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프로젝트
키운 무의 운명은? 세 번째 모임 무나물 만들기
무 씨앗을 심은지 16일차, 심은 씨앗이 하나도 발아하지 않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심었던 3개 모두 발아에 성공했다. 16일차가 되니 떡잎 이외에 본잎도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3개 중 1개만을 남겨야 하는 숙청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마침 전날 비가와 흙도 촉촉하게 젖었고, 심었던 무들도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 기습(?) 솎아내기를 단행했다. 누굴 살리고 누굴 숙청하냐 고민했는데... 가장 큰 녀석만 기존 화분에 남겨두고 나머지 무들은 차마 죽이지 못하고 다른 화분과 강다방 이야기공장 앞 가로수 흙에 심어줬다. 줄기나 잎이 꽤 자라 뿌리도 무 형태가 보일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솎아내기 할 때 뽑아 본 무는 잔뿌리만 있는 상태였다.
과연 세 무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무를 기르는 중이지만, 가로수 흙에 심은 무는... 얼마 뒤, 강릉시에서 나온 벌초하시는 분들에 의해 운명을 달리했다 😢
우연히 어딘가를 가던 중, 다른 참가자가 키우는 무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무는 직장에 두고 키우고 있는데, 코로나로 격리하는 중 물을 주지 못 해 지금처럼 철퍼덕하고 있다고 들었다. 상황이 심각한데(?) 한 편으로는 웃겨 사진을 찍어봤다. 훗날 이 무는 죽은 줄 알고 강다방이 분갈이한 다른 무로 대체되었으나, 물을 주고나니 기적적으로 다시 부활했다. 과습으로 시들시들한 식물은 되살리기 어렵지만, 물을 안 줘 시들시들해진 식물은 의외로 다시 살리기 쉽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세 번째 모임 역시 연곡 소금강마을 에코센터에서 진행됐다. 이 날은 참가자들이 함께 무나물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약 1달 뒤면, 무를 수확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무를 키워 무를 먹는다니... 어쩜 잔인해보일 수 있겠지만,무를 가지고 뭔가를 해본다면, 키우는 무에 더 관심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관심 가지고(?) 키운 무를 먹을 수 있을까? 수확한 무를 어떻게 해야할지 조금씩 고민해봐야겠다.
모임 장소로 가기 전, 마트에서 무를 구매했다. 연곡 하나로마트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하는 공간이 따로 존재한다. 그래서 옆동네 진고개로에서 자란 무를 구매했다. 애지중지 매일 (그래... 가끔 생각날 때마다 물 주는이 맞긴하다...) 관심 가지고 기른 무를 시장에서 거래되는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1,500원이 되는구나...
무를 채칼에 썰고 익힌 뒤 이런저런 양념도 넣었다. 한 쪽은 소금 등 조미료를 많이 넣었고, 한 쪽은 심심한 맛을 살리려 노력했다. 무는 자취하면서 한 번도 내 돈주고 구매해 본 적 없고, 요리도 해 본 적 없는데, 정성이 들어가서인지, 인터넷에 적혀있는 조리법이 정확해서인지 꽤 맛있게 만들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나물! 2팀으로 나눠 조리했는데, 묘하게 자기네가 만든 무가 더 맛있다는 경쟁 구도(?)가 만들어져 재미있었다. 마무리는 만들어진 무나물을 하나로 합쳐 화합(?)도 도모했고, 만들어진 무는 각자 먹을 만큼 담아갔다. 무나물을 만든 며칠은 반찬 걱정 없이 무나물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다음 모임은 각자가 기른 무를 뽑는(?) 마지막 모임이 된다. 그 때까지 무를 잘 키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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