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 강릉 사람이 쓴 책
다음은 주관식 문제입니다
글 안빵현 외 34명, 출판사 참깨
강릉 사람들 35명이 끄적끄적 적은 메모와 일기를 모아 만든 책. 사람들이 쓴 일기와 그림으로 스티커도 만들었는데, 책을 구매하면 스티커도 함께 들어있다. 책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페이지가 많은데, 책의 제목처럼 어떠한 내용이 적혀질지는 여러분들에게 달려있다.
제목 : 다음은 주관식 문제입니다
저자 : JUN, 강성호, 김가영, 김도은, 김문경, 김시일, 김지성, 김지수, 들꺠, 마녀다람쥐, 박준상, 박효정, 방글방글, 서정민, 성정, 송승아, 수정, 수풀림, 안빵현, 안주석, 오민경, 유리, 유예솔, 이지영, 일기꾼, 잘자라고싶어요, 정수진, 정은경, 정지연, 정혜선, 정혜정, 조은복, 최종혁, 타스, 홍송미
발행처 : 참깨
제본 형식 : 종이책 무선제본
쪽수 : 180
크기 : 150x210mm
가격 : 8,000원
발행일 : 2021년 12월
ISBN : -
강다방 이야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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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일상이 다시 기억된다는 것은
짜릿한 일이다. ■ 오예~
오전 6시 와글와글 인파 속. 어김없는 새벽시장.
복숭아 하나를 더 잽싸게 쥐어 시장바구니에 넣는 어떤 아주머니의 노련함.
바라보는 과일 주인아주머니의 허탈함.
제 값을 주고 산 나는 왜 그런 기술이 없나 하는 아쉬움.
제길..
잠잠했던 허리통증이 다시 심해져서
모처럼 9시부터 누워 잠을 청했더니,
불편한 허리때문인지 숙면이 안되어
새벽에 눈이 떠졌다.
뜨거웠던 계절만큼
뜨겁게 열심히 살아낸 8월도 갔구나...
바빴던만큼 좋은결과가 있어 좋았더니
허리가 말썽이네.
역시 다 가질순없어...
허리야 미안해!
새로 시작하는 9월은 너를위해
다시 등산도 시작할게. 조금만 더 버텨주라!!!!
안드롱 덕분에 일기도 쓰고,
무리했던 허리에게 사과도 하고,
오늘도 참 감사한 하루입니다!!!
그러니 쫌만 더 자자^^~~~
정들었던 일터와 이별을 했다.
백수가 된지 3일째..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을 아직도 처리하고 있다.
문득 든 생각은..
내가 진짜 일을 못했구나라는 반성과 나만 일이 이렇게 많았던 걸까? 라는
투정을 부려 본다.
그나저나 아침에 먹는 옥수수는 너무 맛있다. ㅎㅎ
이참에 진짜 귀농을 해볼까 ㅎㅎ
운전하며 복권 판매점을 지나쳐가는데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모습을 보니...
나도 한번 사볼까? 언뜻 생각이 들어
"복권 한번 사볼~까!"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8살 둘째가 뒷좌석에서 듣더니 외친다.
"엄마...복권산다고 "복"을 주는 건 아니예요."
그래 너가 제일 현명하다ㅎㅎ
객기를 부릴 수도 있게 되었다. (물론 이야기를 들은 한국인 선배 언니들이 너 그러다 칼 맞는다고 걱정을 해주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학기 논문 마감 직전 이라 눈에 뵈는 게 없었던 것 같다.)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도 카페 알바, 통역 알바, 중국어 과외, 서점 직원 등을 거치 면서 온갖 사람들(이라 쓰고 진상들이라고 읽는다.)을 겪고 나니, '물러 터졌던' 내 성격은 지랄 맞아지기도, 한편으로는 단단해지기도 했다. (대학 동기 언니, 오빠들은 대한민국 사회가 순둥한 우리 막둥이를 망쳐놓았다고 한다.)
오늘도 장보러 가서 너무나 자연스레 새치기하는 아주머니에게 지금 뭐 하시는 거냐고 따져 물었고, 오는 길에 버블티를 테이크아웃하러 카페에 들렀다가 혼자 일하던 알바생을 둘러싸고 6시 이후 집합 금지를 어기겠다며 (심지어 백신 미접종자인데 그리도 당당하게) 막무가내로 난동을 피우던 남학생들에게 주문 안 할 거면 직원분 난처하게 하지 말고 나가라며 으르릉거렸다. (알바분은 작고 여리 여리한 여자분이셨고 덩치 큰 남학생들 사이에서 약간 겁에 질려 있었으며, 나는 버블티가 너무 먹고 싶었다.)
그렇게 파란만장한 장보기를 마치고 그대로 집에 왔다면 기분이 안 좋았겠지만, 집 가는 길에 보호자와 산책 나온 커다란 사모예드가 '뽀짝뽀짝' 발소리를 내며 내 옆을 지나가는데 모든 분노가 사그라들더라. (열 받을 땐 역시 귀여운 걸 봐야 한다.)
간혹 넌 왜 이렇게 화가 많으냐거나, 까칠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우리 오마니는 어렸을 때 내가 너를 잘못 가르쳤다며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하신다 ㅋㅋㅋㅋㅋ. (이미 때는 늦었다고요.)
하지만 오늘 일을 겪으면서 나는 또 한 번 어렸을 때의 상처 많고 소심했던 나보 다 지금 내 성격이 조금은 더 세상 살기 편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연을 비우면 또 다른 인연이 들어올 자리가 생기는 것이라 믿는다. 아픈 인연도 아픈 상처에 집중하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소독하고 치유하고 관리할 것인지를 더욱 생각해야함을 안다.
과거 보다는 의연하게 앞을 나아가는 내 성장에 칭찬을 해주자.
오늘 열심히 살아가는 천칭자리와 처녀자리 두 사람을 만났다. 내 태음궁과 상승궁의 두 별자리. 그래서 별자리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 하니, 공통점이 많아 즐겁게 이야기 했다.
처녀자리에 대해서 다시 공부하니 대체로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일의 과 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세심하다. 그러나 본인이 가진 능력에 비해 자부심이 약하다.'
이건 정말 내 얘기였다. 스스로 그러지 말자고 내 일을 사랑하고 내 자신에게 칭찬해주자고 늘 도닥이는 것 같다.
별자리를 공부하며 나를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게 해준다.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들이 서로 지탱해주고 연결해준다.
어느 연이든 의미가, 이유가 있으며 내게 귀인이 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야함을 잊지 말아야지.
친구집에는 커피머신이있다.
친구가 나가면서 커피는 밑에 서랍에 있으니 내려마시라고 했다.
뒤에 물통을 장착해야하는 줄 몰랐던 나는
커피를 넣고 버튼을 누르고 한참 기다렸다.
집을 구할 때 수압을 봐야한다고 아무도 알려주지않았다.
국민연금인지 건강보험인지 뭔지 돈을 왜 계속 내야하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다.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 혼자 살아남기엔
어른들이 알려주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다.
나는 다음 세대에게 도움이 되는 어른이 되고 있을까?
다음은 주관식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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