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 시나리오
로그라인 강릉 단편영화 시나리오 전집
강범석·김만재·김영환·박강산·유이석·이보슬·최승민·홍성현·황승택
제목 : 로그라인 강릉 단편영화 시나리오 전집
저자 : 강범석·김만재·김영환·박강산·유이석·이보슬·최승민·홍성현·황승택
펴낸곳 : 영화사 이심전심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227쪽
크기 : 148x210mm
가격 : 8,500원
발행일 : 2024년 11월 30일
ISBN : 979-11-990147-0-1 (03810)
강릉 지역 영화 시나리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초심을 담은 결과물. 시나리오라 그런지 오히려 다른 소설보다 술술 읽혔고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자세한 책 소개 대신 시나리오를 쓴 학생의 글을 적어본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망설이는 시간에도 우리는 늙어갑니다. 저희의 글을 읽고, 용기를 얻으세요. 그리고 하세요.’
로그라인 강릉
단편영화 시나리오 전집
강릉문화창작집단 LOGLINE, 강릉문화재단, 이심전심
로그라인 강릉은
영화적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강릉사람들로 이뤄진 문학동아리입니다. 올해 강릉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전선영 감독님의 지도아래 약 5개월간의 기간을 거쳐 첫 번째 결실인 시나리오 전집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헌신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정도인 전선영 감독님의 다정하고 세밀한 지도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또한 강릉문화재단의 따뜻한 지원도 감사드립니다. 열성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한 편의 시나리오를 완성한 모든 멤버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4년 11월 30일. 로그라인 강릉.
물풍선 (황승택) ... 1
토미 (홍성현) ... 11
산티아고고(최승민) ... 31
퍼펙트로즈 (이보슬) ... 63
바보(유이석) ... 89
구원(박강산) ... 111
따로 혹은 또 같이 (김영환) ... 143
얕보지 마 (김민재) ... 161
디케의 선택 (강범석) ... 189
작업을 마치며 ... 227
물풍선
로그라인
짝사랑에 빠진 소년 시환, 마음을 담은 물풍선 배달을 시작하다!
시놉시스
같은 반 여학생을 좋아하는 2학년 시환. 그녀가 물풍선을 좋아한다는 소식을 쪽지로 전해 듣는다. 물풍선에 물을 채워 선물하려 했지만 매듭을 짓지 못해 물풍선 입구를 손으로 꼭 쥐고 그녀에게 가는 시환. 하지만 그녀에게 가는 길도 순탄치만은 않다.
기획의도
완벽히 채워지지 않더라도, 매듭짓지 못하더라도,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각본
황승택
1. 학교 운동장-아침-실외
밝은 햇살이 학교 건물과 운동장 비춘다. 건물은 알록달록한 페인트로 칠해져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뛰어다니는 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 살랑거리는 바람 소리 등이 느린 박자로 섞여 조용한 활기를 만든다. 운동장 한편에 서 소연(여/9)이 시환(남/9)에게 초대장을 건넨다.
소연
(밝게 웃으며) 오늘 5시까지 우리 집으로 와!
시환은 초대장을 받아 들고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짓는다.
2. 교실- 낮-실내
쉬는 시간. 선생님은 계시지 않고 아이들만 교실에 가득하다. 떠드는 아이 들, 춤을 추는 아이들, 공놀이하는 아이들, 술래잡기하는 아이들이 있다. 시 환은 혼자 앉아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시환의 시선이 닿는 곳엔 반에서 소연과 그 친구들이 재잘거리고 있다. 소연을 바라보고 있는 시환에게 다가 오는 시환의 친구 준수(남/9). 비장한 표정으로 시환에게 주먹을 내민다.
소연은 가볍게 시환의 손을 잡고,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멀어져기 는 그들 위로 '물풍선' 타이틀 떠오른다.
토미
로그라인
어느 날 갑자기 머리에 뿔이 난 유민은 뿔을 없애려 노력하고, 결국 성공한다.
시놉시스
어느 날 갑자기 머리에 뿔이 난 유민. 정수리에 난 뿔은 통증을 동반한다. 병원에 가지만, 의사는 뿔이 플라스틱 같다고 하고, 장난으로 받아들인다. 우연히 흙을 먹으면 통증이 없어지는 것을 알게 된 유민. 하지만, 왜 뿔이 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1년 후 뿔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유민은 뿔을 없애는 방법을 찾는다.
기획의도
기성세대의 노력으로 세상이 편리해졌지만, 그로 인해 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하였다.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환경문제에 노출된 젊은 세대들의 환경적 진화를 뿔의 발생으로 생각해 보았다. 배출할 수 없는 똥인 플라스틱 뿔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흙을 먹어야 한다. 기성세대는 자신 뿐 아니라, 새로운 세대를 위해 환경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각본
홍성현
1. 바닷가낮-실외
맑은 봄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닷가에 모여 있다. 유민(여/29)은 사람들에게 비닐봉지와 집게를 나누어 준다. 사람들은 이동하며 쓰레기를 줍기 시작 한다. 형식(남/29)이 유민에게 다가와 비닐봉지와 집게를 받아간다.
형식
참. 이거. 의미 없다. 이런다고 뭐 얼마나 깨끗해지겠냐?
유민
안 할거면, 그냥 꺼져.
유민은 형식의 비닐과 집게를 빼앗으려 한다. 형식은 빠른 걸음으로 앞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 도남(남/27)과 민주(여/24)에게 다가간다. 셋은 장난을 치며, 앞으로 걸으며 쓰레기(페트병, 커피용기, 빨대, 스티로폼 부스러기, 그물, 죽은 물고기)를 줍는다.
유민은 바다를 한번 바라보고,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다.
형식
도남아 누나하고 이따 밭에서 고기 먹자.
도남
오케이.
산티아고고
로그라인
"자신의 장례비용을 계획적으로 마련한 청년 시진, 이제 계획대로 죽고만 싶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들은 그의 계획된 자살을 방해하는데....”
시놉시스
살아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자살을 결심한 27살의 청년 시진은 1년 동안 성실하게 일해서 매달 선불식 상조 서비스에 장례비용을 납입하기로
결심하는데.... 새로운 일터에서 자신과 비슷한 우진이라는 친구와 가까워지며 마음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갑자기 시진이 절도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우진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시진은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된다.
기획의도
우울감을 느끼는 청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보고 싶고, 우울증에 걸린 청년들의 좌절감은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떻게 마음속에서 커져가는지 보여주고 싶다. 이에 더하여, 한 인간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삶을 정리해나가는 과정에서 끝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지, 만약 그런 것이 존재한다면 그 의미는 무엇일지 고민해보고 싶다.
각본
최승민
진심상조 상담원(소리)
네, 안녕하세요. 저희 진심상조 선불식 가입상품 말씀이시죠? 선불식 상조서비스는 저희 상품 가입 후 매월 할부금 납부하시고, 장례 발생 시 남은 할부금을 일괄 납부하는 방식의 상조 서비스구요. 혹시 궁금하신 부분이 따로 있으실까요?
시진
그... 최소 납입기간이 5년이라고 적혀있던데. 혹시 더 짧게 납입할 수도 있나요?
진심상조 상담원(소리)
네, 가능하십니다. 납입기간이 짧아지면 수수료도 더 저렴해 지시구요. 혹시 예상하시는 장례 날짜나 일정이 있으신가요?
시진
내년 12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심상조 상담원(소리)
네, 실례지만 상품가입 대상자는 어떻게 되시나요?
시진
본인입니다.
진심상조 상담원(소리)
...네?
시진
본인이요. 본인상이요.
3. 심리상담소 안-낮-실내
테이블을 중간에 두고 상담소 직원(여, 31세)과 시진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머그컵 2개와 서류 몇 장이 올려져 있다. 서류 상단에 우울 및 불안장애 전문상담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상담원
안녕하세요, 시진 씨. 이번 주도 잘 지냈어요?
퍼펙트로즈
로그라인
완벽함에 집착하는 작가의 그림이 도난당하기까지의 이야기
시놉시스
직장인이자 음악가 '제이'와 화가 '소하'는 옥탑방에 살면서 사랑도 하고, 작업도 한다. 그러던 중 소하의 '퍼펙트로즈' 그림이 상을 받으며 유명해지고, 소하는 더 완벽해지고자 몸이 망가질 때까지 그림만 그린다. 그로 인해 두 사람은 헤어지고, 제이는 소하의 그림이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접한다. 소하를 찾아간 제이는 자신의 그림을 훔치고 자살 기도를 한 소하를 발견하고, 그녀의 회복을 돕는다.
기획의도
부모 재산 정도에 따라 다이아부터 흙까지 나뉘는 '수저계급론', 'SNS 팔로워 수', '결혼시장 등급표' 등. 인간을 한우 등급처럼 판단할 수 있는 표상이 한층 다양해졌다. 이런 현상 속에서 '적(赤)'과 '백(白)' 등급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이어갔다.
각본
이보슬
소하
그냥. 나한테 빨간 장미는 완벽한 오브제로 느껴져. 장미는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이 사랑해온 꽃이기도 하고, 그중 빨간 장미가 제일 고귀하고 우아하다 생각해. 일종의 동경의 대상이랄까. 어릴 때 트라우마 일지도 모르고. 아무튼 빨간 장미 의 꽃말 중 하나가 실제로 '완벽함'이기도 해.
제이
동경할 필요가 있나. 이미 넌 내게 퍼펙트~한데. (노래를 흥얼거리듯) 넌 장미보다 아름답지만~
소하
아 뭐야~ 완전 느끼. 표현
제이
크크크.
울리는 소하의 휴대전화 벨소리.
20. 해변-저녁-실외
흰 천이 감싸진 그림을 들고 모래사장을 걷는 소하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따라 걷는 제이. 제이는 작은 사각 가방과 이젤을 들고 있다.
제이(나레이션)
완벽함이란 건 뭘까.
결점이 없고, 모두가 인정하는 완전한 상태.
해가 지고 있는 바다를 배경으로 흰 천으로 감싸진 그림이 이젤 위에 올려져 있다. 소하가 그림의 흰 천을 푼다. 흰색으로 덧칠해진 빨간 장미 그림이 보인다. 바닥에 둔 사각 가방을 열어 기름이 든 플라스틱 통을 꺼낸다. 그런 소하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제이.
제이(나레이션)
그런 게 존재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존재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림에 기름을 붓는 소하의 뒷모습. 뒤를 돌아 제이를 보며 웃는 소하, 제이가 웃으며 담배를 입에 물고, 주머니에서 성냥을 꺼내 불을 붙인다. 소하가 다시 고개를 돌려 기름을 마저 붓는다.
바보
로그라인
결혼 생활에 지친 한 남자가 젊은 여자와 불륜에 빠진다. 그 선택이 가져올 결과는...
시놉시스
성민은 7년 차 결혼 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있다. 아내 지영과의 관계는 냉랭하기만하고, 일상은 지루하기만 하다. 어느 날, 친구 정남의 유혹에 넘어가 단란주점에 가게 된 성민은 그곳에서 만난 젊고 매력적인 아가씨 민영에게 빠져든다. 성민은 민영과의 관계에 푹 빠져 그녀에게 돈을 대주고 선물을 사주며 점점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던 중 아내 지영이 성민의 비밀 통장을 발견하고, 부부 사이에 큰 다툼이 벌어진다. 성민은 충동적으로 이혼을 요구하고 민영에게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
기획의도
현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결혼 생활의 위기와 외도의 유혹을 다릅니다. 주인공 성민의 선택과 그 결과를 통해 관객들에게 삶의 중요한 가치와 선택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합니다.
각본
유이석
성민
(한참 생각하다가) 네가 쏜다면... 근데! 정말 아가씨들 새로 왔대? 오늘은 니가 가재서 가는 거다. 가서 난 노래만 부를 거야? 알았지?
식당을 나오는 성민과 정남. 저 멀리 단란주점 루비의 간판이 보인다. 갑자기 멈춰서는 성민. 정남은 아무것도 모르고 한두 발짝 앞서 걸어가고 있다.
성민
정남아, 아무래도 안 되겠어..
정남
(그제야 뒤 돌아보고는) 뭐가?
성민
기분이 이상해! 이 광경 어디서 본 듯 해...
너 따라가면 안 되겠어. 잘 가라!
허겁지겁 뒤돌아 뛰어가는 성민.
정남, 의아하다는 듯 뛰어가는 성민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구원
로그라인
범죄자들을 처분하는 범죄자 알파, 그를 잡기 위한 두 형사의 고군분투.
시놉시스
14년 전 경찰학교에서부터 인연이 시작된 두 형사, 유정훈과 최민준. 남다른 투철한 정의감으로 불타는 유정훈과 아닌 척하지만, 누구보다도 정의로운 최민준. 이들이 사적 제재를 일삼는 '알파'라 자칭하는 범죄자를 쫓으며 서로를 의심한다. 결국 두 형사의 활약으로 알파를 잡는 데 성공하지만, 알파는 자결한다. 알파의 정체는 누구였으며, 그를 모순된 정의관으로 이끈 것은 무엇이었을까?
기획의도
분노가 만연한 사회. 분노의 감정이 범죄로 번져나가는 혼란 속에서 법조차 피해자들을 지키지 못하는 개탄스러운 현실에, 사적 제재를 옹호하는 여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과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또 다른 분노는 정의라 부를 수 있을까에 대한 고찰이 '알파'라는 존재를 만들었고, 이를 시작으로 '구원'의 스토리라인이 꾸려지게 되었다. 이 영화를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를 관객들에게 묻고자 한다.
각본
박강산
민준
(알파 획순에 맞게 따라가는 정훈의 손가락을 바라보며) 마치 길 찾기 같네.
정훈
84552359.
알파 획순에 맞게 따라가 맞춰진 수의 조합. 84552359.
정훈
이 숫자에 하이픈을 붙이면... 84-552359.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아?
민준
(눈이 커지며) 이건・・・ 수사 사건 번호 형식이잖아!
민준은 암막 천에서 나와 수첩에 해당 번호를 적는다. 정훈도 뒤따라 나와 암막 천을 정리한다. 민준은 수사 장비들을 챙기고 나갈 준비를 한다.
따로 혹은 또 같이
로그라인
결혼과 동거? 당신의 선택은?
시놉시스
결혼 30년 차 부부인 옥경과 준영, 준영의 명퇴 이후 붙어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둘 사이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취업해서 독립하려는 아들 민준은 4년간 교제해온 은주와 결혼이 아닌 동거하겠다며 부족한 전세금을 요청하는데... 결혼 30년 차 부부 옥경과 준영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기획의도
결혼이라는 제도 이전에도 관계는 존재해 왔다. 제도와 법이라는 것이 생겨나기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던 관계를 언젠가부터 제도라는 틀 안에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먼저 보호하고 지켜야 할 관계보다는 형식의 보존에 혹은 형식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이 이야기는 출발한다. 좋은 관계란 무엇일까? 아마도 평생 찾아 헤맬 숙제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각본
김영환
12. 옥경의 방-밤-실내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고 있는 옥경. 노안으로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는 모습. 어느새 꾸벅꾸벅 조는 옥경. 순간 깜짝 놀라 옥경이 깬다.
13. 복싱체육관-밤-실내
준영이 복싱체육관에서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어린 학생의 미트를 받아주며 뒤로 넘어지는 과장된 액션을 하며 즐거워한다.
<F.O>
14. 테라로사 커피숍-낮-실내
커피숍에 옥경과 준영이 마주 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둘 다 표정이 밝다. 약간 상기된 듯 이야기하는 준영을 바라보는 옥경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준영
그게 의외로 생각보다 빨리 돌아오더라고. 권투를 그만둔 게 중3 때였으니까 대충 40년 전인데 몸은 기억하고 있었나 봐. 나도 놀랐지만, 관장이 더 놀라는 눈치야. 나 지난주부터는 꼬마들 가르쳐.
얕보지 마!
로그라인
힘없는 자들이 던지고 치는 새로운 세상
시놉시스
강하시 시봉센터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하명희 사무국장은 노인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센터장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노인프로그램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하명희는 좌절한다. 이에 교육생 어르신들이 그동안 배운 지식을 활용해 시위를 벌이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되는데...
기획 의도
정의와 봉사를 내세우는 기관이 내부적으로는 근로자를 착취하고, 정치권력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멋대로 공공 예산을 난도질하는 세상이다. 이런 부당한 현실에 맞서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상상의 세계라면 어떨까? '을'인 사무국장이 던진 IT 공을 정보 소외계층인 어르신들이 쏘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각본
김만재
이마달
제가 좀 알아보니깐, 해외 선진지 견학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왜, 다들 하는 것 있잖아요? 두 분 모시고 우리도 한 번 나갔다 옵시다. 술 한잔하면서 깊은 업무 얘기도 하고, 좋잖아요? 술값은 내가 낼게요. 우리 사무국장님, 또 술값 걱정할라.
하명희
사업비가 빠듯해서, 현재 예산으로 어려울 것 같은데요.
이마달
왜, 노인 프로그램들 있잖아요? 예산 보니깐, 그 항목 빼면 딱 맞겠던데.
하명희
어르신들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다들 내년 사업도 기대하고 계시구요.
이마달
사무국장님, 말이야 바른말이지, 그게 우리 센터가 할 일이에요?
하명희
네? 우리 시처럼 작은 데는 봉사센터에서라도 해야죠. 센터 장님도 좋다고 동의하셨잖아요.
디케의 선택
로그라인
인간보다 인간적인 기계가 짐승보다 못한 인간을 만났다.
시놉시스
의 감정을 인지하는 AI 판사 디케가 존속살해사건의 피고인 시온의 공판을 진행한다.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보이는 시온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지는 것이 확실시 되어가는 가운데, 디케는 불분명한 살해 동기에 의심을 품게 되고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역설적이게도 디케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결정해야 할 선택의 기로에 선다.
기획의도
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판결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AI가 판사를 하는 게 더 낫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만약에 인간보다도 인간다운 AI가 인간들에게 판결을 내리는 그런 세상이 온다면, 인간의 경계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부딪혔다. 지성, 인성, 감성을 갖춘 존재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침해당할 때 행하는 행위, '저항'이야말로 그 경계선이 아닐까.
각본
강범석
변호인
증인, 피해자 김영오씨가 본인의 사망보험금과 모든 유산들을 증인이 아닌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돌려놨었습니다. 증인이 9살이 되던 해에요. 이에 대해 전혀 몰랐었나요?
시온
그래도 자식이면 유류분이란 거 있지 않아요? 수업시간에 그렇게 배웠는데?
변호인
증인은 고의로 직계존속을 살해하였기 때문에 상속결격사유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유류분 상속도 불가능합니다.
시온
(피식 웃으며) 아 씨... 몰랐네.
디케
증인, 지금 재판장이 한 가지 더 묻겠습니다. 증인은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는데 유산을 상속 못 받는 걸 생각지도 못했다는 건가요?
시온
아 짜증나게 뭘 더 물어요. 몰랐다구요.
이라는 점도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시온을 바라보며) 피고인, 지금 웃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시온
(얼굴이 눈물범벅인 채로 웃으며 고개를 든다) 제가 왜 웃는 것 같으세요 판사님? 저의 지금 감정은 뭔지 알겠어요?
INSERT
시온을 한참 바라보지만, 디케 내부의 모니터 위에 'Unknown'이란 문구가 뜬다.
디케
저는 인간의 심장박동, 표정의 변화, 목소리의 파동같이 감정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인지할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현재 피고인이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는 도저히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가 없네요. 제가 기계여서 모르는 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같은 인간끼리라 하더라도 알 수 없는 수많은 감정과 욕망들이 존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디케의 검정색 디스플레이 아래로 눈물이 흘러내려 턱 끝에 맺힌다.
작업을 마치며
"영화 시나리오는 저에게 방학 끝까지 미뤄둔 숙제 같은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감독님과 함께한 수업, 그리고 모든 분들의 도움 덕분에 마침내 첫 장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황승택
"2024년 7월 21일 오후 2시, 뜨거운 여름 낮에 시작된 우리의 수업은 과제를 하기 위해 책상 앞에서 다리를 떨어대던 시간과 마감시간을 지나 멋쩍어하며 올린 과제들과 수업이 끝나면 해방된 듯한 기분으로 함께한 술자리와 예전에는 만족했을 법한 아쉬운 시나리오를 남겼습니다. 전선영 감독님과 함께한 동료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 홍성현
"시나리오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그것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선영 감독님, 동료들. 감사합니다." - 최승민
"보슬 : 썼다' 늘 써야지, 쓰는 중 했던 것을 마침내 '썼다. 어쨌든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것을, 글은 써야 글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전선영 감독님과 로그라인 강릉 동료들에게 감사합니다." - 이보슬
"한 영화의 시작은 시나리오이다. 시나리오를 완성한 우리는 영화의 시작점에 서있다." - 유이석
“문득 글이 쓰고 싶어지던 찰나, 덜컥 물어버린 시나리오 쓰기 강좌. 창작의 고통과 좌절의 순간을 겪으며 어설프지만 나름의 결과를 만든 보람. 새로운 도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끔 도와주신 전선영 감독님 및 로그라인 강릉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함." - 박강산
"1년 전쯤. 우연히 영화연기 워크숍에 참가하고 영화를 계속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적지 않은 나이, 전혀 학습이 되어 있지 않은 나.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지었다.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내가 해 볼 수 있는 최선이라고. 로그라인 동료들과 헌신으로 지도해 주신 전선영 감독님의 도움으로 이 결과물을 내놓는 지금. 최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다시 한번 느낀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야겠다고 앞을 바라본다." - 김영환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실전의 디테일, 그래서 귀하고 고맙다." - 김만재
"아름다운 고통의 시간들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 강범석
강다방 이야기공장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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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팝니다. 지역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연결합니다 🌊
강릉역 도보 5분 거리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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