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방 이야기공장/입점 도서 소개

[독립출판물, 에세이] 사월에 꽃마리 피다

강다방 2023. 2. 21. 17:11

 

 

 

 

에세이
사월에 꽃마리 피다, 사월에 꽃마리 피다

 

부담 없는 크기와 두께로 강다방에 들어오는 족족 팔려, 오히려 강다방에서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책. 외로운 사람들이 읽었으면 위로가 될 글들이 담겨있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책 뒷부분에 사월과 꽃말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으니 꼭 끝까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길가에 무심히 핀 작고 소중한 꽃 같은 책.

 

 

제목 : 사월에 꽃마리 피다
저자 : 사월에 꽃마리 피다
펴낸곳 : 사월에 꽃마리 피다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144쪽
크기 : 105x180mm
가격 : 8,000원
발행일 : 2022년 4월 1일
ISBN : 979-11-978137-0-2 (03810)

 

 

사월에 꽃마리 피다 인스타그램,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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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꽃피의 브런치

출간작가 | 사월에 꽃마리 피다. 작은 것들의 이름을 부르고 삶과 죽음, 의미의 생명력을 노래하는 꽃말이 피다. ㅁ+ cucuherb.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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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에 꽃마리 피다. : 사월에 꽃마리 피다

[사월에 꽃마리 피다] 작은 것들의 이름을 부르고 삶과 죽음, 의미의 생명력을 노래하는 꽃말이 피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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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죽음

10. 25. 오전 4:01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1. 31.

인간이 외로운 것은 혼자여서가 아니라,
혼자가 아니었던, 짧지만 강력한 시간 때문이다.

기억하는가? 우리 모두의 시작은 어머니의 배 속이었따.
우리의 존재는 다른 존재에 속해 있었고
그와 모든 것을 함께 했다.

하지만 10개월 후,
우리는 세상 밖으로 떨어지고 혼자가 되고 만다.
그리고 살아가는 내내 혼자임에 익숙해지기와
혼자로부터 벗어나고자 발버둥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다가
홀로 나의 죽음을 맞이한다.

- 『유령에게 바치는 무성영화』, ii

 

 

 

 

11. 9. 오후 8:44

어느 순간 깨달았다.

인생은 모두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다른 이에게 삶을 가르칠 순 없다.

오전 12:35
"우린 매일 눈을 감았다 뜨지.

그런데 그중 누군가는 눈을 감았다 뜨는 순간,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
- 『사월의 꿈』, 노파의 예언 1.

 

 

 

 

오후 4:47

꿈과 현실의 차이 :

꿈에서는 아무리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도 절대
"나 지금 뭐하고 있지?"라고 질문하지 않는다.

반면, 현실에서는 시도때도 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나 지금 뭐하고 있지?"

 

 

 

 

 

2021. 3. 24. 오후 2:12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책 한 권에는
고뇌와 즐거움 사이를 넘실대며
한 사람의 인생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곡선과
고독에 맞서는 수백 가지의 용맹한 체험들이
문자와 여백으로 정성스레 수놓아져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그저 가만히 앉아서 음미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죄송하고 감사한 일이다.

 

 

 

 

 

7. 6.

새 글을 쓸 때마다 필수적으로 기억해야 할
과거의 글을 쓰던 나 자신의 발언.

"참 이상하지. 쓸 때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아 미치도록 무뇌 인간이 되고 싶었는데 이렇게 끝마치니 이상한 힘 같은 게 생기고 만다. 글은 혼자 쓰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참 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도움을 받았다. 얄팍한 정열에만 매달렸던, 그래서 기력 없이 흐물거리기만 했던 나의 생각과 언어에 근육이 붙고 골격이 세워질 수 있도록 부단히도 노력해야겠구나 생각한다."

 

 

 

 

 

10. 25. 오전 4:01

글은 문자가 아니디. 문자여서는 안 된다.

글은 경험이다.

시간이 쌓이며 정성스레 숙성되는.
나와 함께 먼 길을 떠나 성숙해 가는.

글은 체험되어야 한다.
쓰는 사람, 읽는 사람 모두로부터.

 

 

 

 

Q : 작업할 때 외롭진 않으신가요?

 A : 외로웠죠. 지금도 가끔 그렇고요. 그런데 외로움은 꼭 작업할 때가 아니어도 찾아오니까요. 또 떄로는 복작거리는 사람들 속에 있는 게 더 외롭게 느껴지기도 하잖아요. 스스로를 고립시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이따금씩 외로움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제 안에 차올랐어요.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흘러넘쳤고, 그 순간 제가 지금까지 봐 왔던 수많은 작품을 창조한 예술가들의 외로움을 가슴으로 느꼈죠. 그 이후로는 이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꼭 누군가를 대면하거나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지 않아도 하루하루 스치는 다채로운 광경, 창작하는 과정 속에서 만나는 여러 예술가의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이해와 공감, 그리고 영감을 나눈다고 느껴요. 그런 의미에서 글 작업은 아무리 독립적으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일종의 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세상에는 정말 무수히 많은 소통 방식이 있고, 이야기를 쓰는 일은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서 제가 선택한 길이에요. 전 이 방식이 아름답다고 느껴요. 저는 매 순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그 대화는 그냥저냥 흘려보내는 말의 파편들이 아니에요.

 

 

 

 

 

시기는 다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
질투는 내 것이 아닌 것까지 과분하게 욕심내는 것.

내가 소중하고 특별하듯, 매일을 고군분투하듯이
그들의 존재 역시 귀하고 그들의 시간도 치열하다.

그러니 그들의 본성과 노고가 빚어낸 아름다움에
열렬한 찬사를 보내고 뜨거운 영감을 받자.

역으로 누군가의 시기와 질투를 받고 있다면,
그들이 은연중에 나의 특별함을 감지한 것이니
괴로워 말고 눈치보지 말고 
당당하게 하던 일 하면 된다.

 

 

 

 

 

10. 20. 오전 1:03

우울해도 되는데, 두 가지만 약속해.
하나. 잠시만 우울하겠다고.

그러다 다시 우울해져도 되는데,
둘. 꼭 다시 일어나겠다고.

 

 

 

 

2. 2. / 유산

어느 순간부터 사랑에 빠지는 것이 설레는 일이 아닌 두려운 짐짝이 되어 버렸다. 그 사람에 대해서 다 알기도 전에 나와 맞지 않는 부분부터 찾아내고, 마음이 끌려도 곧 지나가 버릴 일시적인 현상이라 단정지으며, 애정의 표식은 발견되자마자 착오와 방정이라는 죄목 하에 처단된다. 그 사람과 함께 쌓아갈 추억보다는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 온 나의 영역이 무너질까 걱정하며, 끝내는 아직 시기조차 하지 않은 관계의 결말을 상상하고 '우리'가 되기를 끝내 버린다. 조금만 덜 생각하고 덜 염려했더라면 뜨겁게 사랑했을지도 모를, 어쩌면 이미 사랑하고 있었을 우리는 바쁘게 굴러가는 머릿속에서 그렇게 유산된다.

- 『유령에게 바치는 무성영화』, 네가 들으면 좋아할 이야기

 

 

 

 

 

5. 13. 오후 12:06

내가 열망하는 일을 좇고
위대하다고 판단되는 길을 향해 나아가면
나의 자존감도 드높이 올라갈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내가 얼마나 무능력한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얼마나 나약한지 처절히 깨닫는다.

공상과 애정, 열등감의 거품은 가라앉고,
이제서야 나 자신을 바로 보게 되었다.

본다. 비로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른 사람들을 칭찬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왜 정작 너에게는 혹독한 잣대를 들이밀었을까?
왜 너의 아픔은 가볍게 여기고 애써 외면했을까?

사실 다른 사람들을 나보다 더 사랑해서라기보다도
내가 나로서 잘하고 싶고
잘 살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저 좋은 인간이 되고 싶고
좋은 삶을 살고 싶은 열망이 컸을 뿐인데,
그게 이렇게 독이 되어 너의 몸과 마음을 무력하게 만들 줄이야.

스스로를 질책했던 많은 부분들이
너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그렇게까지 무거운 죄채감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아.

 

 

 

 

 

'꽃마리'

감겨 있던 태엽이 풀리듯 꽃이 돌돌 말려 있다가 피어나는 모습을 두고 지어진 이름이란다. 본래 이름인 '꽃말이'는 점차 연음화되어 '꽃마리'가 되었다. 꽃의 오밀조밀함과 순수함, 그리고 해맑음이 한데 정겹게 말려 있는 사랑스러운 이름이다. 형식이 본성과 이렇게라도 꼭 붙어 있으니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은 단언컨대 없었다. 게다가 영어로는 잎을 비비면 오이향이 난다 하여 'cucumber herb'라니. 물론 공식적인 학명은 따로 있고, 일본명 '큐우리구사(キュウリグサ, 胡瓜草, 호과초)'에서 따온 것으로 추청된다. 어쨌거나 귀여움은 이미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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