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제주 한 달 살이/스텝의 눈으로 바라본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 구할 때 주의사항과 팁

강다방 2017. 8. 13. 14:42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스태프) 구할 때 주의할 점과 팁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한 달간 스텝으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게스트하우스 스텝 구할 때 주의할 점과 팁, 그 외 유의사항들을 정리해본다.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르바이트(알바)와 조금 개념이 다르다.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은 보통 무급으로 청소나 손님 응대 등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과 식사를 제공 받는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숙식을 해결할 수 있어 여행 경비를 줄일 수 있고, 게스트하우스 입장에서는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필요한 노동력을 구할 수 있다. 때문에 잘만 이용한다면 여행자와 게스트하우스 모두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딜가나 나쁜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 관련 카페나 카카오톡 단체톡방에는 악덕 업주(?) 사장을 고발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따라서 게스트하우스 스텝 구할 때 혹은 지원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간략하게 내용을 정리해본다.




1. 스텝 모집 공고 확인하는 곳

네이버 게스트하우스 카페에 공고가 올라오고 문자로 지원하는 방식


알바몬이나 알바천국 같은 곳에 스텝 채용 공고가 올라오지 않고 네이버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카페를 통해 주로 채용 공고가 올라온다. 게스트하우스 개별 블로그에 스텝 채용 공고가 올라오기도 한다. 보통 채용 공고에 근무 조건과 지원 방법 등을 적어놓으면 지원자가 문자로 사진과 간단한 자기 소개 보내는 식으로 지원이 이루어진다.


네이버 카페 >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여행자모임 > G.H.스텝모집방

http://cafe.naver.com/myguesthouse




2. 무급/유급

보통 무급으로 진행, 10-20만원 정도 소정의 용돈을 주기도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은 보통 숙식을 제공하는 대신 급여를 주지 않는 무급 스텝으로 많이 진행된다. 일부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일정 기간(1달 이상 등) 체류했을 경우 소정의 용돈(10-20만원)을 주거나 왕복 비행기표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게스트하우스마다 다르겠지만 소정의 용돈을 제공하는 경우, 그에 상응하는 업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글쓴이는 조금이라도 돈을 받고 일하는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돈을 받고 스텝으로 일 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종종 무급/유급 스텝이 아닌 매니저급 채용 공고도 올라오나 근무 요일 및 시간이 길며 이 역시 급여가 많은 편은 아니다. 여행을 목적으로 제주도에 왔는데 매니저급으로 일하는 건 알게 모르게 게스트하우스에 얽매이는 시간이 많으므로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3. 근무일, 시간, 최소 체류 기간

보통 2일 일하고 2일 휴식, 오전 청소, 오후 손님 응대, 최소 1달 이상 근무


게스트하우스 무급 스탭의 경우 보통 2일 근무한 뒤, 2일 쉬는 형태로 진행된다. 2일 쉬는 동안 자신이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해도 좋고, 다른 지역을 여행하며 외박을 해도 된다. 근무 일자는 함께 일하는 다른 스텝과 조율하여 근무일을 변경하거나 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 (모든 게스트하우스가 2일 일하고 2일 쉬는 건 아니다)


게스트하우스 스텝 업무는 보통 아침에 손님들에게 조식을 제공하고, 11시 전후 손님이 퇴실(체크아웃)하면 게스트하우스 청소를 시작, 청소가 완료되면 입실(체크인) 전까지 자유시간을 갖는 경우가 많다. 입실(체크인) 시간이 되면 게스트하우스에 상주하며 손님을 응대한다. 파티가 있는 게스트하우스 경우, 파티를 준비하거나 파티에 참여하고 소등시간이 되면 주변을 정리하는 식으로 업무가 진행된다.


게스트하우스 스텝 모집 공고를 보면 대부분 1개월 이상 근무(1달에 15일 근무 이상) 가능한 사람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많지는 않지만 몇몇 게스트하우스에서는 2-3주 단기 스텝도 구하는 경우도 보았다.




4. 게스트하우스 성격

시끌벅적한 술 파티가 있는 게스트하우스 혹은 작고 조용한 게스트하우스


주로 술 파티가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규모가 크고, 술 파티가 없는 게스트하우스는 조용하고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규모가 작을 경우 일이 많지 않고 조용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스텝 인원도 많지 않기 때문에 적막함을 느끼거나 휴무날 다른 스텝과 여행하지 못하고 혼자 여행을 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술 파티가 있는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스텝 모집 공고에 "술과 파티 참여 강요 없음"이라고 적혀있지만... 분위기상 근무일이 아니어도 술을 마시거나 파티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많다.


다만, 제주나 서귀포 시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규모가 크나 숙박 본연의 기능에 집중해 파티 하지 않는 곳도 많다. 바닷가나 시골 마을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는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술 파티, 야간 사진 투어, 오름 투어 등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 경우가 많다. 고로 이왕이면 자신이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게 좋다. 물을 싫어하는데 스노클링이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한다던가 등산을 싫어하는데 오름 투어가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지원하면 스텝으로 있는 동안 스트레스 받을 가능성이 높다.




5. 스텝 체류 방

스텝에게 개인방을 제공하거나 손님들과 함께 도미토리에서 생활


스텝에게 개인 방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규모가 작은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개인방을 제공하지 않고, 도미토리에서 스텝끼리 혹은 손님들과 함께 생활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도미토리에서 손님과 함께 생활할 경우, 근무시간이 아닌데도 손님을 응대하거나 신경써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유도리 있게 대처하길 권장한다.




6. 식사 제공 형태 

주인이 식사 제공 또는 식재료 제공, 스스로 요리


식사는 보통 주인이 요리한 식사를 함께 먹거나, 스텝이 필요한 식재료를 주인에게 요청하면 식재료를 사다 주고 스스로 요리해먹는 방법으로 나뉜다. 간혹 스텝이 직접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곳도 있다.


요리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주인이 해주는 음식을 먹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스스로 요리해 먹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주인이 식사를 제공하는 경우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을 먹거나 알게 모르게 눈치 보며 식사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어떤 곳은 식사를 제공한다고 해놓고선 밥과 김치만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으며 스텝이 식재료를 요구해도 핑계를 대며 잘 사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먹는 문제는 사람마다 식성도 다르고 선호하는 음식도 달라 참 애매하다.




7. 나이, 연령

보통 많은 게스트하우스들이 스텝으로 20대를 선호한다. 그리고 실제 일하는 스텝도 20대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퇴사 후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일하는 30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스텝 공고에 나이나 연령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지만 막상 연락을 해보면 주인이나 매니저보다 나이가 많은 경우 부담스러워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30-40대를 스텝으로 뽑는 게스트하우스도 분명 있다. 그러니 자리는 많이 없겠지만 나이가 많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스텝이 아닌 제주 한달살이를 추천한다.




8. 시기, 계절

대학생들이 방학하는 시기에는 스텝 수요보다 스텝으로 일하고자 하는 공급이 더 많다. 방학이 끝난 뒤에는 상대적으로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기 때문에 이왕이면 방학이 아닌 시기에 스텝을 지원하는 게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우스갯소리로 스텝 구하기 힘든 시기에는 스텝이 아닌 금텝(금+스텝)이 되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성수기에는 손님이 많아 할 일도 많아진다.




9. 여행 자금

여행 자금은 충분하게 준비하기


모아둔 여행 자금이 없는데 무급 스텝으로 일하며 제주도를 여행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제주도 물가는 생각보다 비싸다. 특히 제주도 내 관광지는 더 비싼 편이다. 도시에서는 2-3천원에 마실 수 있는 커피가 제주도에서는 기본 5천원-1만원까지 한다. 버스를 한 번타면 최소 1-3천원의 교통비가 발생한다. 밥 한끼 백반도 보통 7천원 부터 한다. 도미토리 기준 숙박은 최소 2.5만원이다.


무급 스텝으로 일하더라도 어느 정도 여행비를 모은 뒤 제주도에 오는 걸 추천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이 제공된다고 하여도 쉬는 날 다른 곳을 여행하거나 스텝끼리 따로 맛있는 음식을 사 먹는 경우도 많아 생각보다 지출이 많다. 제주도 여행 자금을 충분하게 모은 뒤, 게스트하우스 스텝을 하면서 숙박비만이라도 절약한다는 생각으로 스텝을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10. 그 외 고려해야 할 것들

게스트하우스 관련된 일이 아닌 주인의 사적인 일이나 가족의 일을 시키는 경우도 많다. 게스트하우스와 카페, 음식점을 같이 운영하는 경우, 게스트하우스 일이 아닌 카페나 음식점일을 도와주게 되는 경우도 있다. 여자 스텝의 경우 슬프지만 술자리에서 주인이나 손님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함께 일하는 스텝들과의 성향, 어울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 생활을 크게 좌우한다.




11. 마지막 당부의 말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글이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주인의 입장보다는 스텝의 입장에 더 가까운 글이 된 것 같다. 물론 게스트하우스 주인 입장에서도 말 안 듣는 스텝, 오기로 해놓고서 잠수타는 스텝 등 골치 아픈 일이 많을 것이다.


좋은 주인도 있고 나쁜 주인도 있을 것이다. 물론 좋은 스텝도 있고 나쁜 스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게스트하우스 주인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스텝도 스스로를 일하는 직원이 아닌 여행자라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오랜 기간 여행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을 제공받고 조금 일을 도와주는 장기 여행자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스텝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행자가 아닌 노동자가 되어버리기 쉽다.


제주 게스트하우스 스텝과 관련하여 주의해야 할 내용, 부정적인 내용 위주로 글을 적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일한 기억은 좋은 추억과 경험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좋았을 수는 없었지만, 지인들에게 한 번쯤 기회가 된다면 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소중한 순간이었다. 따라서 이 글을 보고 신중하되 너무 겁먹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곳은 없다.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게스트하우스는 아마 세상에 없을 것이다.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스텝이 아닌 손님으로 가는 것이다. 이 글이 제주 게스트하우스 스텝을 구하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즐거운 여행, 행운을 빈다!

 

 

 

+ 아... 그리고... 강릉 주문진에 위치한 강다방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스텝인듯 스텝같은 스텝아닌 스텝, 단기 여행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된 게시글을 참고해주세요!

강다방 게스트하우스 오일장 스텝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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