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 소설
나는 매일 살생부를 기록한다
연해
손바닥만한 작은 크기로 제작되어 언제 어디서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고 약간의 히스테리도 있는 주인공은 어느 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 중, 그녀의 커피 잔 위에서 터진 비눗방울. 비눗방울 사건 이후, 그녀는 살생부라 불리는 평소 메모하던 공책을 잃어버리는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소설.
제목 : 나는 매일 살생부를 기록한다
저자 : 연해
펴낸곳 : 지구불시착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95쪽
크기 : 100x148mm
가격 : 6,000원
발행일 : 2020년 10월 20일
ISBN : 979-11-971159-5-0 (00800)
작가 연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eonhae79/
출판사 지구불시착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illruwa2/
너는 꽃
우리는 향기로운 꽃
나는 너의 나약함이 좋다
2020 가을
연해
내가 지현을 다시 만나게 된 건 우연이고 기적 같은 일이었다.
나의 일상은 늘 같은 일로 시작되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 놓고 단골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었다. 달달한 단호박 케이크와 과일 토스트 그리고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시켜두고 커피가
식을 때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하루 중 나에게 선물하는 가장 귀한 시간이었다. 매일 이렇게 책을 읽고 일기를 쓰는 일이 무척 성실해 보이지만 그건 나의 강박적인 삶의 루틴(routine) 같은 것이기에 이 시간이 깨지면 하루의 일과를 망쳐버리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나는 성격상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고, 아이들을 등교..
그러던 어느 날 청천 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커다란 비눗방울 하나가 날아와 나의 고급진 브런치 위에 사뿐히 내력앉는가 싶더니 곧이어 줄줄이 날아다니는 비눗방울이 소중한 나의 커피 잔 위에서도 터지고 말았다.
나는 어이없는 표정을 최대한 지어 보이며 '너 한번 쫄아봐라.' 팔짱을 끼고 최대한 근엄한 목소리 톤으로 눈에 힘을 팍 주었다.
"얘, 너 엄마 어디 계시니?"
먼저 아이의 주변부터 탐색하는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녀석은 글쎄 나의 물음에 대답은 커녕 싱글싱글 웃고만 있는 것이 아닌가? 위엄있는 나의 목소리에 전혀 쫄지도 않고 내 얼굴을 향해 비눗방울을 다시 불어대는 것이었다.
"아~~ 아이 엄마세요? 아이가 여기서 비눗방울을 불어서요."라며 코스프레(cospre)웃음도 함께 지어 보였다.
'분명 아이 건드렸다고 지랄 지랄하겠군. 뭐라고 하기만 해 봐라. 공공장소에서 이런 것도 안 가르치냐.'고 맞짱 뜰 온갖...
이야기와 메모들이 적힌 나만의 보물상자이기에 잃어버린다면 삶이 통째로 날아가는 기분이다. 게다가 그 안에 적힌 나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누군가 읽기라도 할까 봐 살짝 걱정도 되었다.
남편은 나의 노트에게 [살생부]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남편은 한 술 더 떠서 말했다.
"드디어 당신의 살생부가 만천하에 알려지겠군! 살생부 명단의 첫 번째는 나인가? 난 항상 그게 제일 궁금했어. 담대하게 처형당해 줄게."
"지금 장난해? 그거 아려지면 난...
무의식 속으로 기억을 지우려고 할 때쯤 또 그녀를 마주하게 되었다.
조용하고 평온했던 나의 삶에 그녀가 뛰어들어 나를 자꾸만 심란하게 만드니 아 얼마나 잔혹한 운명의 장난인가.
그녀를 다시 보게 된 건 교회에서였다.
"사실 그날 아이와 죽으려고 했어요."
첫 마디르 이렇게 강력한 한방으로 내면전에 던져 주시니 나는 어질어질 현기증을 느끼며 그녀를 바라봐야 했다.
"왜 우리 아이가 선생님 음식에 비눗방울 불었던 날이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강다방 이야기공장
강원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이야기를 팝니다
강릉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독립서점, 헌책방, 출판사, 편지, 기념품 가게
'강다방 이야기공장 > 입점 도서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립출판물, 에세이] 청춘일지, 줄리 등 11명 (0) | 2023.01.18 |
---|---|
[독립출판물, 에세이] 후구의 초상, 예주 (0) | 2023.01.10 |
[독립출판물, 에세이] 지워지는 나를 지키는 일, 연옥 (0) | 2022.12.25 |
[독립출판물, 에세이] 징검다리 건너듯 폴짝, 마운틴구구 (3) | 2022.12.24 |
[독립출판물, 소설] 잔디와 발자국, 이종혁 (1) | 2022.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