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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방 야매소설 011] 너는 나의 빛

강다방 2026. 3. 11. 22:36

 

 

사진: UnsplashGleive Marcio Rodrigues de Souza

 

 

강다방 야매소설 011
너는 나의 빛

지은이 강하늘

 

 

솔직한 마음이 바다에 닿을 때, 은빛이는 비로소 살아났다.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편지를 시작하려다 상투적인 것 같아 조금은 감성적인 문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제 이름은 은빛입니다. 저는 지금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있어요. 오늘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강해요.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를 상상하고 강릉에 왔는데, 하늘은 뿌옇고 바다는 어둡네요. 처음에는 이런 날씨가 싫었는데, 짙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파도의 하얀 포말을 보고 있으니 괜찮아졌습니다. 오히려 좋네요. 비 오는 날 없이 맑은 날만 계속되면 식물과 동물이 살 수 없다는 말이 떠올랐어요. 지금 내리는 비바람이 세상을 적시고 풀과 나무, 동물들에게 피와 살이 되어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기는 나만 보니 아무 말 잔치 해도 괜찮은데, 누군가에게 쓰는 글이라 글쓰기가 조심스럽고 더 어렵네요. 그래도 용기 내어 솔직한 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고 해요. 아마 지금 적고 있는 이야기도 적당한 포장과 거짓말이 들어있을 거예요. 그러니 해석과 상상은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 맡기겠습니다. 저는 조금 특별한 학원에서 일하고 있어요. 밀가루와 이스트 등 여러 재료를 비율에 맞춰 섞은 뒤, 시간과 열이란 주문을 외우면 '뿅'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마법의 약이 만들어집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마법의 약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어요. 해리포터에 나오는 맥고나걸, 스네이프 교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 아직 20대이니 헤르미온느라고 상상해 주세요. 사실 별거 아닌데 거창하게 적어보았습니다. 오글거릴 수 있지만, 지금 시대에는 오글거릴 수 있는 것도 용기라 생각합니다.

밝고 유쾌한 척했지만, 사실 저는 우울하고 그늘진 구석이 많습니다. 지금 창밖으로 보이는 우중충한 날씨처럼요. 이런 날씨가 오히려 좋다는 이야기는 사실 저와 비슷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종종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어떨지 상상합니다. 불교에서 삶은 고통의 바다라 하고, 기독교에서 인간은 선악과를 따먹은 원죄를 가진 존재라고 하잖아요. 제가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태초의 생명이 바다에서 나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우울하고 그늘진 이야기를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았어요. 그런데 결국 다들 이런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떠났어요. 그래서 지금은 누군가에게 쉽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어떤 때는 한없이 어둡다가 또 어떨 때는 모든 것을 태워 재만 남기는 사막의 불처럼 뜨겁게 타오르곤 해요. 그래서 때로는 이런 저 자신이 힘듭니다.

한참 동안 창문 너머 바다를 바라봤어요. 모든 것을 품어주는 바다 때문인지 제 내면의 깊고 어두운 이야기를 꺼내버렸네요. 혹시라도 궁금하지 않은, 괜한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은 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편지를 잘 못 뽑은(?) 여러분의 똥손 탓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하하하. 지금 제가 좋아하는 데이식스 '꿈의 버스'란 노래가 나오고 있어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은 좋아하는 가수나 노래가 있으신가요? 저는 데이식스를 좋아합니다. 세상은 어둡고 고통스럽지만, 데이식스의 노래는 밝고 희망차거든요. 버스 이야기가 나와서...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지만 제 MBTI는 N입니다) 저는 차로 비유하면 연비 안 좋은 고급차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종종 예민하고 힘든 이유는 다른 사람들보다 제가 더 많은 감각과 정보를 받아들이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분도 혹 힘든 일을 겪게 된다면 그만큼 자신이 잘나고 뛰어나서 그렇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글을 읽는 분은 책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보다 책 보는 걸 더 좋아해요. 제가 왜 책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책 속에서 공감되는 내용을 만나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 세상에 또 있구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책 속에 있는 아무리 힘들고 슬픈 이야기도 결국은 종이로 전해지는 타자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도 누군가에게는 책 속 이야기처럼 별것 아닐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듭니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도 괜찮겠다는 용기가 듭니다. 이 편지 역시 편지를 읽는 분께 그런 안도와 위로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구름 사이가 열리고 한 줄기가 비치고 있어요. 이 빛이 당신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며 강다방 이야기공장에서 뽑은 마법의 문장을 함께 남깁니다.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항상 안녕하세요.

'당신은 하늘이고, 다른 모든 것은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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