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방 이야기공장/입점 도서 소개

[강릉 작가, 에세이] 어쩌다 강릉 그래도 강릉, 김은현 등 7명

강다방 2023. 4. 26. 14:52

 

 

 

 

강릉 작가, 에세이
어쩌다 강릉 그래서 강릉

김은현, 남우리, 이영지, 이예림, 서하영, 표승희, 황선진


 

미세먼지를 피해, 반짝이는 별빛에 반해, 바다의 편안함이 좋아 강릉으로 이주한 7명의 엄마이자 주부, 누군가의 친구인 이들의 이야기. 지금은 사라진 강릉의 또 다른 책방 사장님, 강다방에 입점된 책과 기념품을 만드는 사장님, 강다방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빵집 사장님 등이 쓴 글이라 강다방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낼 나이 즈음의 사람들이 읽으면 더욱 공감할 내용이 담겨있는 <어쩌디 강릉, 그래도 강릉> 강다방 이야기공장에서 만나보세요!

 


제목 : 어쩌다 강릉 그래서 강릉
저자 : 김은현, 남우리, 이영지, 이예림, 서하영, 표승희, 황선진
펴낸곳 : 로컬포레스트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120쪽
크기 : 128x182mm
가격 : 6,000원
발행일 : 2023년 5월 15일
ISBN : 979-11-977699-8-6 (03810)
 


작가/출판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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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현
두 아이의 엄마이자,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결혼 후 남편에게 끌려 나고 자란 강릉에 돌아왔다. 처음과는 다르게 강릉에 온 걸 제일 좋아하고 있다.

남우리
강릉살이 8년 차. 강릉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원해서 온 게 아니었지만 살다 보니 애정이 생겨서 오래오래 강릉에 살 예정이다.

이영지
7년째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40대 중반 아줌마이다. 8세, 5세 두 공주와 알콩달콩살벌한 하루하루를 버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예림
평촌에서 물리치료사로 10년간 터 잡고 살았다. 강릉살이하는 남편에게 발목 잡혀 다시 동해 바다 보며 사는 중. 강릉살이 5년 차. 워킹맘 9개월차.

서하영
강릉살이 3년 차. 15년 동안 일곱 번 이사한 이사의 달인. 두 아들을 키우는 목소리 큰 엄마. 온전한 '나'를 찾아 떠다니는 노마드형 인간.

표승희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지만 강릉을 고향으로 삼아 살고 있는 강릉인. 좋아하는 것은 고양이와 책, 그리고 바다와 별.

황선진
강릉살이 4년 차. 푸르른 강릉에서 아이와 함께 성장 중. 일상에 틈을 내어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마음을 담아 날마다 일기 쓰는 엄마사람.

 

 

 

 

 

강릉 사람이자
엄마이자 아내,
주부로 살아가는 이들의
작지만 떳떳한 고백

 

 

 

 


차례

프롤로그
정신차려 보니 강릉에 살고 있습니다 5

01 어쩌다 강릉
미세먼지를 피해 동쪽으로 10
바닷가 마을에 사는 특권 21
행운의 숫자 '7' 27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아 36
이 바다가 나를 구원하는구나 42
강릉이 좋은 이유 52

02 그래도 강릉
낯선 강릉, 더 낯선 엄마의 삶 60
자연에서 느리고 단순하게 살아가기 68
수많은 도시 중 강릉이 제일이야 80
매일 육아전쟁이지만 강릉이라서 다행이야 87
강릉, 내 인생의 가장 잘한 선택 96

03 강릉에서의 2022년
소소한 행복을 다시 기억하다 104
함께 걷는 길 109
마흔 두 살, 어설픈 수 없는 나이 112
흘러가지 않게 방향잡기 115
육아 말고 내 인생 찾기 119
성냥갑 속에 숨은 불씨 121

 

 

 

 

 

프롤로그
정신차려 보니 강릉에 살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강릉에 살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3년, 저는 강릉으로 이주한 지 어언 4년 차가 돼가고 있습니다.

이 책을 출간하고자 마음을 먹었던 것은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제가 '별빛 아래, 책다방'이라는 작은 동네 책방을 운영할 때 였습니다. 책방은 작았고, 손님은 적었습니다. 드나드는 손님들 중 소중한 인연을 맺은 이웃들이 생겼는데, 우연찮게도 모두 다른 지역에서 살다가 이런저런 연유로 강릉으로 이주해온, 저와 비슷한 이주민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주 모여 수다를 떨었고, 글을 써 보기로 결심했습니 다. '별빛 아래, 사각사각'이라는 글쓰기 모임을 만들어 더 자주 모 였고, 글을 쓰기보다는 자주 놀러 다녔습니다. 차분히 앉아 함께 글을 쓰기에 강릉은 너무나 아름다운 동네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곳에 머물러 있기보다 함께 강릉의 자연을 만끽하며...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아
김은현

수험생 시절, 강릉에 살던 나에게 서울에 살고 있던 언니는 꼭 서울로 대학을 오라고 했다. 집에서 세 명이 동시에 대학을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 대학 등록금 걱정에 지방 국립대를 갈까 했는데, 언니는 꼭 서울로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서울에 가면, 뭐가 다를까 싶었다.

“서울이랑 거기는 2배, 3배 차이가 아니라 100배 1,000배 차이야. 꼭 여기로 와."

언니는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과장 보태서 였겠지만 1,000배 차이라니. 도대체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강릉에 안 가겠다고 하던 날들이 무색하게, 종종 남편에게 강릉에 가자고 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한다. 혼자서는 끝끝내 서울에서의 삶을 쉽게 포기 못했을 것 같다. 그랬다면 지금도 이 삶이 맞을까,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끝없이 나를 괴롭히는 질문들을 안은 채 오늘도 고단한 몸을 전철에 실었을 것 같다.

강릉에서의 삶에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옷을 사러 갈 곳이 마땅히 없고(주로 이마트나 탑텐에서 산다), 내가 좋아하는 베트남 쌀국수 체인점이 없고(대신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하는 쌀국수 집이 있다!), 국민은행이 시내에 하나밖에 없어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살아가는 데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다.

대신 강릉에는 언제든 여행 기분을 낼 수 있는 바다가 있고...

 

 

 

 

 

서울, 안녕

2019년 새해. 다니던 글로벌 회사에서 서울 지사 폐업 및 해외이전을 발표했다. 10여 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대가로 얻은 건 몸과 마음의 병이었다. 나는 회사 생활을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퇴사 후의 삶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가 너무나도 어색하게 다가왔다. 그 어색함을 메꾸기 위해 (그 다지 내 인생에 필요하지 않을) 대학원 진학을 하기로 했다.

학교를 물색하며 몇 가지 선택 기준을 만들었다. 서울에 있지 않을 것, 학비가 저렴할 것. 강원도가 나의 선택 리스트에 올랐고, 마지막으로 두 학교를 선정해 지원서를 내고 면접 일정을 잡았다. 그중 한 곳이 강릉이었다. 강릉은 어릴 때 부모님, 친구들과 여행을 왔던 기억이 있는, 관광 도시 그 이상의 감흥은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름을 지었다. 별빛 아래, 책다방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학원 강사 일을 내려 놓았다. 낮에는 책방, 밤에는 몇 개의 개인 과외를 하며 삶을 꾸려갔다. 책방만 해서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당시는 팬데믹의 절정기였다. 조만간 끝나겠지 하는 마음에 시작한 책방이 었는데, 이 어려운 시기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책을 사기 위해 과외를 했다.

나의 취미는 책 사기였기 때문에, 책을 살 수 있게끔 해주는 과외도 즐거웠다. 한때는, 밤에 잠자리에 누우면 다음 날이 오는 것이 싫어 불면증까지 걸려 고생했다. 아마도 수많은 직장인들이 흔하게 겪고 있을 월요병, 아침병이 이곳 강릉에서 사라졌다. 아 침에 눈을 뜨면 푸른 바다를 보러 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설레는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책방을 하며 만났던 많은 이들이 떠오른다. 주로 여행자들이 찾았다. 붐비는 관광지에 있다 책방에 오면, 그 고요함에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는 이도, 왠지 책방에 어울릴 것 같아 작은 화분을 사 온 이도 있었다. 귀여운 강아지들과 함께 온 손님, 샛별이가 잠시 책방에 있을 때 그 모습을 보고 고양이용품을 다양하게 보내준 손님도 있었다.

새 책이 있는데도 굳이 내가 줄 치며 읽었던 책을 사간 손님, 딸과 단둘이 여행 온 손님, 작가 지망생 손님, 남자친구와 헤어져 혼자 여행을 온 손님, 인생 첫 친구와 여행을 온 손님, 신혼여행을 온 손님, 가끔 외국인 손님도 왔다. 다 기억해낼 순 없지만, 내 마 음은 그분들을 모두 꼭꼭 담고 있을 것이다. 이름도 모르는 그분 들이 갑자기 그리워진다. 그 막연한 그리움이 나를 꿈꾸게 한다.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작은 책방에 오셔서 저에게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해주셨어요. 저는 그 힘으로 오늘을 살아갑니다. 언젠가는 다시 저의 꿈을 이루겠습니다. 그때 다시 만나요. 우리."

 

 

 

 

 

배낭 하나 메고 열심히 돌아다녔었다. 근데 결혼 하고 처음 해보는 아내와 엄마 노릇에 결혼 전의 나는 온데간데 없었다. 꼭 전생의 삶이라도 체험하고 온 듯 울렁거리는 마음을 다독이며 집에 돌아오니 신랑은 아이를 재우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어땠냐는 신랑의 질문에 이젠 이렇게 종종 나가야겠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날 이후로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하지만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대면 모임은 별로 없었고 있다 하더라도 집이랑 꽤 거리가 있어 쉽게 참석하기 어려웠다.

내게 제일 좋은 해답지는 '별빛 아래 책다방'이었다. 서점에서 진행하는 여러 모임에 참석하다 '엄마'라는 공통점을 가진 작은 모임이 만들어졌다. 우린 자연스럽게 일주일이나 이 주일에 한 번 만나 밥을 먹거나 차를 마셨다. 아마 우리 모두에겐 친구가 필요 했고 작은 숨구멍이 필요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나의 안전...

 

 

 

 

 


하지만 먼 바다를 계속 바라보다 나는 깨달았다. 이렇게 넓은 바다, 높은 산, 새들의 춤, 눈 덮인 나무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 그 커다란 자연을 보고 있으면, 그냥 왠지 모르게 나의 생명이 촛불처럼 타오르고 있는 것을, 자연과 함께 우리가 화로처럼 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나의 모든 일들이 한편으론 소꿉 장난 같지만, 한편으론 큰 자연을 가득 채우는 생명력의 일부가, 작은 불씨가 나에게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니 때로 무의미해 보여도, 그렇지 않다는 걸, 아주 작은 점 같은 나도 이 세상의 일부라는 걸 잊지 않고 살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은 귀찮음 때문에 큰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대감과 불안감이 섞인 마음으로 2023년이 모두 지난 뒤의 나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그 사람이 지금보다 안정적인 모습으로, 행복한 모습으로, 내가 가야 할 방향 위에 서 있었으면 좋겠다...

 

 

 

강다방 이야기공장
강원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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