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제주 한 달 살이/스텝의 눈으로 바라본

핏빛 바다 제주 게스트하우스

강다방 2017. 8. 7. 18:09





핏빛 바다 제주 게스트하우스


글 제목을 다소 자극적으로 적었다. 많은 사람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도에 내려와 게스트하우스 여는 걸 꿈꾼다. 정년을 앞둔 나이대의 분들 역시 제주도를 여행하며 이런 곳에서 게스트하우스 같은 걸 하면 노후 대비도 되고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걸 많이 듣는다. 하지만 제주도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치열하다.


아래 지도는 제주 시내와 몇 년 전 부터 뜨고 있는 장소 월정리의 카페, 숙박업소, 치킨집 분포를 비교한 지도이다. 왼쪽은 제주 시내, 오른쪽은 월정리이며 상단부터 카페, 숙박업소, 치킨집의 분포를 나타낸다. 제주 시내의 경우 숙박 업소는 카페, 치킨집에 버금가는 분포를 보이며, 월정리의 경우에는 카페와 치킨집보다 더 많은 수의 숙박업소가 존재한다.




그림 설명

왼쪽 : 제주 시내 / 오른쪽 : 월정리

상단 : 카페 / 중간 : 숙박업소 / 하단 : 치킨집


출처 : 다음 지도

http://map.daum.net/




또 다른 자료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7년 7월 발표된 제주특별자치도의 2015년 기준 제주도 경제총조사 확정 결과를 보면 게스트하우스, 펜션 등이 포함된 기타 관광숙박시설운영업 사업체 수(2,165)는 카페를 포함한 비알콤 음료업점(1,019)과 치킨 전문점(412)보다 훨씬 더 많은 수가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처 : 2015년 기준 경제총조사 확정 결과, 제주특별자치도

https://www.jeju.go.kr/open/governmen/stats/company.htm?act=view&seq=1038298




더욱이 최근 사드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면서 제주에 있는 호텔들은 숙박비를 게스트하우스 숙박비에 몇 만원을 더한 수준까지 가격을 내렸다. 호텔과 게스트하우스의 가격 차이는 이전 보다 훨씬 더 줄어들었다. 추가로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증가한 에어비앤비와 독채 민박 등의 등장으로 게스트하우스와 제주 숙박업의 경쟁은 더 치열해진 상태이다.


주관적인 경험이지만 한 달 동안 제주도에 있으며 여러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렀을 때, 도미토리(여러 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 주로 4-6명이 함께 이층침대를 사용) 기준 침대가 모두 찬 경우는 단 한 번이었다. 경제적 이유, 생각했던 것과 다른 현실 등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제주도의 많은 게스트하우스들은 2-3년을 넘기지 못하고 주인이 바뀐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누군가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 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차라리 카페나 치킨집이 확률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역이 그나마 경쟁이 덜 할 수 있다. 그리고 왜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은지 곰곰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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