로 표기하기 했고, 사신의 모습을 닮은 산이나 땅을 살기 좋은 곳이라고 믿었다. 즉 조선시대에는 풍수지리와 사신을 연결 지어 조선만의 풍수지리 해석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사신을 풍수지리의 의미로 사용한 것뿐만 아니라 왕실 제례에도 사용했다. 왕이 종묘에 가거나 왕의 상장 의례인 흉례凶禮를 할 때 사신의 모양을 본뜬 상례도구를 사용했다. 그리고 무덤에 세우는 석돌에 사방신을 그려 동서남북에 꽂고 죽은 선대 왕을 모시는 의식을 치른다. 이 외에도 의전행사에 사용하는 깃발, 군기에 사신을 그려 신분을 알리거나 행차의 권위를 과시하는 용도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에는 사신을 풍수지리라는 새로운 관념으로 사용했으며 동시에 고대부터 이어지는 수호신의 개념으로도 이해했다.
그렇다면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사신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며 수용 했는지 알아보자.
청룡
용은 사신 중 권위가 가장 높은 동물이며, 만물 중 가장 높은 자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청룡은 동방을 다스리는 목성신으로 청룡 별자리는 봄에 보이는 동쪽에 있는 일곱 별자리다. 청룡 별자리인 동방칠수東方七宿는 각角(뿔)·항(목)·저氐(가슴)·방房(배)·심心(심장)·미尾(꼬리)·기箕(항문)로 나뉜다. 청룡은 물, 식물 등 생명을 상징하고 발전, 창조, 신생, 불멸, 정직, 희망을 뜻하며, 물에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다. 청룡의 몸은 뱀과 물고기의 비늘과 같고 머리는 소, 발은 독수리와 닮았다. 소는 육지, 물고기는 물, 독수리는 하늘을 의미하는데, 이는 청룡을 하늘, 땅, 물 모두에 있어 전능한 동물로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고구려
고구려에서 사신의 청룡은 대체로 고분벽화에서 발견되었다...
뱀
십이지신의 여섯 번째 수호신인 뱀은 방향으로 남남동쪽, 시간으로 9시에서 11시까지, 달로는 음력 4월에 해당하는 신이다. 뱀은 공포의 대상이자 신적인 존재로 여겨져 일찍부터 다양하게 표현되었는데, 구렁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집과 마을을 지켜주는 신으로 믿는다. 다른 나라에서는 뱀이 조상신이나 치료의 신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고대에 뱀은 창고나 고목 밑에서 복을 지키는 신으로 재운을 관장했다. 가야에서는 뱀을 왕과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 고목, 저수지, 거석, 무덤 등 에 뱀 신물을 세웠다.
민간신앙에서의 뱀은 마을을 지키는 신으로 숭배되었는데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서울에서는 구렁이를 생산신, 재물신이나 집안의 복을 담당하는 신으로 믿어 집을 개축하거나 개조할 때 구렁이를 발견하면 절대 죽여선 안 된다는 풍속이 있다. 경북이나 경남에서는 뱀이 집안의 흥망성쇠를 결정하기 때문에 구렁이가 들어오면 절대 못 나가게 해야 한다는 풍속이 있다. 전라남도에서는 집을 지키는 신으로 생각해 갑자기...
말
십이지 중 일곱 번째 수호신인 말은 방향으로 남쪽, 시간으로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까지, 음력 5월에 해당하는 신이다. 말은 고대부터 교통용, 군사용, 농경용, 식용으로 인간에게 이로우며 우리나라 생활사에서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한 동물이다. 우리나라는 고조선 시대부터 지역적으로 말을 키우기 좋았고, 대부분의 말은 군사용으로 사용되었다.
말은 털 색에 따라 신의 뜻을 전하는 동물, 나쁜 일을 예시하는 동물, 하늘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동물로 믿어졌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부적에 말을 그려 넣기도 했고, 저승으로 갈 때 편히 가라고 말 모양 토기를 만들어 무덤에 넣기도 했다. 저승 세계와 하늘 세계를 표현하는 그림에서도 털 색이 다양한 말이 등장한다.
첫 번째로 가장 신성시되는 백마가 있다. 백마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다른 색 말보다 귀하기 때문에 기록 속에서는 공물이나 영웅이 타는 말로 표현되며, 평범한 인간보다는 신이 타는 동물로 인식되어왔다. 백마 가 등장하는 신화에는 박혁거세 신화가 있다.
36 금영진, 「한일 고전 빅 데이터를 이용한 오방색 십이지 동물 상징성 비교 연구 - 말을 중심으로」, 『동양학』 75, 2019.
닭
십이지신의 열 번째 수호신인 닭은 방향은 서쪽, 시간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달로는 음력 8월에 해당하는 신이다. 동양에서 닭은 어둠 속에서 여명을 알리는 신통한 새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밤에 닭 울음소리가 들리면 귀신이나 요괴가 사라진다고 믿었다.
닭은 흔히 다섯 가지 덕을 지녔다고 한다. 닭의 벼슬은 학문을, 발톱은 무술을 나타내 적을 앞에 두고 용감하게 싸우는 동물이고, 먹이를 함께 나눠 먹는 인자함과 때에 맞춰 울어 새벽을 알리는 신념이 있다고 알려져 문무용인신文武勇仁信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역사 속 닭과 관련된 신화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라 건국신화가 대표적이다.
돼지
돼지는 십이지 중 열두 번째 동물로, 방향으로 북서북쪽, 시간으로 오후 9시에서 11시까지, 음력 10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돼지는 신화에서 신통력을 지닌 동물이자 제사의 제물, 복의 근원, 집안의 신을 상징하며 문헌이나 문학에서 돼지는 상서로운 징조를 나타낼 때 자주 등장했다. 우리나라의 돼지에 관한 기록은 선사시대 유적지의 벽화에서 부터 시작된다. 대표적인 벽화는 대곡리 암각화, 평남 검은모루동굴 벽화 등이 있는데, 대체로 사냥을 당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신석기시대에는 사냥의 대상이었던 돼지가 가축 동물이 된 시기는 약 2천 년 전부터 시작했다. 돼지는 가축 동물로 긴 역사를 가진 만큼, 한국 신화에서도 등장했다. 신화 속 돼지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자 신통력을 발휘하는 동물로, 대표적인 신화로는 『삼국사기』에서 등장하는 유리왕 신화와 산상왕山上王(고구려 제10대 왕, 재위 197-229) 편에서도 돼지를 통해 아들을 갖게 된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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