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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톨스토이의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소설이 있다. 소설 속 땅 주인은 농부에게 해가 지기 전까지 하루 동안 발로 밟고 돌아온 땅을 주기로 약속한다. 농부는 해가 뜨기 전부터 걷기 시작하고, 쉬지 않고 걸어 해가 질 무렵 출발점으로 가까스로 돌아온다. 그러나 농부는 해가 지기 전 출발점에 가까스로 도착해 쓰러져 죽는다. 사람에게는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 게스트하우스를 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


게스트하우스를 하려먼 무엇보다 집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집에 하는 것이고 아니면 임대를 얻어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땅을 사 게스트하우스에 맞게 건물을 짓거나 기존에 있는 건물을 사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 인테리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를 비롯한 젊은 친구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건물을 사거나 짓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비교적 저렴한 단독 주택을 임대해 게스트하우스를 하는게 현실적으로 유일한 방법이다. 실제로 많은 게스트하우스들은 규모가 크고 임대료가 비싼, 상대적으로 절차가 까다로운 숙박업(호텔, 모텔 등) 대신 작은 단독 주택에 외국인도시민박업, 농어촌민박업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할 수 있는 집이 많은 도시의 경우 월세가 너무 비싸다. 또한 내국인 숙박이 불가한 외국인도시민박업만 운영할 수 있다. 이미 운영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너무 많아 경쟁이 치열한 것도 도시의 단점이다. 시골의 경우 도시에 비해 비교적 월세가 저렴하다. 내국인 숙박이 가능한 농어촌민박업도 가능하다. 하지만 매물이 적어 집 구하기가 쉽지 않다. 도시에 비해 이용자들의 수요도 많지 않다. 손님이 없을 때를 대비해 다른 일을 하며 수입을 만들어야하지만 시골은 도시에 비해 일자리 자체도 많지 않다.


게스트하우스는 공간을 파는 업종이기 때문에 가구나 인테리어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시골이라 해도 초기 투자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다. 게스트하우스는 푸드트럭이나 인터넷 쇼핑몰과 비교하여 초기에 들어가는 돈이 많기 때문에 잘 안 됐을 경우 위험 부담이 크다. 젊은 사람들은 돈이 없어 게스트하우스를 하지 못하고, 비교적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나이 드신 분들은 게스트하우스 문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참 아이러니하다.


게스트하우스 자리를 알아보러 다니며 많은 부동산을 방문 했다. 어떤 부동산에서는 돈이 안 되는지 아니면 원래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은 반응인지 무관심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어떤 부동산에서는 농담식으로 그 나이 되도록 고작 그것밖에 못 모았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과연 내가 게스트하우스를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저 큰 돈을 다 어떻게 모은걸까? 다시 취업해 돈을 모아야 하는 걸까? 지금껏 낭비없이 아끼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의 벽은 생각 보다 훨씬 더 높았다. 그래서 슬펐다. 내 집, 내 게스트하우스를 가질 수 있는 날이 올까?


사실 집은 많은데, 길가를 걷다보면 방치된 건물들은 많은데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우리는 돈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다. 동네가 유명해지면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과 상인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둥지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도 빈번하다. 강다방 역시 동네가 유명해지고 임대료가 오르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겠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걸까... 이래저래 생각이 많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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