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방 이야기공장/입점 도서 소개

[독립출판물, 에세이] 책방에서 행복을 찾는 당신에게, 김지선

강다방 2023. 2. 12. 18:47

 

 

 

 

에세이

책방에서 행복을 찾는 당신에게, 김지선

 

 

 

서울 양천구 화곡역 근처에서 영업중인 독립서점 새벽감성1집 사장님이 쓰신 책방 에세이. 책방을 운영하면서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았고, 읽는 내내 따뜻하고 행복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독립서점 책방 지기가 쓴 에세이 책은 여려권 있는데, 이 책은 '이것이 독립서점이다 희망편'이다. 독립서점을 꿈꾸고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필독 도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 이 책을 읽고나면 새벽감성에 방문하고 싶어진다. 

 



제목 : 책방에서 행복을 찾는 당신에게
저자 : 김지선
펴낸곳 : 새벽감성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155쪽
크기 : 120x180mm
가격 : 12,000원
발행일 : 2022년 2월 22일
ISBN : 979-11-90604-10-9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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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방지기를 꿈꾸는 분들이 읽기에 적절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갑자기 책방을 운영하겠다고 뜬구름을 잡을 수 있으니 보호자의 독서 지도가 필요합니다.

※ 서울 변두리의 작은 책방 겸 카페를 운영하는 책방지기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삼 년차였던 2021년 일 년 동안 쓴 이야기를 전합니다. 책방을 시작하는 마음보다 책방을 이어가길 원하는 마음을 책 속에 담았습니다.

 

 

 

 

 

고양이 같다 ·· 16
책방 겸 카페 ·· 22
고양이가 있는 책방 ·· 31
온라인 스토어 ·· 38
동네서점 에디션 ·· 45
독립출판 책 입고 ·· 51
정기구독 ·· 57
택배 ·· 61
책 만드는 책방 ·· 69
북마켓 ·· 75
월간 독립출판 ·· 84
책방 모임 ·· 90
지원사업 ·· 98
공간으로서의 대관 ·· 109
책방의 규칙 ·· 14
프라이빗 예약 ·· 119
질문하는 사람들 ·· 124
인터뷰 ·· 131
꿈을 보내주세요 ·· 146
매일의 나에게 ·· 152

 

 

 

 

 


왜, 그런 날 있잖아. 일찍 일어났는데 빈둥거리다 지각하게 되는 날. 조금만 일찍 출근하면 되는데 그게 싫다고 딴짓하다 아슬아슬 도착하게 되는 날. 그런 날 있지 않아?

 

 

 

 

 

가끔, 그런 날도 있잖아. 퇴근 시간이 다가오는데 갑자기 집중이 잘되고 일이 술술 풀리는 날. 내일 출근해서 하면 되는데 지금 끊고 싶지 않아 계속 일하게 되는 날. 그런 날도 있지 않아?

 

 

 

 

 

잘하고 있나.
나만 이런가.

그런데 그냥 내 기분대로 살아도 괜찮잖아.
이 일상이 행복일 수도 있잖아.

 

 

 

 

 

책방에서 행복을 찾고 싶은 나는
오늘도 책방 문을 연다.

 

 

 

 

 


고양이 같다
: 11시 59분 아슬아슬하게 책방 문을 열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는데 괜히 빈둥거리다 지각을 겨우 모면하고 책방에 아슬아슬 도착했다. 서둘러 문을 여는데 요즘 거의 보이지 않았던 동네 고양이가 오랜만에 보였다. 고양이는 지각 문턱에 가까스로 도착한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다른 골목으로 향했다. 책방을 열겠다고 이곳저곳 공간을 알아보던 때, 이곳에 처음 왔던 순간에도 노란색 치즈 고양이가 골목에 앉아 있었다. 그 모습 때문에 이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지나가는 고양이만 보면 발걸음을 멈추고 고 양이에게 말을 걸 만큼 고양이가 좋다. 친구들이...

 

 

 

 


나른한 햇살이 내리쬐는 날이면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한숨을 자거나, 쌀쌀하게 옷깃을 저미는 날에는 포근한 아랫목에서 몸을 녹이는 것을 좋아한다면, 미래를 바라보는 삶이 아니라 지금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고 사는 삶을 추구한다면 책방만큼 좋은 곳이 있을까. 무늬와 크기는 달라도 다 비슷한 얼굴을 가진 고양이처럼 책방의 성격과 크기와 느낌이 달라도 책방이라는 공간은 대부분 비슷하다. 특별한 것 없는 특별함이 있고, 평범해서 편안하다. "저 고양이는 입 밑의 오른편에 카레 점이 있는 고양이라서 이름이 '카레'야! 저 고양이는 발의 젤리까지 까만색이고 수염도 까매서 '깜냥'이야!" 같지만 다른 고양이의 무늬를 보며 그 모습에 어울리는 이름을 붙인다. “저 고양이는 겨울에 만나서 이름을 '겨울'이라고 지었어! 저 고양이는 성격이 까칠 해서 '까칠'이야!

 

 

 

 

성공 주변에 머물던 책방의 폐업 소식에도 끄떡없이 버틸 수 있게, 지금처럼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에 남길 바란다. 나 혼자만 잘된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모든 책방이 다 함께 잘 되었으면 좋겠다. 모두 개성 넘치는 모습을 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 고양이처럼 각자의 골목을 지키고 사람들과 공존하며, 햇살의 따사로움에 보드라운 기지개를 켜며 살 수 있는 내일을 꿈꾼다. 밥은 여기서 먹고 물은 저기서 마시고 잠은 거기서 자는 고양이처럼 취향에 따라 이곳저곳 책방을 골라 다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그린다.

 

 

 

 

 

정말인지 내 마음은 책방을 처음 오픈했을 때와 달라졌다. 많이 변했다. 변해가는 마음을 느끼기 싫지만 그 마음은 현실이다. 부정할 수 없다. 책을 팔면 수익금이 얼마인가, 내가 월세를 벌려면 몇 권의 책을 팔아야 할까 계산기를 두드리며 계산적으로 되는 내가 싫고, 통장 잔액이 부족해 돈을 어떻게 벌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는 것이 싫다. 하지만 그게 현실인 것은 어쩔 수 없다. 무명 작가의 독립출판 도서를 한 권이라도 더 팔아주고 수익을 나눠 주고 싶던 첫 마음과 달리 유통사 혹은 출판사에서 배송할 수 있는 책 수량을 맞추기 위해 주문한 매절 도서들을 한 권이라도 더 팔아야 마이너스를 채울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싫어도 슬픈 현실이다.

쏟아지는 동네서점 에디션, 사은품 증정 도서, 친필 사인 도서, 이벤트 도서를 소개하면서 이런 책들이 있으니 책방이 부지런히 돌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지만

 

 

 

 

 

이대로 판매를 종료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대부분 몇 달 안에 모두 판매가 되었을 때는 재입고를 하지만 일 년 넘게 느슨하게 판매가 되었다면 그 자리에 다른 책을 들여놓는 것을 선택한다. 혹은 재입고를 여러 번 해서 꽤 많이 판매된 독립출판 도서들은 이제 그만 팔아야겠다고 종료를 한다. 하나의 책을 많이 파는 거보다 많은 종류의 책을 팔고 싶고 다양한 스타일의 책을 팔 고 싶다. 새로 알게 된 책을 최대한 많이 소개하고 싶다. 그래서 하나의 책이 종료되면 그곳에는 기다리던 다른 신간 도서가 자리한다. 다행히 독립출판 도서는 출간 시기가 중요하지 않다. 신간 도서라서 잘 팔리고 오래된 책이어서 안 팔리지 않는다. 오래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팔리는 것이 독립출판이다. 사람들이 그 책을 '몰라서' 사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알게 되면 구매로 연결되는 것이 독립출판이어서 그 매력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본다. 출판된 지 오래된 책이어도...

 

 

 

 

 


작가님 책 너무 재밌게 읽어서 여기 꼭 와보고 싶었어요."라고 손님은 그제야 이 곳을 방문한 목적을 말한다. 멋쩍은 표정을 지었지만 이런 손님의 방문은 책방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한다. 열심히 사는 것을 보상받는 기분이다.

내가 운영하는 책방은 내게는 수많은 이야기의 소재가 된다. 그래서 책방 업무의 대부분은 글을 쓰고 글을 다듬고 글을 나누는 것에 할애한다. 사실 알고 보면 아주 오래전, 출판사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서점'이라는 말이 출판사라는 뜻을 가졌었다. 한때 책방은 책을 파는 곳이고 서점은 출판사라는 뜻을 가졌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 물론 그 시대에는 유통사와 출판사와 책방의 경계가 모호했고, 책방의 역할이 출판된 책들을 유통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세부화...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것을 혼자서 하는 것이니까 당연하다. 해야 할 일이 많고 생각보다 까다로울 수 있는 과정인데 사람들은 왜 독립출판을 할까? 왜 독립출판 작가들은 책 한 권만들면 성장한 것 같다고 느낄까? 아무리 설명해도 직접 만들어보지 않으면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책을 만들어 보았어도 내가 쓴 글을 직접 책으로 만드는 것은 다르다. 출판사의 근무 경력이나 편집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경력으로는 알 수 없는 독립출판만의 특별한 감정들이 있다. 책이란 어떤 요소들이 있어야 하고, 어때야 한다는 편견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고퀄리티의 책을 뽑아내야 부끄럽지 않다고 고집한다면 절대로 독립출판을 할 수 없다. 독립출판은 그저 내 이야기를 나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둔다. 그래서 '이게 무슨 책이야!'라고 생각하는 책들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책들도 누군가의 피땀으로...

 

 

 

 

 

지원사업

: 17시 59분 혹시 누가 들어올까 입구를 막았다.

 

 

 

 

 


책의 숫자와 공간의 위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디서 있건 규모가 크건 작건, 누군가 오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없다면 책방이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끊임없이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고, 잊히지 않도록 꾸준히 찾게 하는 것들이 있어야 한다. 당연하겠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사업은 책방을 숨 쉬게 했다.

작은 책방은 대체로 혼자 운영한다. 이곳도 종종 알바생이 있기는 했어도 모든 운영은 혼자 했다. 그래서 지원 사업을 신청하는 것부터 실행하고 정산하는 것까지 상당히 버겁다. 지원서 몇 번 쓰고 보고서 몇 번 쓰면 지쳐버려서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가도 지원 사업이라도 있으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금세 시간을 쪼갠다. 그나마 프로그램 참가 자를 모집할 때...

 

 

 

 

 


책방은 상업적인 공간인데 책과 문화가 있다는 이유로 공짜로 무언가를 제공해주길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얼마 전까지는 이 공간이 누구나 원하면 빌려 쓸 수 있다는 것으로 여겨서 자신들의 회의를 위해, 모임장 선출을 위한 모임 장소로 이곳을 이용하겠다는 연락이 오는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여기는 상업적인 공간이고, 책방 겸 카페로 운영되 고 있어서 대관하더라도 북 토크나 작가와의 만남 등 여기서 취급하는 장르의 책과 관련된 행사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프라이빗 예약
: 19시 29분 출근 시간 만큼 퇴근 시간도 지켜야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글을 쓰다 보니 어느덧 어둠이 찾아왔다. 저녁 먹으러 가야 하는 데 집중이 잘된다는 이유로 글을 끊지 못하고 계속 이거 나갔다...

 

 

 

 


깊은 생각을 하지 말고 아무 생각 말고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힘이 생겼다.

책방 오픈 초반에 가져다 놓은 커다란 곰 인형이 매년 조금씩 축 늘어지는 모습을 보며 세월의 흐름인가 싶었는데, 어쩌면 책방에서 오래 머물며, 힘을 빼고 느슨하게 사는 법을 터득한 것이 아닐까. 지친 가장의 퇴근하는 길에 축 늘어진 어깨는 삶의 무게 때문이 아니라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오늘 밤 편히 잠들기 위함이 아닐까.

행복해하고 싶고 행복을 찾고 싶어 책방을 찾는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도 책방에는 행복이 있다고 믿는다. 누군가도 나와 같은 생각으로 행복을 찾아 동네 책방을 찾길 바란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책방에 가면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었으면 좋겠다.

 

 

 

 

 

폐허 속에 있더라도 예쁜 꽃 한송이만 있으면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내 감정 속에서 피울 예쁜 꽃 한송이를 기다리며, 어쩌면 나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로 이 책의 제목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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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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