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방 이야기공장/입점 도서 소개

[독립출판물, 시집] 우리의 밥이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리

강다방 2023. 9. 4. 12:55

 

 

 

 

 

독립출판물, 시집
우리의 밥이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리

 


밥에 대한 이야기. 독립출판물로 제작된 시집인데, 다른 시와 달리 난해하지 않고 술술 읽히는 시가 들어있다. 책을 다 일고 나면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은 느낌이 든다. 책 마지막에 있는 마치는 글로 책 소개를 대신한다. 우리가 마주한 밥이 사라지지 않길, 우리들의 의미있는 밥벌이가 계속되길, 서로에게 따뜻한 온기가 되길, 부디 밥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길...
 


제목 : 우리의 밥이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자 : 일리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96쪽
크기 : 120x200mm
가격 : 10,000원
발행일 : 2020년 11월 30일
ISBN : -

 

일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re.illy/

 

 

 

 

 

우리의 밥이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은이_일리
발행_2020년
SNS_@cre.illy
#일리의문장들

 

 

 

 

우리의 밥이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이들이 말했다.
사랑하는 이를 보내 ㄴ후
가장 그리운 것은 함께 먹던 밥이라고.
평소와 같았던 그 밥이 마지막 밥이 될 줄 몰랐다는
동일한 고백들에 몹시 아팠다.
나 또한 그러했다.
우리는 모두 마지막 밥을 모르고 먹는다는
이 명료한 사실이
지나온 그리고 다가올 나의 모든 겸상들을
기어코 애틋하게 만들어 놓는다.
가만히 앉아 나의 잃어버린 겸상들을 세어 본다.

 

 

 

 

 

Part 1
우리가 마주한 밥이

우리는 모두 마지막 밥을 모르고 먹는다 10
자요니 11
우리의 밥이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12
먼저 잃은 이가 하는 말 13
연변 아저씨 14
별의별 마지막 16
무릎 18
엄마의 엄마 19
늘어난 인대 20
나는 심장이 먼저 불렀다 22
가네 23

 

 

 

 

 

Part 2
우리 마음에 밥이 되어 준 것들이

시를 써야지 28
쎄쎄쎄 29
속내 30
안토니오 무치 32
듣고 싶어 하는 공부 34
세계지도 36
친언니 38
그들은 너희의 밥이라 40
의미의 번식력 41
현수막 42
몽골 밤하늘 44

 

 

 

 

 

Part 3
오늘의 힘겨운 밥벌이가

다 밥 때문이다 48
쉽게 씌어진 시는 아니겠지만 50
알프레도 52
현충원 54
시의 흔적 56
별 중의 별 57
나의 못난 영어 58
할 수 있던 것은 퇴고뿐 60
자랑이 바뀌는 동물 62
분갈이 63
소하리 공장 64
그래도 망설이지 않는 대답 66
36.5도 67

 

 

 

 

 

 

Part 4
우리들의 밥과 같은 온기가

사진에 있어라 70
나랑 밥 먹자, 평생 71
단칸은 알까 72
똥개 74
우연은 없다 76
천적 물고기 78
역시 80
콜라와 말라리아 82
단칸네 밥이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84
먹은 말씀 86
실컷 87
밥 먹듯이 88
수많은 밥들이 남아 있음에 90

 

 

 

 

 

엄마의 엄마

외할머니 보낸 후
엄마는 반쯤 울며
반쯤 웃으며 말했다
난 이제 고아다

나 또한 반쯤 울며
반쯤 웃으며 대답했다
고아치곤 너무 환갑이다

점점 어려져만 가던 엄마와
점점 어려져만 가던 엄마의 엄마

 

 

 

 

 

 

마음에 가득한 응어리
맘 놓고 소리치지 못하니

앙칼지게 내지를 여력도 없으니
나는 나의 설움을
글에 적셔 내야지
나는 시를 써야지

그렇게 끝이 난
나의 숱한 시작들에
詩作이라 이름 붙여

혼자 설웁던 나의 날들을
다시 살아야지

나는 시를 써야지

 

 

 

 

 

Part 3
오늘의 힘겨운 밥벌이가

고된 기억으로만 얼룩지지 않길
매일의 이유와 의미가 끊어지지 않길

 

 

 

 

 

다 밥 때문이다

다 밥 때문이다
목숨을 끊는 이들도
목숨을 끊어 놓는 이들도
결국 다 밥 때문이다

바꾸고 숨기려 한 연유도
들키니 덮으려 한 연유도

다 밥 때문이다
찌르고 조르고
밀고 쏘고 잡고 뜯는
이 모든 뉴스들의 연유가

다 밥 때문이다

 

 

 

 

 

 

다들 아픔이 서려 있었다
슬픔의 DNA가 있었따

시인들은 다 아파야만 하느냐고
되묻길 여러 번

시인이 다 아플 리는 없겠지만
아픈 이가 쓰는 글은
모조리 시가 되었다

이것은 세월의 축척 속
끄덕인 자답

 

 

 

 

 

밤낮을 바꿔 가며
살아온 아빠 덕에

나는 밤낮없이
평온했고

나는 밤낮으로
염치없이 따뜻했다

아빠라는 무게를
견디며 걸어갔을
그 일터의 돌담길이

오늘따라
애석하게
높디높게만 보인다

 

 

 

 

 

Part 4
우리들의 밥과 같은 온기가


이제는 밥 먹듯이 사랑하고 사랑받길
누군가에게 밥과 같은 사람으로 살아가길

 

 

 

 

 

그러니
일생길

살다가
천적 물고기 같은 이 만나거든
너무 노여워 말라

우리 스승님 말씀하더라

 

 

 

 

 

책을 마치며

그리움이 되어 버린
모두의 겸상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적당함으로
앞으로 당신의 밥들을 걱정하고 응원하고 싶었다.

우리가 마주한 밥이 사라지짖 않길
우리들의 의미 있는 밥벌이가 계속되길
서로에게 따뜻한 온기가 되길
부디 밥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길

마주 앉아 함께 먹는 모든 밥들에
우리 모두 더욱 충실할 수 있길.

오늘 지금 여기
우리의 밥이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20. 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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