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Unsplash의Brandon Lopez
독립서점에서 책 구하는 법, 도서 들여오는 방법
(직거래, 도매 등 유통구조와 공급률에 대하여)
1. 독립출판물 직거래
독립출판물의 경우 작가님께 연락을 드리면 답변해 주시는 경우가 많다. 공급가율은 작가님이 정한 기준으로 진행되기도, 서점에서 정한 기준으로 진행되기도 한다.책방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가격에 책을 공급받는 게 운영에 유리하며 공급가율 조정도 비교적 유연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위탁 판매 시 70%로 진행되며, 선구매(매절/현매)시 60~65% 공급률이 결정된다. 생존이 우선이라면 서점에 유리한 공급가율로, 작가님이나 출판사에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싶다면 창작자에게 유리한 공급가율로 거래를 진행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 매출 증빙에 대한 부분이다. 독립출판물은 사업자를 내지 않고 만들어지는 책이 많기 때문에 계산서 발행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1만원 짜리 책을 공급가율 70%로 들여와 판매하면 서점의 수익은 3천원인데, 계산서 발행이 되지 않을 경우 수익이 3천원이 아닌 1만원으로 잡힌다. 책은 면세 품목으로 부가가치세는 면제되지만, 매출은 종합소득세 등에 영향을 미친다.
계산서 발급을 하기로 했으나 정작 발행해 주지 않는 작가님이나 출판사도 많고, 반대로 위탁으로 판매한 책을 작가님이나 출판사에 정산해 주지 않고 떼어먹는 서점도 많다. 출판계도 결국 사람 사는 곳으로,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있으니 거래하며 부디 너무 마음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방을 운영하다 보면 작가님 또는 출판사로부터 먼저 입점/입고 신청 연락이 오는 경우도 많으니, 책방에 맞게 입점 도서를 선정해 거래하면 된다.
2. 기성출판물 직거래
좋아하는 작가가 있거나 출판사가 있다면 직거래 문의를 남기면 된다. 하지만 큰 출판사는 개별 서점과는 거래하지 않고 도매 등을 통해 책을 구입하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어떤 출판사는 아예 답변조차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마케팅, 브랜딩이 별게 아닌데... 책방을 운영하는 것도 결국은 사람인지라 그런 출판사의 책은 결국 눈길이 덜 가게 된다. 직거래하면 도매나 온라인 서점을 통해 구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책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공급가율이 높은 경우도 꽤 많다. 자세한 내용은 4번 온라인 서점 사업자 거래 부분에 적겠다.
3. 지역 도매 이용
결론부터 말하면 지역 도매와는 거래하지 않/못해 아는 내용이 없다. 지역에 있는 도매 업체 북센에 여러 번 거래 문의했지만, 담당자가 단 한 번도 연락을 주지 않았다. 아마도 관리해야 할 업체가 많아 작은 독립서점까지는 거래를 신경 쓰지 못하는 것 같다. 다만 다른 지역 독립서점 사장님들께 여쭤보면 북센과도 잘 거래하고 있다는 책방도 많다.
4. 온라인 서점 사업자 거래
지역 도매 업체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비집고 온라인 서점에서 사업자 거래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무래도 해가 지날수록 소매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잘 아는 온라인 3사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모두 사업자 거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각 업체별로, 또 책마다 공급가율이 다 다르다. 사업자 별 특징은 아래에 적어보았다. 장르에 따라 공급가율도 조금씩 다른데 시집은 공급가율이 일반 책에 비해 조금 더 높은 편이다.
교보문고
- 공급가율 65~70% (선구매 기준, 일부 반품 불가한 경우 있음)
- 결제금액 기준 10만원 이상 배송비 무료, 10만원 미만시 배송비 5천원
- 대형출판사 책 공급가율이 저렴한 편
- 재고 다른 곳과 비교하여 많은 편
- 결제 수단 계좌이체, 예치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진행
- 파손된 책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음 (매장에서 손때 타 팔리지 않고 훼손된 책을 보내주는 느낌...)
예스24
- 공급가율 65~70% (선구매 기준, 일부 반품 불가한 경우 있음)
- 인디펍에서 판매하는 도서 73%로 공급
- 판매가 기준 12만원 이상 구매시 배송비 무료, 미만시 배송비 2,500원
- 신생출판사 책 공급가율이 저렴한 편
- 결제 수단 계좌이체
- 작가와의 북토크 등 책방에서 진행할 수 있는 이벤트 지원 많은 편
알라딘
- 공급가율 보통 73% (선구매 기준, 일부 반품 불가한 경우 있음)
- 결제금액 기준 10만원 이상 배송비 무료, 미만시 배송비 2,500원
- 결제 수단 카드 가능
인디펍
- 공급가율 일괄 70% (선구매 기준, 대부분 반품 가능)
- 간혹 교보문고나 예스24에서 공급가율 70% 넘어가는 책이 인디펍에서는 70%로 제공되는 경우 있음
- 인디펍에서 판매 중인 책을 예스24에서도 구매 가능한데, 서점에는 73%로 공급됨
- 결제 수단 카드 가능
- 독립출판물 위주
일반적으로 교보문고와 예스24는 출판사에서 60%에 책을 들여와 5%를 붙인 65%에 지역 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간혹 몇몇 작가님이나 출판사에서 서점도 교보문고나 예스24를 이용할 수 있다는 걸 모르고... 교보나 예스24에는 공급가율 60%로 책을 제공하며 직거래 하는 책방에는 70%로 책을 공급하려는 경우도 있다! 손님들은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고른 뒤, 10% 할인되는 온라인 서점으로 책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점 입장에서는 온라인 보다 더 높은 가격에 책을 공급받고,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책을 구경한 뒤 온라인으로 책을 시키는 걸 보면 현타가 온다. 난 왜 서점을 하고 있나하는 생각부터, 작가님과 출판사들에 대한 서운함까지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작가님, 출판사 담당자가 있다면 오프라인 서점과 직거래를 원할 경우 적어도 온라인 서점보다 더 낮은 공급가율로 책을 공급해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개별로 거래하게 되면 더 번거롭고 일이 많아지는 것을 안다. 하지만 비싼 금액을 내고 서울국제도서전 부스에 나가는 것보다 공급가율을 오프라인 서점에 유리하게 제공해 365일 열리는 각 지역 도서전(이라 쓰고 결국은 책방)에 책을 홍보하는 게 더 가성비 있는 판단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대부분의 독립서점은 대형 서점과 달리 반품도 잘 안하고, 오프라인 서점에 노출된 책은 온라인 서점에서의 구매로도 연결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2024년 7월 기준 각 온라인 서점별 공급가율 예시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A 출판사
직거래 68%, 교보문고 66%, 예스24 70%, 알라딘 73%
> 책방 입장에서 이 책은 교보문고를 이용하는 게 가장 유리하다
B 출판사
직거래 60%, 교보문고 65%, 예스24 70%, 알라딘 71%
> 책방 입장에서 이 책은 직거래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C 출판사
직거래 70%, 교보문고 65%, 예스24 65%, 알라딘 73%
> 책방 입장에서 이 책은 교보문고나 예스24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D 출판사
직거래 65%, 교보문고 70%, 예스24 65%, 알라딘 73%
> 책방 입장에서 이 책은 예스24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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