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방 이야기공장/입점 도서 소개

[강릉 작가, 에세이] 누군가 내 일기를 몰래 읽었으면 좋겠어, 최선미

강다방 2023. 9. 27. 17:24

 

 

 

 

독립출판물, 강릉 작가, 에세이

누군가 내 일기를 몰래 읽었으면 좋겠어, 최선미

 

 

강다방 이야기공장 길 건너편에 있는 카페 <커피쓰다> 사장님이 쓴 일기를 차곡차곡 모아 만든 책. 서울에서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고향인 강릉으로 돌아와 카페를 운영하며 적은 생각과 고민이 담겨있다. 회사를 다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누군가의 삶이 궁금하다면, 혹은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사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될 내용이 많이 담겨있다. 커피쓰다 벽면 한 쪽에는 사장님이 쓰신 최신 일기가 붙어있으니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크게 읽으면 사장님의 째려봄을 느낄 수 있다.

 

 

제목 : 누군가 내 일기를 몰래 읽었으면 좋겠어
저자 : 최선미
펴낸곳 : 강다방 이야기공장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89쪽
크기 : 120x180mm
가격 : 10,000원
발행일 : 2022년 11월 29일
ISBN : 979-11-966908-4-7 (03800)

 

 

 

커피쓰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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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쓰다 네이버 지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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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방 오리지널] 누군가 내 일기를 몰래 읽었으면 좋겠어, 직장인의 삶을 떠난 카페인의 소심

강다방 오리지널 시리즈 '누군가 내 일기를 몰래 읽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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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내 일기를 몰래 읽었으면 좋겠어> 판매처 📌

 

 

강릉

 

📕 강다방 이야기공장(@kangdbang)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 윤슬서림(@yoonseul_bookstore)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가작로2387번길 7 (포남동)

☕️ 커피쓰다(@coffee_n_write)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강릉대로 300 (옥천동)

영업 종료

☕️️ 하렌커피(@harencoffee)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남산초교길25번길 1 (내곡동)

영업 종료

 

 

경기

 

📕 빈칸놀이터(@blankplayground.b_l_and)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금학로 426-4 (마평동)

 

 

부산

 

📕 주책공사(@lordbook04)
부산광역시 수영구 민락본동로19번길 36-11 (민락동)

 

 

서울

 

📕 국립중앙도서관(@nationallibraryofkorea, 대여 가능)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대로 201 (반포동)

 

📕 국회도서관(@nal_kr, 대여 가능)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의사당대로 1 국회의사당 (여의도동)


📕 독서관(@dokseogwan, 구매/대여 가능)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7길 41 (연남동)

 

 

인천

 

📕 딴뚬꽌뚬(@tantumquantum_incheon)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경인로 358 지하 1층 (주안동)

 

📕 코부기(@_eunji_coboogi)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마니산로 714-1 (상방리)

 

 

 

 

 

 

 

 

 

 

 

누군가 내 일기를 몰래 읽었으면 좋겠어
직장인의 삶을 떠난 카페인의 소심한 카운터 일기

1등이 아니라 즐기는 삶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아이든 어른이든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꼭 1등일 필요는 없다고. 뛰어야 할 곳에서 걷지 않았고, 결승선이 있는 곳에서 끝까지 달렸으니 그걸로 됐다고. 우리는 이미 너무나 수고한 삶을 살고 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커피쓰다(최선미)
스스로 열심히 일하면서 자꾸만 쉬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자영업 5년차, 강릉역 앞에서 카페 '커피쓰다' 운영 중. 내년에는 나 자신에게 주 5일제, 연차 15일(2년마다 +1일)을 부여하자고 매년 다짐하고 있다.

 

 

 

 

 


잘 살아보세

직장을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 누군가 물었을 때, 나는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다.”고 말하곤 했었다. 그 거창하고 확연하지 않은 이유를 내세워 당시의 나는 많은 것들을 멈췄다.

회사를 나와 직장인으로서의 소속감을 버리고 오랜 타지 생활을 모두 정리했다. 사는 곳,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먹는 음식이 모두 바뀌었다. 결단을 내린 마음의 기저에는 가족과의 이별에서 온 흉통, '사람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빨리 죽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게 해.'라며 어느 날에 아버지가 했던 말을 엄마가 전해주었을 때,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라고 끊임없이 되물었다. '그렇다.'라는 답이 선뜻 나오지 않았다. 머릿속에 자꾸만 모든 걸 멈춰야 내가 원하는 삶을 찾을 수 있다는 조금은 안일하고 폐쇄적이며 비겁한 생각들이 쌓여갔다. 그렇게 2년이 지났을 때, 가족들과 떨어져 있던 13년이 만들어 낸 성인의 생활을 완전히 정리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게으름뱅이가 되었다.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데 나태함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의 목표를 위한 수단을 실행에 옮겼을 땐 힘에 부쳤다...

 

 

 

 

 


손에 손잡고

카라멜마끼아또 한 잔을 포장해서 나간 부부를 한참 보고 있었다. 가방 없이 편한 일상복과 운동화, 손을 꼭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뒷모습을. 엄마가 뭘 그리 보고 있냐기에 “예쁘네, 너무 예쁘네."라고 답했다. 손을 꼭 잡고 함께 보폭을 맞춰 걷는 중년의 예쁜 부부였다.

엄마는 "아빠랑 그렇게 손잡고 못 걷겠던데.”라며, 이 나이에 어떻게 그러겠냐고 말했다. "엄마도 아빠랑 연애할 땐 손잡고 다녔을 거잖아?"라고 물었더니, "그때는 젊었으니까.”라신다. 무려 40년 전에 사내커플로 만나 연애결혼에 골인한 우리 엄마, 아빠. 괜히 발끈하는 마음에 "나이를 하루하루 먹지, 1년씩 한꺼번에 먹나!"라고 받아쳐버렸다.

연애할 때, 젊었을 땐 잘만 잡던 손이 갑자기 어색해지는 이유는 뭘까. 왜 손을 놓기는 쉬우면서 다시 잡기는 힘들까. 그래봤자 시간은 한 시간 두 시간, 하루 이틀씩 차곡차곡 지났을 뿐인데, 부끄러우면 좀 어때서. 싫어서 안 잡는 것도 아니고, 언젠간 잡고 싶어도 잡지 못할 손인데. '잠깐 놓고 걷자.'라고 했으면 얼른 다시 잡아야지. 그 손도 40년 쯤 꼭 잡고 다녔으면 당신 손도 내 손, 내 손도 당신 손이 되었을 텐데. 속으로 괜한 투정만 늘어난다.

 

 

 

 


소리보다 포근하지 않다 생각한 적이 있던가. 1등이 아니어도 되는 세상이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이왕이면 잘하는 게 좋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그 잘하는 게 꼭 1등이어야 할 필요가 있나. 물론 1등이 필요한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 PT 에서 사업을 수주해야 할 때나,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 풀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수록 좋은 것.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것들과 바늘구멍만한 승리의 관문을 가진 것들이 다 1등을 필요로 하니까.

조카는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넓은 공원에서 목적지 없이 무작정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 하지만 그걸 잘 할 필요는 없다. 그저 그 때 그 순간이 좋아서 달리는 거니까. 그런데 그런 뜀박질이 트랙 위로 올라오니 잘했다 잘 못했다로 판가름이 나는 것이다.

1등이 아니라 즐기는 삶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아이든 어른이든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꼭 1등일 필요는 없다고. 뛰어야 할 곳에서 걷지 않았고, 결승선이 있는 곳에서 끝까지 달렸으니 그걸로 됐다고. 우리는 이미 너무나 수고한 삶을 살고 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그러다 마감시간을 1시간 당겼다. 고작 1시간이 뭐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시간으로 9 to 6의 칼퇴하는 직장인이 된 것 같은 나는 현재의 삶에 비교적 만족 중이다. 처음 카페를 열었을 땐 정시 퇴근이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감사했는데, '이젠 욕심이 점점 과해지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새로운 삶을 개척해나간다는 건 또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깨달음을 얻는 일이니까, 또 시도해 봐야지.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고, 그 안에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은 온전히 각자의 몫이다. 눈앞의 일에 치여 내가 나를 놓고 사는 동안 열심히 커리어는 쌓았지만, 정작 나는 매일 매일의 내일이 두려웠다. 내가 한 일은 이만큼씩 쌓여 가는데, 언제든 내쳐지거나 그만두거나 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될 것이란 생각으로 살았다.

움켜쥐고 단단히 쌓는 법을 몰랐던 그 때를 가끔은 그리워도 하지만, 지금보다 바쁘게 살았고, 누군가로부터 인정받았고, 함께 일 하는 좋은 동료들이 있던 그 때가 가끔 그립기도 하지만, 이제 나는 나의 노선에서 길을 만드는 일에 열중할 뿐이다. 1시간 덜 일하는 것이 지금의 삶엔 더 유익한 것이라고, 예전에는 절대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실행에 옮기며. 일을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그 때와 나는 다른 길에 서 있으니까.

 

 

 

 

 


숨쉬기 운동

강릉에 내려와 처음 시작한 운동은 요가였다. 집에서부터 걸어서 5분 거리에 학원이 있었고, '예전에도 했었으니까.'라는 근자감이 이끌고 간 학원에서 문을 열자마자 대학교 여름 방학 때 배웠던 요가 선생님을 만났다. '여기가 딱!'이라는 생각에 아침·저녁 수업 중 시간이 맞을 때마다 거의 매일 출석 도장을 찍었다. 일주일은 온 몸이 두들겨 맞은 듯 했다. 너무 힘들었다. 평소 안 쓰던 근육들을 쭉쭉 늘려놓고 원래 그랬던 것처럼 산다는 게. 그런데 몸이 힘든 가장 큰 원인은 다른데 있었다.

"숨 쉬는 법을 모르네." 음파- 음파- 물속에서 운동하는 것도 아니고 두 발을 땅에 붙이고 하는데 '숨 쉬는 법을 왜 모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분명 가쁘고 가쁠지언정 숨은 쉬고 있는 것 같은데?

"숨을 못 쉬어. 숨이 차면 사람이 의도적으로라도 기를 쓰고 숨을 쉬어야 하는데, 숨을 안 쉬어. 숨이 차면 숨을 멈춰. 그러니까 너무 힘든 거야." 아이러니했다. 내가 숨을 안 쉰다고? 천천히 운동을 하다 숨이 차는 순간, 호흡에 집중했다. 그런데 정말이었다. 숨이 차면 내가 스스로 숨을 참아버린다는 게. 힘들고 고통스런 순간을 멈추면 곧 지나간다는 듯이 숨을 멈추고 있는 게 아닌가...

 

 

 

 

 


'왜 오지 않는 걸까?"라는 의문은 갖지 않는다. 그들의 마음을 대부분 알 것 같으니까. 30대부턴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게 된다고 하던데, 우리가 지금 꼭 그 나이에 있다. 공통점보단 다른 점이 많아지고, 그 차이를 기꺼이 포용하고 달라진 나를 드러내기엔, 지금의 안정적이고 익숙한 흐름을 깨트리고 싶지 않을 지도 모른다. 아마도 이렇게 우리들은 멀어지는 사이가 되는가보다. 우리가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서로는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만나,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마주 앉는다면, '너는 여전히 다정한 사람이구나, 또 너는 여전히 단단한 사람이구나, 내 기억 속에 너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란다.'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잘 지내주었으면 좋겠다. 언제 어디에서든.

 

 

 

 

 


작가의 말

저에게는 사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거창한 꿈이 있었습니다. 마흔 살이 되기 전에 제 이름 또는 필명이 실린 책이 두 권 나오는 건데요. '서른엔 뭐라도 되어있겠지.'라고 20대 중반 첫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생각했던 막연한 나이가, 실상은 여전히 서툰 것 투성이고 빠짝 일하며 돈벌기에 급급한 시기라는 것을 경험하자, 저의 목표는 서른에서 그 다음 마흔으로 넘어갔습니다. 서른엔 정말 아무것도 안되어 있을 것 같았거든요.

마흔이라고 뭐가 다를까 싶었지만, 그래도 그 때쯤이면 제가 어릴 때 봐왔던 주변의 어른들처럼 누가 봐도 참 어른이다 싶을 정도로 성숙해져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저 서른일곱, 서른여덟, 숫자로 지나오고 남아있는 삶을 지레짐작하게 하는, 나이 먹는 것이 두려운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두려운 숫자로 목표의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나니, 대책 없어 보이던 꿈이 어떻게 이루어지긴 하려나 봐요.

이 책은 제가 고향으로 돌아와 카페를 운영하며 기록한 4년간의 '카운터 일기'입니다. 가게 밖이 아닌, 카운터에 앉아 있는 동안 쓴다는 의미로 '카운터 일기'라고 부르긴 했는데, 카페의 이야기보다는 카운터에 앉아있는 저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언니의 결혼과 출산, 여러 관계의 정리와 포기, 첫 번째 이직과 프로 야근러의 삶, 아빠의 암 투병과 엄마의 간병생활, 아버지와의

 

 

 

 

 


이별과 남겨진 가족들의 삶, 그리고 강릉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무난했던 삶에 커다란 변화가 생길 때마다 어딘가에 그 시절의 심경을 장문으로 풀어놓곤 했었는데, 그러고 나면 트림을 한 듯 화장실을 다녀온 듯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 볼 때도 좋았던 일은 다시 생생하게, 슬펐던 일은 조금 덤덤하게 다독이며 지나갈 수 있었고요. 그래서 가게 안에서도 제가 오래도록 잘 지내기 위해 일기를 써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카페의 이름(커피쓰 다) 안에 그보다 더 잘 머무를 수 있는 것이 없더라고요.

일기를 굳이 모두에게 보이는 곳에 붙여놓았던 건, 그렇게 해야 제가 글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지만, 누군가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는 저의 마음을 알아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기쁘고 행복한 것은 누구보다 표현을 잘하지만, 힘들고 우울한 것은 남들이 먼저 알아주고 보듬어주길 원하는 사람이었거든요. 하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그래서 새로운 공간, 새로운 직업, 새로운 사람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이 공간에서 만큼은 일기로라도 꽁꽁 감춰두지 않고 꺼내놓기로 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며 얘기하기도 하고, '불효녀'라며 일행과 뒷담화를 하거나, 재밌는 것을 찾은 것처럼 큰소리로 일기를 한 줄 한 줄 읽는 바람에 다 떼어내고 싶은 순간들이 가끔 있었지만, 조용히 읽다 저와 눈이 마주치면 '파이팅!'을 외쳐주시기도...

 

 

 

 

 

강다방 이야기공장
강원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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