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내 인생의 마지막 내일로 여행
4일차 : 목포 ▶ 부산
목포에서 짧았던 하루가 지나고 다시 아침이 되었습니다. 목포를 떠나기 전, 잠시 동네 산책을 했습니다. 전날 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쳤던 일본식 건물을 찾아갔습니다. 그냥 일본 건물인 줄 알았던 건물은 처음 일본 불교 사찰로 사용되다 한국 사찰로, 그 뒤에는 다시 교회로 바뀌어 현재는 문화센터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건물을 부수지 않고 원형을 살려 활용하는 모습이 새로웠습니다. 교회 건물을 생각하면 흔히 서양식 건물만을 생각했는데, 기존의 고정 관념 깨고 그것도 불교 사찰 건물을 교회 활용 한 것이 멋졌습니다.
이전 이야기
[여행기] 기차로 전국일주 - 내일로 여행 3일차 광주 ▶ 목포
목포 중앙교회 (구 동본원사 목포별원)
이 건물은 일본 사찰 법당으로, 1957년부터 2007년까지 교회로 사용되었다. 석재를 이용하여 일본 목조 불당의 건축 의장 요소를 표현한 보기 드문 외관을 보여주고 있다. 본당 전면에는 예배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을 현고나화하여 구성하였고, 그 위쪽 지붕은 일본식 박공지붕 형태로 꾸며져 있다. 지금은 건물 내부를 전시 문화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This building was constructed as the sermon hall of a Japanese temple. From 1957 to 2007 it was used as a church. The exterior is unusual as it features the decorative elements of Japanese wooden temples executed in stone. At the front of the building, the space for services is structed to double as the entrance with a Japanese-style triangular pediment. The interior has been renovated and the building now function as a cultural and exhibition facility.
구 동본원사 목포별원 , 목포문화관광
www.mokpo.go.kr/tour/attraction/area?mode=view&idx=7492
절에서 교회로, 그리고 문화센터로 - 구 동본원사 목포별원, 지역N문화
공간으로 읽는 근대문화 역사유산 > 삶을 보듬은 종교 시설
ncms.nculture.org/legacy/story/791
동네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뭘 보냐옹~🐱
오래된 건물 옥상을 점령한 비둘기떼도 만났습니다. 저 아래로 걸어가면... 삥을 뜯길 것 같습니다... 무서운 비둘기 군단입니다. 목포의 구도심은 세월의 흔적과 내공이 있는 건물들이 남아 있어 좋았습니다.
목포역 앞에는 공유사무실이 있었습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생기던 공유사무실이 목포나 강릉 등 지방으로 확산되는게 보입니다. 목포역에서 KTX를 타면 2-3시간만에 서울에 도착할 수 있으니 꽤 괜찮은 입지 조건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공유사무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지방에 자리를 잡은 공유사무실들은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요?
목포 구도심에서 이정표 역할을 하는 쌍둥이 빌딩. 목포를 여행할 때 지역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면 쌍둥이 빌딩을 기준으로 길을 안내해줬습니다.
동네 유명 빵집에서 빵을 사가려고 했는데 이른 아침(?)이라 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동네 김밥천국에 들려 김밥으로 아침밥을 해결했습니다.
홀수달, 짝수달을 나눠 좁은 골목길에 정차를 가능하게 해놓은 것이 기발했습니다. 강다방 게스트하우스 주변 주문진 수산시장 역시 매주 주말 주정차와 교통체증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데 이러한 방법을 적용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주문진에는 없는... 강릉 시내에 나가야만 먹을 수 있는 던킨도너츠가 있습니다. 시골에 살면 가끔 던킨도너츠나 맥도날드나 스타벅스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부산가면 광안리에 가서 던킨도너츠를 먹어야겠습니다. '마! 니 강알리 등킨드나쓰 무봤나?!'
오늘 목적지는 부산입니다. 부산으로 가기 위해 목포역으로 향했습니다.
기차를 탑승하기 위해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보행금지 안내가 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런 문구를 보면 오히려 더 저쪽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계단의 경사로는 캐리어 등 짐을 끌도록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기차는 광주와 순천, 진주, 마산, 창원을 지나 부산으로 향합니다. 목포역에서 부산 부전역까지는 하루에 딱 1번 무궁화호가 운행됩니다. 소요시간은 약 6시간 30분으로 아침 9시 30분에 목포역을 출발한 열차는 오후 16시에 부산 부전역에 도착합니다.
경전선, 위키백과
ko.wikipedia.org/wiki/%EA%B2%BD%EC%A0%84%EC%84%A0
경전선, 나무위키
namu.wiki/w/%EA%B2%BD%EC%A0%84%EC%84%A0
아침부터 오후까지 오랜 시간 계속 기차에 있어야하기 때문에 기차에서 먹을 점심을 준비했습니다.
경전선은 철로가 2개로 되어있는 복선이 아니라 1개인 단선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널널했던 열차는 부산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특히 등산복 차림의 단체 동호회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결국 부산 근처에서는 모든 좌석이 다 차 입석으로 이동했습니다.
장장 6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을 걸려 드디어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기차에 있는 동안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결국 딴짓을 하다 책을 몇 페이지 정도 읽었습니다. 결국은 우선순위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통장 잔고가 줄고 있는게 눈에 보입니다. 자영업자가 쉰다는 건, 쉬는 동안 돈을 쓴다는 것 외에도 쉬지 않았을 때 벌 수 있는 돈까지 포기한다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평소에는 예약이 없다가 왜 꼭 여행을 시작하면 예약 문의가 생기는걸까요?
게스트하우스를 시작 하기 전에는 돈이야 조금 못 벌면 어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달에 치킨 2번 먹을거 까짓 거 1번 먹으면 돼지라고 생각했는데, 게스트하우스를 하면서 1달에 치킨을 1번도 못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BQ나 교촌을 먹고 싶은데 가장 저렴한 시장통닭 먹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경제력에 따라 취향도 결정되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이디야를 나는 진짜 좋아하는게 아니라 가격이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좋아하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취향과 매력도 결국은 경제력에서 나오는 안정과 경험, 자신감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여행 중 머물 숙소를 찾을 때 언젠가 저는 가격순으로 정렬하지 않고 평점순으로 숙소를 정렬해 선택할 날이 올까요?
오늘의 목적지 부산, 부전역에 도착했습니다. 어제 너무 일정을 무리하게 돌아다녀서인지 오늘은 휴식을 취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에어비앤비 개인실을 예약했습니다.
부전역, 위키백과
부전역, 나무위키
namu.wiki/w/%EB%B6%80%EC%A0%84%EC%97%AD(%EB%8F%99%ED%95%B4%EC%84%A0)
보통 여행을 다니면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를 이용합니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둘째치고 다양한 사람들은 만나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장시간 기차를 타서 피곤했고, 기차안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나서인지 돈을 조금 더 주고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전망 좋은 아파트 옥상 펜트하우스를 선택했습니다.
아파트에는 원칙적으로 외국인도시민박업만 허가가 나기 때문에 제가 오늘 묵는 곳에서 내국인을 받는 것은 불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허가 숙소에서 숙박을 하는게 맞는걸까하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가 아니면 언제 이런 집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숙소에서 본 부산 서면 시내 전망이 참 좋습니다.
숙소를 나와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부산에 왔으니까 당연히 돼지국밥을 먹어야겠죠? 부산은 아무곳이나 들어가도 돼지국밥이 참 맛납니다.
돼지국밥, 위키백과
ko.wikipedia.org/wiki/%EB%8F%BC%EC%A7%80%EA%B5%AD%EB%B0%A5
돼지국밥, 나무위키
namu.wiki/w/%EB%8F%BC%EC%A7%80%EA%B5%AD%EB%B0%A5
저녁을 먹고 난 뒤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길을 걷다 휴대폰 마네킹을 보고 사람으로 착각해 깜짝 놀랐습니다.
숙소에 돌아왔는데 다른 방에 머무는 중국인 여행자들이 거실에 모여 영화를 보고 치킨을 보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중국에서 코로나가 유행하던 때라 조금은 걱정이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운영하는 강다방 게스트하우스에 중국인이 예약을 요청했다면, 저는 그 예약을 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받지 않아야 할까요? 중국인이라고 예약을 받지 않는다면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는 유럽인들과 다를게 없는게 아닌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숙소에서 본 야경. 우리의 인생도 멀리서 보면 별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사람들과 만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은 편의점과 음식점 등에서 주문하고 계산할 때 사용하는 말 외에 내 생각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말을 누군가에게 단 한 마디도 안 한 것 같습니다. 다시 도시인이 된 것 같았던 하루. 오늘은 기차에서 이동한 시간이 길어서인지 피곤하고 유난히 하루가 짧았던 하루였습니다. 밤이 되어도 불 꺼지지 않는 부산 야경 영상으로 내일로 4일차 여행기를 마무리합니다.
다음 이야기
[여행기] 기차로 전국일주 - 내일로 여행 5일차 부산 ▶ 경주
'18~ 강릉 주문진 > 바다는 잘 있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릉시장, 부시장 업무추진비 맛집 지도 (2) | 2020.09.20 |
---|---|
2020-2021년 내일로 패스 안내 (0) | 2020.09.05 |
[여행기] 기차로 전국일주 - 내일로 여행 3일차 (광주 ▶ 목포) (0) | 2020.08.03 |
부처와 보살의 종류, 불상과 보살상의 명칭, 불상의 손모양 (0) | 2020.07.29 |
[여행기] 월정사 쓰담쓰담 템플스테이 후기 (0) | 2020.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