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강릉 책방지기들의 편지] 우리들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새해가 시작된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6월입니다. 새해 첫날 해 보러 가는 길 발이 꽁꽁 얼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 날씨가 되었다니! 시간 참 빠릅니다. 오늘은 출근길 도서관에 들렀습니다. 덕분에 잠시 짬을 내 이렇게 편지를 적어봅니다. 입장료도 없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정수기도 있고, 마음껏 책도 읽을 수 있는 곳이 세상에 있다니!
의도하지 않았지만 매달 편지를 쓸 때마다 어울리는 노래가 하나씩 떠오릅니다. 이번 달 편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노래는 검정치마의 [Antifreeze]입니다. 한글로 부동액이라는 뜻입니다. 최근에는 백예린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해, 젊은 사람들은 백예린이 부른 버전을 더 많이 아는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는데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니가 건네주는 커피 위에 살얼음이 떠도,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면은 어떡해."
저는 더위보다 추위를 더 잘 타는 체질이라 에어컨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 파워 냉방하는 공간에 들어가면 마치 빙하기의 맘모스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에어컨 바람을 쐬며 창밖을 보니, 어렸을 적 에어컨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을 시절,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버텼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더위와 땀 때문에 몸에 땀띠도 생겼는데, 요즘 친구들은 땀띠가 뭔지도 모르는 세대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여름방학에도 학교에 나가 자습을 해야 했습니다. 자습실 온도가 너무 낮아 추위에 떨며 긴팔을 껴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추워서 온도를 올리는 친구들과 덥다고 온도를 다시 내리는 친구들의 신경전이 벌어졌는데 보통 온도를 내리는 친구들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추우면 옷을 껴입으면 되지만 덥다고 벗을 순 없기에... 지나고 보니 그 시절의 추위마저 참 예쁘고 좋았구나 싶습니다.
얼마 전, 다가올 무더위를 대비하기 위해 업체를 불러 강다방 이야기공장 에어컨 청소도 했습니다. 비용은 꽤 들었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올 한 해 여름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혹시 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깨끗하게 청소한 에어컨과 함께 강다방 이야기공장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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