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을 위한 공간
내가 살던 도시는 젊은 사람들이 가는 카페와 나이 드신 분들이 가는 카페가 나누어져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가는 카페에 나이 드신 분들은 오지 않았고, 나이 드신 분들이 가는 카페에 젊은 사람들은 가지 않았다. 누가 정해놓진 않았지만, 사람들은 암묵적으로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곳 강릉, 주문진은 나이 드신 분들과 젊은 사람들이 카페라는 공간을 함께 공유하며 사용한다. 또한, 현지인과 여행객, 친구나 연인, 가족끼리, 아이를 데리고 가는 카페가 나누어져 있지 않고 모두가 한 공간에 뒤섞인다. 그래서 뭔가 어색하고 이상하긴 하다. 하지만 그래서 매력적이다. 좋다.
강릉, 주문진에는 카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카페라는 공간을 공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서로 조금씩 불변한 점이 있더라도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공간을 사용하려 노력한다. 카페라는 공간을 함께 이용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과 직접 대화하고 서로 소통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함께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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