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으로 원하는 삶을 이루었냐고 물으신다면]
책방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Q.7 별빛아래 책다방의 질문
책방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7 강다방 이야기공장의 답변
강다방 이야기공장은 강다방과 이야기, 공장의 합성어입니다. 강다방의 첫 글자 '강'은 강릉의 강(江)이자 제 이름의 성 강(姜)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글자 '다'는 많을 다(多)로 다양한 이야기와 사람들이 모여 교류했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숨어있습니다. 마지 막 글자 '방'은 방 방, 집 방(房)으로 강릉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모이는 플랫폼, 하나의 공간 장을 의미합니다.
처음 독립서점을 준비하며 책방의 이름을 고민했을 때, 책 외에도 다양한 상품을 함께 고려해 책방이나 서점 등의 단어가 아닌 '이야기'라는 좀 더 포괄적인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종이로 된 사각형 형태의 책이 아니여도 엽서나 볼펜, 다양한 상품들도 형태는 다를 뿐 책과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공장'이 되었습니다.
'공장'이라는 단어는 보통 유형의 제품을 찍어내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무형을 상징하는 '이야기'와 상충되는 이질감이 좋아 선택했습니다. '이야기'는 형태가 없기 때문에 자칫 이상과 공상으로 그치기 쉬운데, '공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이야기를 형체화하고 부지런히 이야기를 만들어내겠다는 성실함에 대한 각오가 담겨있습니다.
'공장'이라는 단어는 강다방 이야기공장이 위치한 '중기골목'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중기(重機)'라는 단어는 생소할 수 있는데, 자동차 등 중량이 큰 기계, 중장비를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강릉 중기골목에는 서울 성수동처럼 자동차 정비소 등 공업사가 많은데, '공장'은 강다방이 위치한 동네와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형이상학적이고 어려운 이야기만 한 것 같아 좀 더 재미있을만한 강다방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강다방은 독립서점으로 업종을 변경하기 전, 처음 강릉 주문진에서 게스트하우스로 영업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주문진에는 뱃일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다방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강다방으로도 커피 배달을 해달라는 전화가 많이 왔었습니다. 현재는 다행히(?) 강릉 시내로 이사해서 그런지, 커피 배달 문의 전화는 거의 오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책을 팔아 먹고 살 수 있겠냐"고 걱정해주시면서, "강다방이라는 이름처럼 커피나 차라도 같이 팔면 어떻겠냐”고 조언을 해주십니다. 다만 현재 강다방은 커피나 차를 수익원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2020년 강릉시 사업체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릉 지역 내 커피전문점은 약 600곳이 있습니다. 이는 강릉 지역의 편의점 300곳, 치킨전문점 200곳보다 2~3배가 더 많은 숫자입니다. 서울과 비교해보면, 서울에는 인구 520명당 1개의 카페가 있는데, 강릉은 인구 320명당 1개의 카페가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강릉에는 날고 기는, 훌륭한 카페들이 많은데 커피를 팔아서 경쟁이 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본질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음료를 팔지 않고 책만 팔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아마 생존이 힘들지 않나 싶지만...
강다방 이야기공장은 외부 음식물 반입이 가능합니다. 근처 카페에서 음료를 사와 책을 보셔도 괜찮으니, 다방인척 하지만 음료는 팔지 않는 강다방을 방문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이 글 다 쓰면 커피 마시러 갈
강다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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