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출판사 창업 운영/취미는 없고 특기는 돈 안 되는 일

최선을 다해도 우리는 망하지 않아

강다방 2024. 5. 1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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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당생활문화센터 글쓰기 수업] 최선에 대해 글쓰기

최선을 다해도 우리는 망하지 않아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경우에 따라 대충 넘어가도 되는 일은 적당히 마무리 짓고 끝내야 하는데 그걸 잘못해 종종 후회한다. 사실 최선을 다하는 행위는 한도 끝도 없는게 아닐까 싶다. 볼 때마다 고칠 것이 나오는 이 글처럼 말이다.

학생 때는 열심히 노력했는데 원하는 대학이 아닌 조금 덜 원하는 대학에 갔다. 취업할 때는 내가 꼭 하고 싶은 직업만을 생각했는데, 최선을 덜 한것인지 꼭 하고 싶은 직업이 아닌 같은 업종의 같은 듯 다른 일을 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내가 꿈꿨던 것보다는 조금 더 작고 햇빛도 덜 들어온다. 나는 최선을 다한 것이 맞을까?

오은영 선생님이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수학 시험 성적을 기억하냐는 질문을 했다. 시험 성적이나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기억나지 않지만, 사람들은 시험을 준비했던 과정은 기억한다고 이야기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밤 늦게 먹은 김밥, 공부를 마치고 새벽에 집으로 돌아갈 때 나던 아카시아 꽃 냄새가 떠오른다.

최선을 객관적인 수치가 아닌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조금 덜 원하는 대학에 갔고, 꼭 하고 싶었던 직업은 아니었지만, 내가 꿈꾸던 집과 완벽하게 일치하진 않지만, 돌아보니 그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아름다웠다. 과정의 최선이 결과를 보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의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과정을 기억하고 떠올릴 것이다.

최선을 다하면 역설적으로 지치기 쉽다. 최선을 다했는데 기대했던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좌절하기 쉽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그 과정이 있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나와 당신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 과정과 기억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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