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방 이야기공장/입점 도서 소개

[독립출판물, 시집, 강릉 작가] 빛바랜 낡은 담벼락 따라 희미하게 흐려간 기억처럼 어느 촌부 낙서

강다방 2025. 3. 6. 20:13

 
 

 
 
 
독립출판물, 시집, 강릉 작가
빛바랜 낡은 담벼락 따라 희미하게 흐려간 기억처럼 어느 촌부 낙서
 

제목 : 빛바랜 낡은 담벼락 따라 희미하게 흐려간 기억처럼 어느 촌부 낙서
저자 : 李垠潙
펴낸곳 : 이우리책터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119쪽
크기 : 130x210mm
가격 : 12,000원
발행일 : 2024년 7월 31일
ISBN : 979-11-986627-1-2 (03810)
 
 
강다방 이야기공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책 중 가장 제목이 긴 책이 아닐까 싶다. 투박한 디자인의 표지를 넘기면 삶의 지혜와 애환이 녹아 있는 시가 펼쳐진다. 디자인이나 편집을 전문가에게 맡길 수도 있었지만, 모자라더라도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해보고 싶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더 뭉클하고 매력적인 책이다. 시인이자 작가이자 출판사 대표인 촌부는 강다방 근처에 사시는데, 종종 강다방 앞을 지나치신다. 40쪽 '소중한 마중'을 펼쳐보면 '중기길 모퉁이 철물점 따라 돌아서면 저녁노을에 물든 피곤이 어깨 위에 옮겨오고...'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바로 강다방 앞 풍경이다. 읽자마자 단숨에 해질 무렵 주변 풍경이 떠올라 공감이 많이 됐다.
 
 
 
작가·출판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ooleelee_14/
 
 

 
 
 
李垠潙

강릉 출생
어느 평범한 촌부
 
 
 

 
 
 
차례

하나.
빛바랜 낡은 담벼락 따라 희미하게 흐려간 기억처럼 어느 촌부 낙서

어느 촌부의 낙서 13
그냥 두자 14
쑥부쟁이 이야기 16
촌부의 하루 17
숨긴 한숨 18
변명 20
잊혀짐의 위로 21
보통의 하루 22
기찻길 옆 찻집 23
혼잣말 24
지나간 것들 25
하늘 닿은 동네 26
 
 
 
 

 
 
 
여는 시
 
 

왕의 날



개구리 웃는 빗길
왕이 행차하신다

개골개골 찰박찰박
우산 내던지고 까르르르

나는 왕
여긴 왕궁
백성들과 함께 웃는다
 
 
 
 

 
 
 
 
어느 촌부의 낙서
 

어리석은 미련이
해바라기 따라 돌다
지쳐 앉아 하늘을 보니
저녁노을이
어느새 고갯마루 넘는다

얼마나 세상 보려 발버둥 쳤나

빛바래 가는 낡은 담벼락 따라
희미하게 흐려가는 낙서가
부질없는 촌부의 세월을 넘는다

 
 
 

 
 
 
그냥 두자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서글프면 서글퍼지는 대로
어찌 사연 하나 없겠나
그냥 두자

점차 편협해 지는 짧은 생각
가끔은 왜곡되는 기억
그리움에 울컥 오른 눈물
그냥 두자

같이 걷고 함께 했던 순간
지나오는 두려움
그냥 두자

 
 
 

 
 
 
 
지나간 것들


뭔들
안 아쉬울까

담장 따라
흐려진 낙서
빛바래 가고

눈에 익은 것들
훵 하니
쓸고 지나는
낯선 바람에

눈물이 난다
 
 
 

 
 
 
선물 같은 그녀
 

"나도 사랑해!"
불쑥 던진 아내의 아침 인사
퉁명스럽게 받는다

"뭐 잘못 먹었어?"
물음에 윙크한다

허한 미소 머금고
일상으로 간다

돌아보면 미안함이
혼자 미소 짓는다
부족한 것 모르는 한 여자
아내로 만나
난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나도 사랑한다고
삼킨다
 
 
 
 

 
 
 
 
소중한 마중


중기길 모퉁이
철물점 따라 돌아서면
저녁노을에 물든 피곤이
어깨 위로 옮겨오고
하루 종일 품었던 수고는
가로등 불빛 위에 얹힌다

오늘을 보낸 가방 무게만큼
힘든 청춘 등에 지고
지친 발걸음 옮기는데

노을에 물든 낯 붉힌 미소가
널 마중한다
 
 
 

 
 
 
담다


익숙한 풍경이
위로가 되고

일상의 바람이
행복을 부르는

평범한 하루

그냥 너라 부르며
기억으로
눈에 담는다
 
 
 
 

 
 
 
 
강문 다리에서


옆으로만 기던
돌게 한 마리
멈춰 거품을 문다

졸고 있던 돛단배
갈매기 날개짓에
놀라 꿈틀댄다

밀려들던 파도 속으로
모래알 사라져 가고

바람 타던 바다 냄새
코끝 스치면

강문 다리 넘어
여인의 머릿결인 듯
흰 연기 타고 노을이 진다
 
 
 
 

 
 
 
누군가 묻거든


어느 날
누군가
삶을 묻거든

새싹 듣는 소리와
꽃이 피우는 향기
그 사이쯤이라고

햇볕 피해 그늘 찾는
그 사이쯤
장마철
비 피할 수 있는
그 사이쯤

낙엽 밟히는 소리와
발자국 위에 쌓이는 흰 눈
그 사이쯤일 거라고


 
 
 

 
 
 
비밀 하나


살며 지쳐 힘이 들 때

누구나 감춰둔
외면해야 위로 되는 아픔
스스로 견뎌야 하는 사연
하나쯤 안고 살지

삶이 예민해질 때면
들르고 싶은 곳
가보고 싶은 곳
살며 지치고 괴로우면
쉬어 갈 곳
하나쯤은 남겨두길
 
 
 

 
 
 
 
겸손


쌓은 것이 지식이라면
실천하는 것은 지혜라
소유는 경쟁이더라

이제
더 낯선 떠날 준비
추억으로 챙기고
경험을 다독여
소유하듯 나누고
나누는 듯 소유하며
거창하진 않아도
한 번쯤 돌아보는 시간이길


 
 
 

 
 
 
 
기도 잊지 말으시게
 

얻을 수 있다면
마카 다 갖고 싶네
빌릴 수 있으면
그것 또한 좋지

너무 매련 없게 흩어놔서
다독일 수 없는 날들

남겨진 걸음과
하늘 오르는 흰 연기까지
살뜰히 챙겨다가
부모님 계시는 보래미 골
개울에 놓아주게

시적시적 물길 따라 가다
섬석천 만나면
실쩍 한 번 웃고
 
 
 
 

 
 
 
 
안목항 도착할 쯤이면
더 먼 길 가야 한다고
기별 할터니
뜨신 커피나 한 잔 하세

후회도 미련도 두지 않고 갈터니
사랑하고 행복했었네
미안하다는 말은
밍구스러워 차마 맺지 못하네
 
 
 
 

 
 
 
 
작가의 말


뭔들 아쉽지 않을까
다시 되돌린다 한들 뭐가 달라질까
날마다 새날인 줄 모르는데

사는 게
세월에 씻겨
희미하게 바래다 지워지길
기다릴 수밖에 없는
낙서 같더라

문학세계를 넘볼 수는 없어도
이렇게 낙서로 스스로를 위로 하고
세월이 느껴지는 낙서 위에서
삶의 흔적을 찾는
나는 낙서꾼이다

달력도, 인생도 절반을 넘긴 시간에
낙서꾼 李垠潙
 
 
 
 

 

강다방 이야기공장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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