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 잡지
땀(sweat/stitch) vol.0 (창간호), 땀에 대하여
사람이 바뀌기 위한 방법은 3가지뿐이라고 하죠.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당장 시간을 달리 쓰는 것도, 사는 곳을 바꾸기도 어렵지만, 책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가능합니다.
강다방 이야기공장에서 땀 흘리며 한땀 한땀 인생을 수놓는 사람들의 이야기 <땀에 대하여(sweat/stitch) vol.0> 잡지를 만나보세요. 60대 폴댄스 유튜버, 모발 이식 전문 의사, 가방 제작자, 제철소 주임, 문신사(타투이스트)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목 : 땀(sweat/stitch) vol.0 (창간호), 땀에 대하여
저자 : fio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268쪽
크기 : 130x250mm
가격 : 16,000원
발행일 : 2022년 1월 4일
ISBN : 979-11-976578-0-1 [03650]
강다방 이야기공장
네이버 온라인 스마트스토어에서 잡지 구매하기 (판매처)
https://smartstore.naver.com/kangdbang/products/6497762104
피오 출판사
https://www.instagram.com/fio_press/
004 프롤로그 : 편집장의 말 editor's note
006 춤꾼들 interview
044 한 올 한 올이 소중한 당신에게 interview
064 시공간을 파는 카페 뷰클랜드 essay
086 달궈진 무쇠처럼 interview
106 게으른 자취생의 식탁 archive
114 tattoo you interview
142 무서운 이야기 stories
168 표지판 없는 삶 interview
188 가방마술사 CDY interview
214 맺히고, 흐르다, 마르는 것 novel
232 움직이는 손, 연필, 그리고 그림 interview
252 2020년 9월 9일의 일기 archive
취재를 하며 배운 바가 있다면, '흐르는 땀'과 '바느질 땀’이 서로 복잡하게 뒤엉킨 개념이라는 점입니다.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뜨거운 열정이 없다면 한 땀 한 땀 지난한 작업을 끝마치기 어렵습니다. 또 기꺼이 땀을 흘릴 정도로 그 익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일의 극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책임지는 태도를 갖게 마련이죠. 이처럼 제게 두 개념은 서로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고, 오히려 뭉쳤을 때 시너지를 내는 단짝처럼 느껴졌습니다. 또 다른 배움이라면 모든 사람이 '한 땀 한 땀 장인 정신을 실천하는 주인공이라는 점입니다. 한 땀 한 땀'이라고 하면 공예, 조각, 재봉 등 예술계에 종사하는 장인에게나 어울릴 법한 말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사람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한 땀 한 땀을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치킨 하나를 내놓더라도 닭다리가 가장 돋보일 수 있게끔 플레이팅에 심혈을 기울이는 사장님이 있고, 버스에 오르는 승객에게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라며 하루에도 수백 번씩 인사를 건네는 기사님이 있습니다. 땀을 흘리는 데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는 일 역시 모두가 할 수 있는, 아니 이미 하고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간호를 준비하는 동안 우여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 서두르다 카메라를 부숴 먹는가 하면, 지하철에서 올라왔더니 갑자기 장대비가 내려 명동 한복판에서 온몸이 쫄딱 젖은 적도 있었습니다. 기획은 어그러지기 일쑤였고, 디자인은 날마다 변했으며, 수개월 동안 야심 차게 준비한 아이템을 포기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때마다 속상하기보단 즐거웠습니다. 이런 해프닝도 일어나는구나, 이것도 다 추억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웃었습니다. 제게는 땀을 흘리고, 수놓는 일이 마냥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 잡지를 만들면서 만큼은 말이죠.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땀은 어떤 의미인가요. 촉감, 냄새, 색깔, 형태, 감정, 추억, 그밖에 다양한 생각들이 연상될 것 같은데요. 답변을 상상하는 데 이 책이 조그마한 보탬이 되길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달리기를 하다가 잠시 멈춰 쉴 때면 땀방울이 얼굴을 타고 떨어져 바닥에 진한 자국을 남깁니다. 땀을 잔뜩 흘린 날 집에 돌아와 티셔츠를 벗어보면 등어리에 소금이 가득하죠. 저는 그런 흔적들을 보는 게 좋습니다. 묘하게 ' 위안이 된달까요. 오늘도 할 만큼 했구나. 최선을 다했구나. 계속 이렇게 땀을 흘리다 보면 언젠간 잘 해낼 수 있겠지. 스스로를 위로한다는 게 멋쩍은 일인 줄 알면서도 땀자국을 보면 괜한 안도감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한편, 저는 어릴 적부터 한 땀 한 땀 수놓는 사람들을 동경해왔습니다. 옷을 가까이서 보면 알겠지만 '한 땀은 정말 작습니다. 그 작은 땀을 무수히 수놓아야 겨우 옷 한 벌이 완성되니 분명 고되고 지루한 수행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꼼수를 부리는 법이 없습니다. 그들은 사소한 과정 하나하나까지 정성을 다합니다. 그런 마음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툭 한번 걸치기만 해도 미소가 번지는 옷이 있고, 종잇장을 넘기기만 해도 묵직한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 있습니다.
폴할매TV라는 유튜브 채널에 폴 댄스 영상을 올리고 있는 62세 황주영이다.
폴을 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원래는 요가를 18년 정도 했다. 내가 요가 강사다. 가르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꾸준히 요가를 할 수 있었고, 그 점이 정말 감사하다. 그런데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서 요가 수업을 못 하게 되니까 허벅지나 이런 곳에 근력이 너무 떨어지더라. 힘도 없고 허리도 아프고, 그래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던 차에 폴댄스를 알게 됐다. 근력도 많이 길러질 것 같았고, 또 춤 중에는 파트너와 서로 호흡을 맞추고 몸을 부딪치면서 춰야 하는 춤도 있는데, 폴댄스는 그런 춤이 아니다. 혼자서도 할 수 있으니까 나중에는 배운 걸 바탕으로 혼자서도 폴댄스를 하면서 근력을 기를 수 있겠다 싶었다. 집에 폴댄스 봉도 있으니까.
지금은 폴댄스 중급 단계인데, 중급 단계에 들어가 보니까 체력이 더 필요하다. 몸을 거꾸로 뒤집는 동작이나 다리로 걸어야 하는 동작이 많아졌기 때문에 하체 힘을 더 길러야 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한 3개월 전부터 헬스를 시작했다. 또 작년 10월부터는 줌 사용하는 방법을 따로 배워서 온라인으로 다시 요가 수업도 하고 있다.
폴이나 요가, 헬스를 할 때 외에는 어떤 일을 하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나?
오전에는 요양보호사로 일한다. 엄마가 2, 3년 전에 치매 진단을 받아서 가족 요양을 하려고 치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뒀다. 코로나가 도래했지만 그래도 내 수입이 있어야 일상적인 지출을 커버할 수 있으니까 그 자격증을 오전에는 직업적으로 써먹는 거다. 직업적인 부분 외에는, 아침 6시부터 줌으로 하는 독서 모임이 있다. 7시 40분 정도까지 책 읽고, 읽은 내용과 서로 느낀 것을 나누고, 그다음에는 그 내용을 가지고 블로그에 글을 쓴다. 글을 쓰고 나면 8시 20분 정도가 되는데, 그때 출발해서 9시부터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한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나이가 마흔셋이고 이승용이라고 한다. 온몸의 겉을 싸고 있는 피부 중 단 100% 만 차지하는 두피의 머리카락을 전문으로 하는 피부과 전문의다.
어릴 때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나?
주입식 꿈이었다. 엄마가 동생은 판사를 하고 큰아들인 나에게는 의사를 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집이 그렇게 부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물려받을 것도 없었고, 나 스스로 공부해서 의대에 가야 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는 인기 강사가 되면 돈을 잘 벌 수 있겠다고 생각해 학원 강사가 될 생각도 했고, 한의사도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결국 '그래도 의사가 자수성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직업이 아닐까?' 싶었다. 워낙 어릴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의사 하라는 말을 들어서 그게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래서 동생은 판사가 됐나?
아니다. 동생은 부모님 꿈을 못 이루고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
어떻게 모발 이식 전문가가 됐나?
내가 의대를 간 게 벌써 20년 전이다. 당시 모발이식이 이제 막 시작하고 광고도 나올 때라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사실 우리 아버지가 심한 대머리셔서 '아빠 머리 한번 심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운이 좋게 피부과를 전공했고, 피부과 전문의 따고 나서 다른 피부 진료 좀 하다가 모발 이식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그쪽 길로 간 지 이제 10년쯤 된 것 같다.
모발 이식 전문 병원을 차리기 전에는 일반 피부과에서 일했나?
맞다. 일반 피부과에서 3년 정도 봉직 생활을 했었는데 좀 재미가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모발이식을 하는 병원에 취직해서 4년 정도 근무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병원을 차린 지는 7년 정도 됐다.
수술은 일주일에 몇 번쯤 하나?
하루에 두 명씩, 주 6일 근무해서 일주일에 12명 정도 꾸준하게
작업장이 무척 더울 것 같다.
부글부글 끓는다. 로만 해도 900°C가 넘는다. 공장 안에는 겨울이 없다. 겨울에도 에어컨을 튼다. 특히 정비하시는 분은 작업할 때 가죽옷을 입기 때문에 더 덥다. 팬이나 냉풍기를 여러 대 틀어보지만 그래도 더운 건 어쩔 스 없다. 가끔은 로 안에 있는 기계에 이물질이 묻으면 그 뜨거운 곳에 들어가서 이물질 제거 작업을 하고 나와야 한다. 그럴 때면 옷이 땀으로 다 젖어 물이 줄줄 흐른다. 그래도 결함을 고치고 나면 뭔가 해낸 것 같고 느낌이 짜릿하다.
그렇게 더운 곳에서 일하다 보면 더위가 익숙해지지는 않나?
익숙해지는 건 잘 모르겠고 체질이 바뀌었다. 옛날에는 땀이 나도 이마나 등 이런 곳에 났는데, 지금은 조금만 더우면 엉덩이에 땀이 찬다. 그래서 속옷을 두 개씩 가지고 다닌다.
땀을 많이 흘리는 직업의 고충이 있다면?
우선 땀띠가 많이 난다. 그리고 옷 문제도 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속옷을 여러 벌 챙겨 다녀야 하고, 옷도 매번 갈아입어야 한다. 작업을 하다 보면 옷이 땀에 푹 젖기 때문이다. 나는 회사에 가면 메리야스까지 벗어두고 긴 팔 작업복으로 갈아입는다.
땀 흘려 일하는 보람, 혹은 그 값어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따라 나왔을 때 보람을 느끼는 편이다. 온통 땀 범벅이 되더라도 설비가 제대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그걸로 보람을 얻는다. 또 정비를 마치고 모두 다치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때 '오늘도 안전하게 잘 해냈구나 하고 보람을 느낀다. 물론 내가 한만큼 남이 알아주지는 않겠지만 나 자신은 '내가 해냈다'는 걸 잘 아니까 스스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남의 땀 역시 귀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나를 도와준 사람은 잊지 않고 꼭 감사하다고 편지와 인사를 건넨다.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스텔라다. 19년부터 타투이스트로 활동 중이다.
타투이스트가 되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무엇인가?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다가 휴학을 하고 그림 관련해서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시도해 보고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타투였다. 그런데 타투가 작품 세계를 표현해낼 수 있는 방법 중에 가장 매력적이어서 쭉 계속하게 됐다.
어떤 점이 제일 매력적이었나?
매력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 어려운데... 큼직하게 정리를 하면 같은 캔버스가 반복되는 일이 없다는 점. 심지어 같은 사람이어도 부위에 따라서 다 다르다는 점이 있겠다.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체형 및 취향 등등, 사람의 개성에 맞춰서 디자인하는 재미가 있다. 또 손님하고 소통하면서 받는 영감이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하루에 작업하면 몇 개 정도 하나?
크기에 따라서 좀 많이 다른데 그래도 두 개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최대 두 개.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 그렇게 하려는 편이다. 디테일이 많고 큰 작업을 많이 해서 하나 할 때 길게 작업해서 그렇다.
하다가 아파서 못 하겠다고 말하는 손님도 있었나?
오늘은 더이상 못하겠다고 하신 분은 계셨다. 그럴 때는 다른 날도 잡아서 일정을 나눠 진행을 해야 된다.
제일 시간이 오래 걸린 건 얼마 정도였나?
제일 오래 걸린 거는 11시간이었던 것 같다.
슬플 때는 힙합을 춘다는 만화 속 주인공처럼 사는 사람이 있다. 직업이 댄서도 아니고 해야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굳이 없는 시간을 쪼개 춤을 배우고 연습한다. 그렇게 스스로 춤추기를 결정한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당신은 왜 춤을 추고 계신가요? 춤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답을 찾기 위해 취미로 춤춘다는 사람을 찾아다니다 소영과 주영, 수헌을 만났다. 춤이 표현이자 개성이고 삶이라 말하는, 세 춤꾼의 이야기.
강다방 이야기공장
네이버 온라인 스마트스토어에서 잡지 구매하기 (판매처)
https://smartstore.naver.com/kangdbang/products/6474139415
강다방 이야기공장
강원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이야기를 팝니다
강릉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독립서점, 헌책방, 출판사, 편지, 기념품 가게
'강다방 이야기공장 > 입점 도서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립출판물] 오늘은, 작가다 vol.4, 원트 (0) | 2022.03.31 |
---|---|
[독립출판물, 에세이] 내 생애 가장 추운 봄, 이혜윤 (0) | 2022.03.30 |
[독립출판물, 에세이] 24계절의 우리, 하니니 (0) | 2022.03.14 |
[독립출판물, 에세이] 나는 나를 못 믿어, 하니니 (0) | 2022.03.13 |
[독립출판물, 에세이] 사모님! 청소하러 왔습니다, 양단우 (0) | 2022.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