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출판사 창업 운영/취미는 없고 특기는 돈 안 되는 일

우리가 맞다는 대답을 할 거예요

강다방 2023. 4. 22. 09:53

 
 
 
새벽 수영을 다니고 있다.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지 1달이 되었는데, 일부러 주변에 수영 배운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말은 여기저기 실컷해놨는데 하루 이틀 가고 안 나가는 사람이 되는게 싫었다. 그래서 한 달이 지난 지금 드디어 수영을 다닌다는 이야기를 한다. 최근 강다방의 눈이 쾡했던 이유는 바로 수영, 평소와 달라진 생활 패턴 때문일 것이다. 수영을 한 뒤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 7시 수업을 신청했고, 수업에 늦지 않게 도착하기 위해서는 (매번 늦는건 비밀이다) 아침 6시에 알람을 맞춰야 한다. 평소 같았으면 잠을 자고 있을 새벽 시간에도 수영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하게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수영 끝나고 일하기 전, 1-2시간의 여유가 참 행복하고 소중하다.
 
표지가 예뻐 책을 골라 읽었는데, 수영을 배우며 쓴 일기를 엮은 책이었다. 그 책 안에는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고 한 무리의 돌고래 같다는 표현을 했다. 수영장에서 옆 레인을 볼 때마다 돌고래들이 떠오른다. 드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 떼. 비록 나는 지금 발차기도 호흡도 못하는 허우적거리는 통나무이지만 언젠가 자유롭게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가 되는 상상을 해본다. 책 덕분에 평소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하고 하지 못했던 수영을 시작할 용기가 생겼다.

글쓰기 모임도 다시 시작했다. 요즘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뭘 썼냐고 물으신다면? 정확하게 봤다. 이 글이 최근 처음 쓰는 글이다.) 다 글쓰기 모임 덕분이다. 혼자는 잘 안 하게 되지만,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니 조금은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고, 적당한 강제성이 생겨 글쓰기가 더 수월해졌다. (글쓰기 모임 오래오래 진행해주세요) 그래서 사람들은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나보다.
 
한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글을 쓰지 못했다. 바빴던 이유도 있었지만, 머릿속에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수영을 시작하고, 글쓰기 모임을 다시 시작하며 그 동안 미뤄둔 고민에 대해 답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정답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내가 선택한 답이 잘못된 결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영할 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멈추지 않고 발차기를 하고, 글쓰기 모임에서는 설사 부족한 글이라도 일단 쓰는게 중요하듯,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한 발을 내딛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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