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으로+] 에필로그
책을 처음 만들 때는 참여했던 책방 4곳이 모두 영업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한 곳은 이미 폐업했고 다른 한 곳은 몇 달 뒤 폐업 예정 (아마도 새로운 장소에서 연장할 수도), 다른 한 곳은 책방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정판을 내는 게 맞는지 고민 많이 했습니다. 책방지기들로부터 원고를 받아 읽을 때도 초반과 달리 책방지기들이 쓴 글의 양과 애정도 떨어진 게 느껴졌습니다. 가장 찬란했고 했던, 좋았던 모습만 보여주는 게 더 나은 게 아닐까, 열정이 사라진 책방의 이야기를 읽고 독자들이 실망하진 않을까 걱정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2년 동안 책방을 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그런 사람들이구나, 아무리 완벽해지려 해도 완벽한 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은 무모하고 용감히 책을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부족하고 아쉽고 실망스러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공감해 주고 있는 그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좋아해 줄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비록 서점 지기들의 이야기이지만 결국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의 이야기이기도합니다. 지금 꿈 많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인턴, 신입사원의 시기를 지나 불만 많은 대리, 과장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서점을 정리한 서점 지기는 퇴사를 한 선배, 곧 퇴사할 책방지기는 퇴사예정자겠네요.
『서점으로 원하는 삶을 이루었냐고 물으신다면』은 아마 이번이 마지막 인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의 인생에 영원한 건 없고 유한하기 때문에 더 아름답고 멋진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책을 소중히 여겨주시고 공감을 담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우연히 책방에서 이 책을 발견한 분이건, 책방을 좋아해 미래에 책방지기를 꿈꾸는 분이건, 책방을 그만둔 분이건, 어디서 어떤 모습이던, 완벽하지 않아도, 잘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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