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출판사 창업 운영/취미는 없고 특기는 돈 안 되는 일

악플

강다방 2021. 3. 28. 18:16

 

 

 

 

 

자영업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이 생긴다. 특히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남기고 평가할 수 있는 온라인 매체가 발달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면 1대 1로 말해주면 좋을텐데, 익명에 숨어 공개된 공간에 다른 사람들 보란듯이 악플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처음 누군가 악의적으로 달아 놓은 악플을 보았을 때 부들거리며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도 튼튼해지는지 가치 없는 글은 무시하는 법을 배웠다. 좋은 사람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잘 해주기 바쁜데, 싫은 사람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게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모두에게 사랑받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곳이 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더불어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나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는 것도 경계하고 조심해야겠다 싶었다.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받아드리려 노력했다. 나와 다른 삶을 살았고, 그래서 나와 생각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더 편해졌다. 물론 아무리 익숙해져도 악플은 언제나 마음이 프고 쓰리다. 중요한 건 객관적으로 누군가의 평가를 받아들이고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적극 수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감정을 빼고 사실만 바라보면 좀 더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중요하다. 게스트하우스를 하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운영자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게스트하우스의 색깔이 뚜렷해지고 그 색과 비슷한 사람들만이 방문하게 되면, 그 색과 다른 색을 가지고 사람들은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된다. 다른 사람들은 좋다고 하는데 왜 너만 다른 의견을 내냐는 식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비판 없는 칭찬 일색인 리뷰들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더 조심해야 한다.

 

 

 

만일 누군가 당신에게 쓰레기 봉지를 선물하면 그냥 갖다 버리면 된다. 그걸 굳이 들춰서 '저 사람이 나에게 쓰레기를 줬다'며 실망하고 서운해하고 혼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혼자서도 힘겨운 내 삶에 쓰레기까지 안고 갈 필요 없다.”

 

 

 

어린 시절 외국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고 리뷰를 남길 때, 나는 아무리 좋아도 웬만해서 좋은 평을 남기지 않았던 것 같다. 누군가를 평가할 때 만점을 주지 않아야 내 가치가 올라간다고 생각했다. 안 좋은 점을 찾아내 꼬투리를 잡아야 나 자신이 좀 더 대단해 보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게스트하우스를 직접 운영하고보니 그러한 행동들이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었겠구나 느꼈다.

 

자영업을 하면서부터 누군가를 평가하고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말들은 특히 더 꺼리게 되었다. 음식점과 카페에 대한 맛의 평가는 특히 더 조심스럽다. 맛에는 정답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맛이 모두가 좋아하는 맛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 내가 좋아하는 맛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맛은 특히 더 틀림이 아닌 다른 경우가 많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 완벽한 것은 없다. 악플에 상처받아 이 글을 읽는 있는 분이 있다면, 자신을 너무 자책하지 말고 조금은 가볍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그 사람은 내가 무엇을 했던 안 좋은 평가를 내렸을 것이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우정아(SWJA) - 도망가자 (Run With Me) 

 

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
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괜찮아

우리 가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대신 가볍게 짐을 챙기자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거기서는 우리 아무 생각말자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너라서 나는 충분해
나를 봐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
멀리 안 가도 괜찮을 거야
너와 함께라면 난 다 좋아
너의 맘이 편할 수 있는 곳
그게 어디든지 얘기 해줘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가보는 거야 달려도 볼까
어디로든 어떻게든
내가 옆에 있을게 마음껏 울어도 돼
그 다음에
돌아오자 씩씩하게
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
괜찮아 좀 느려도 천천히 걸어도
나만은 너랑 갈 거야 어디든
당연해 가자 손잡고
사랑해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

 

 

 

반응형

'독립서점 출판사 창업 운영 > 취미는 없고 특기는 돈 안 되는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대에 대하여  (0) 2021.07.03
굿바이  (0) 2021.06.19
아저씨  (0) 2021.03.12
마지막 밤  (2) 2021.02.28
코로나와 집  (0) 2021.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