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서울국제도서전(SIBF)
기간 : 2022년 6월 1일 수요일 ~ 5일 일요일
장소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A홀
주최 : 대한출판문화협회
주관 : 서울국제도서전, 코엑스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관람권 요금
성인(개인) 10,000원 (사전 예매 7,000원)
관람시간
6월 1일 수요일 ~ 3일 금요일 11:00~20:00
6월 4일 토요일 10:00~20:00
6월 5일 일요일 10:00~17:00
* 운영시간 30분 전 입장 마감
서울국제도서전
서울국제도서전은 전국도서전시회로 시작했던 1954년부터 지금까지 70년 가까이 출판사, 저자, 독자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책 축제입니다. 책이라는 큰 그릇에 담을 내용을 만드는 사람들과 책을 읽는 사람들, 작가, 학자, 예술가, 편집자, 독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즐거운 마당입니다.
1995년부터 국제도서전으로 위상을 바꾸고 축제에 더해, 한국의 책을 세계에 알리고 다른 나라의 책을 한국에 알리는 문화 외교와 무역의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의 문화적, 예술적, 학문적 성장과 더불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아시아의 대표 도서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매년 서울국제도서전 행사와 함께 해외도서전의 한국관을 운영하고 주빈국 행사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서울에 모아 교류하고, 세계로 나가 한국의 책과 문화를 소개하고 교류합니다. 2020 서울국제도서전은 코로나19의 대유행의 여파로 분산형 오프라인 행사와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행사가 혼합된 행사를 개최하여 국내 최초 온오프라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습니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합니다. 출판계가 그 동안 쌓아왔던 역량을 총 동원해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대비하며, 새로운 도서전을 선보입니다.
서울국제도서전 누리집
포스터 일상의실천
http://everyday-practice.com/portfolio/2022-sibf_teaser/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강다방은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였고, 매표소에서 발급받은 팔찌를 손목에 차면 서울국제도서전에 입장 할 수 있습니다. 사전 예약은 입구에서 바로 입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현장 예매하는 것과 동일하게 입구에서 팔찌로 교환해야 했습니다. 강다방이 서울국제도서전에 방문했을 때는 평일이라 바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주말에 가신 분들은 꽤 오랜 시간 줄을 섰다고 들었습니다. 도서전 내부에는 별도의 음료나 간식을 판매하는 공간이 없었습니다. 대신 이전년도까지 서울국제도서전은 재입장이 불가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올해부터는 재입장이 가능해졌습니다.
팔찌를 차고 2022 서울국제도서전에 입장합니다.
2022년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반걸음이었습니다.
반걸음
때때로 세상은 잔인하리만치 멈춰있는 듯 보입니다. 함께 살자는 절박한 구호는 매해 반복되고 뉴스는 온통 기시감이 드는 것뿐입니다. 사회의 부조리와 지구의 문제가 해결이나 개선 없이 고착된 상태로 정지해버린 것 같은 느낌. 하지만 긴 시간을 두고 보면 세상은 아주 천천히 조금씩 움직였고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 건 누군가의 반걸음이었습니다.
변화에는 반드시 최초의 반걸음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두를 질주하게 한 세계의 작동 방식을 틀어보자며 잠깐 뒤로 물러선 반걸음이든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옳다고 생각한 쪽으로 용기 있게 내디딘 반걸음이든 최초의 반걸음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다시 다른 반걸음으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반걸음에 반걸음이 이어지면 세상은 비로소 전진하게 됩니다.
이 자리는 그 최초의 반걸음에 대해 고찰하고 모색해 보는 자리입니다. 지금 세상에 어떤 반걸음이 필요한지 작가들의 성찰이 담긴 책을 만나고 각자의 분야에서 다른 방식으로 반걸음을 뗀 단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함께 만들어야 할 변화의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을 나선 뒤 당신 또한 일상 속에서 반걸음을 내딛게 되길 바랍니다. 당신의 작은 반걸음이 거대한 변화의 시작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북큐레이터: 조성은 (레이어스랩, 로프트북스)
- 브랜드 리뷰: 송정원
- 공간 및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페시
- 친환경 구조물 제작: 페이퍼팝
지금 시작하는 반걸음
그 어떤 변화도 처음의 반걸음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작은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반걸음에 담긴 동적 에너지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왜 한걸음이 아니라 반걸음일까요. 첫 번째는 가속의 시간 속에 뒤돌아보고 점검하자는 ‘멈춤’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금의 사회를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변화를 위해 함께 발맞추어 걸어나가자는 제안이기도 합니다.
더 나은 사회로 반걸음을 내딛기에 앞서, 사회적 키워드를 담은 북 큐레이션을 통해 책에 투영된 반걸음의 움직임을 살펴봅니다. ‘좋은 사회는 무엇일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자 합니다. 천천히 산책하듯 한 바퀴 둘러보며 인간적 온기와 감수성을 높이는 사유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울국제도서전 2022년 전시 주제 소개
https://sibf.or.kr/2022/exhibition/theme/
2022 서울국제도서전 주빈국은 콜롬비아였습니다. 전시장 입구에는 콜롬비아 책과 작가를 소개하는 부스가 있었고, 콜롬비아 커피를 시음도 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유행이었던 2021년과 비교하여 올해 도서전은 규모가 커져지만, 코로나 이전에 운영했던 커피나 간식 등을 판매하는 곳은 올해 역시 운영되지 않았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의 벽
'여름의 드로잉'
그림을 그리는 분이라면 누구나 일러스트레이터스 월에
자유롭게 작업물을 부착하실 수 있습니다.
2022 서울국제도서전과 함꼐하는 출판 관계자 및 독자분들에게
여러분의 소중한 작품을 자랑해주세요.
전시장 한 편에는 일러스트를 그리는 사람들이 가져온 그림을 붙일 수 있는 벽이 있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 온 출판 업계 사람들과 작가를 이어줄 수 있는 좋은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골판지로 만든 의자와 책상이 유독 많이 보였습니다. 골판지라 앉으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튼튼했습니다.
매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나는 문학 자판기
요즘 핫하다는 민음사TV와 안전가옥 부스도 있었습니다.
낮과 밤이 다른 표지 책이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문학동네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책을 사면 씨앗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책 처방 북마크도 있었습니다.
당신의 일상을 빛나게하는 책
안챙기면 허전한 무료 문장 스티커들
당신은 [어떤 모습으로] 죽고 싶나요?
잘 죽어야겠다 생각하니
잘 살아야겠단 결심을 했습니다.
삶의 우선순위를 되돌아보고 싶을 때
조금 더 삶에 깊이를 더하고 싶을 때
나답게 내 삶을 마무리하고 싶을 때
당신의 삶에 지금 [죽음]문답이 필요하군요.
저는 100살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 한적한 바닷가에 파도 소리 들으며 빨간색 비키니에 까만 선글라스를 쓰고 선탠을 하면서 태양에 장렬히 타죽을 거예요. 100살이 될 때까지 곱게 늘어보려고요. 할머니가 돼보겠습니다.
곰돌이 인형은 부스를 지키고 계신 분이 죽고 싶은 모습을 표현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죽고 싶을까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selfQnA 죽음문답
https://www.instagram.com/selfqna_official/
https://smartstore.naver.com/selfqna
생일 책
나와 같은 날 태어난 작가의 책을 만나보세요
전시장에서 가장 사람이 많았던 부스 중 하나였습니다. 자신의 생일과 같은 작가의 책을 파는 곳이었는데 아이디어가 정말 좋았습니다. 책방을 소개한 내용을 읽어보니 멋진 책방 역시 멋진 곳이었습니다.
꿈꾸는 별 책방 TMI
* 사진촬영 가능합니다. 표지도 맘껏 찍으시고 #꿈꾸는별책방 달아서 소개해주세요^^
* 표지 앞에 있는 문구는 책 속의 문장들입니다. 뒤에 있는 #태그는 책과 관련된 힌트!
* 생일책에는 다양한 책이 들어있지만, 소설과 에세이를 주로 소개합니다. 한편으로는 평소에 절대 살 것 같지 않은 책들도 들어있습니다. 전원생활, 나무에 대한 철학, 술의 역사, 문구 덕후 등등.. '남의 이야기'에 모두 관심을 기울이긴 어렵지만, 나와 같은 날 태어난 한 사람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
* 한 날짜에도 여러 작가의 생일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앞뒤의 정보들을 보시고 취향에 맞게, 또는 취향과 완전 반대로도 고르실 수 있어요.
* 선물했는데 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괜찮아요. 상대방에게 미안해하지 마시고 둘이서 책방지기를 욕하시면 됩니다! (욕먹지 않도록 더 좋은 책을 계속 수집해 나가겠습니다 ^^;)
* 작가님들이 방문하시면 그때그때 사인을 받아 두고 있어요. 선물하시는 책이 어쩌면 사인본일지도!
* 동네서점 에디션이나 한정판 도서들도 생일책으로 쏙쏙 넣어두고 있어요.
* 출판사에서 보내 주신 굿즈는 해당 출판사 도서를 구입하시는 분들께 전달합니다.
* 작가님들의 생일 제보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onestar@starbookshop.com
* 제보된 생일은 내부 판정단(?)의 판정을 거쳐 생일책 리스트에 추가됩니다.
- 책의 퀄리티, 가격, 판형, 스토리, 해당 날짜의 다른 책과의 대결(!) 등등의 심사를 거칩니다.
- 선정사유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작가님 상처받으실까봐...
* 같은 컨셉의 타 서점에 생일 정보를 가져가시면 해당 서점과 작가님/출판사 사이에 잡음이 발생할 수 있씁니다. 작가님이 저희 서점에만 알려 주신 거거든요. 자제해주세요 ㅠ.ㅠ
* 포장되지 않은 일반 책들은 10% 할인 판매하고 있습니다.
* 테이블 위 타자기는 마음껏 쳐 보셔도 됩니다. (네벌식이라 사용법이 좀 특이해요)
* 편하게 구경하시며 머무르셔도 좋아요. 구입하지 않았다고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음엔 그냥 못 나가시게 더 매혹적인 책들을 준비하는 게 책방의 숙명이랍니다. 오늘 스쳐지나간 책이 다음에 다시 손짓할지도 모르니 그때 다시 찾아주세요.
* 꿈꾸는 별 책방의 생일책은 지금도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씁니다. 또 방문해주세요 :)
꿈꾸는 별책방
https://www.instagram.com/_ingstar/
https://smartstore.naver.com/starbookshop
책 옆구리에 날짜, 책 앞면에는 책 속에 있는 문장들이 적혀있습니다.
책 이후의 책
<책 이후의 책>은 디지털 기술과 책 문화의 관계를 책의 역사 속에서 조망하는 일종의 아카이브 전시입니다. 20세기 후반의 디지털 혁명은 미디어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켰고 이제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이 없는 일상은 상상조차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책 문화 역시 거대한 전환기에 들어섰습니다. 종이도 인쇄도 없이 그 형태를 특정하기 어려운 전자책과 오디오북이 출판산업뿐만 아니라, 독서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개별 미디어로서의 책'은 이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다감각적 환경'속에서 이루어지는 '책 경험'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디지털화로 인해 전통적인 미디어 경계가 붕괴하고 융햡의 양상을 띠는 '포스트 미디어 시대(post-media age)'에 책 문화는 과연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요? 이전의 책과 지금의 책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책에 대한 우리의 사회문화적 태도와 이용방식은 또 어떻게 변모하고 있을까요?
이 전시는 '후기 인쇄 시대(late age of print)'라고도 불리는 현재의 변화한 책 문화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해 봅니다. 전시는 모두 다섯 개의 섹션으로, 첫 번째 섹션 "책이 될 수 있는 것"에서는 하나의 사물이자 미디어로서 책이 기술 혁신과 더불어 변천해 온 양상을 되돌아봅니다. 두 번째 섹션 "디지털 책의 공간, 책의 디지털 공간"에서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전통적인 서가 공간과 사람들의 읽기 공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아봅니다. 세 번째 섹션 "다시, 저자란 무엇인가?"는 디지털 문화 속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저자의 형상과 글쓰기의 특징을 짚어보고, 네 번째 섹션 "독서하는 몸, 감각의 기술"에서는 신체 감각을 확장하는 또 다른 읽기 방식들의 현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마지막 섹션인 "아직 오지 않은 책"에서는 책과 디지털 기술, 종이책과 전자책의 공존을 그리며 새로운 책 문화의 미래를 상상해 보고자 합니다.
1. 책이 될 수 있는 것
책, 하면 떠오르는 고전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네모난 낱장의 종이가 순차적으로 엮인 사물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책의 이미지는 새롭게 등장한 전자책(electronic book, e-book)으로 인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은 PC통신 소설부터 인터넷 소설과 웹소설, 백과사전과 실용서, PC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전자책 리더기, CD-ROM부터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 기술을 넘나들며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많은 전자책 기기는 고전적인 책의 형태를 모방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환경은 종이책과 인쇄본의 특징이었던 완결성을 점점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전자책은 이제 '한 권'이라는 물리적 사물의 한곌ㄹ 뛰어넘고, 문자만이 아닌 다양한 시청각적 형식을 활용하며, 웹상에서 서로 연결된 장치의 개방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디지털 융합과 함꼐 콘텐츠 산업이 팽창하면서 영화, 드라마,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가 다시 고전적인 책의 방식을 취하는 경향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상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서는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그 양상이 다양해졌고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습니다.
문학 장르는 PC 통신에서부터 웹소설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미디어의 진화 속에서 한층 분화·발전했다. 과거에는 그소수 마니아층에서만 유통되면서 일종의 하위문화로 존재하던 무협이나 판타지 소설 등이 하나의 비중 있는 장르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러한 소설들은 인터넷의 등장 이전까지 설정 자료를 구하기 어려웠기에 소수의 저자만이 쓸 수 있었다. 하지만 PC통신 동호회를 중심으로 설정 자료가 공유되고,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관련 장르에서 더 많은 아마추어 작가가 출현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빠르게 부상한 이른바 '장르소설'은 무거운 주제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해학과 오락성이 주목받으며, 독자 대중의 저변을 확대했따. 또한 도서대여점과 웹소설 플랫폼은 다른 국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국시 장르소설의 분화를 촉진했따. 전시된 '장르소설 지도'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 아래 장르소설들이 어떻게 다양화되고 서로 섞여 왔는지 개략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소설들은 그 장르의 경계를 엄격히 구분하거나 고정하기 어렵게 확장과 변형을 거듭하고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패러디하기도 한 늑대의 유혹 강동원 우산 장면. 늑대의 유혹은 귀여니 작가의 로맨스 소설로 영화 등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2. 디지털 책의 공간, 책의 디지털 공간
'무너진 서가'라든지 '세상의 모든 책을 모아놓은 도서관'의 이미지는 전통적인 인쇄본이 지니는 물질성을 새삼 일깨워 줍니다. 일정한 부피와 무게를 가지는 종이책은 물리적 공간을 점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가와 서재, 서점과 도서관은 오랫동안 개인 또는 공동체가 누리는 책 문화의 중심이었습니다. 서가의 이동성을 높이거나 도서관의 지역적 편중성을 줄이려는 시도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전자책의 등장은 글쓰기와 읽기의 공간을 컴퓨터 RAM, CD-ROM과 DVD, 인터넷과 웹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새로운 책은 이제 비물질적 공간에서 텍스트를 기록하고 조직하며 재현합니다. 어쩌면 사이버공간 자체가 무한히 팽창하고 있는 텍스트 공간, 혹은 하나의 거대한 책-우주처럼 여겨질 정도입니다. 디지털 서가는 책 보관에 필요한 물리적 공간의 제약뿐만 아니라 지리적 제약, 때로는 국가의 검열 같은 정치적 제약 또한 뛰어넘을 수 있또록 해줍니다. 책의 물리적 형태가 변화하면서 우리가 책 읽는 장소 또한 변화를 거듭해왔습니다. 디지털 책의 공간은 새로운 독서 장소들을 만들어냅니다. 이제 디지털 책의 공간, 책의 디지털 공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며 혼성의 공간으로 구축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서점과 도서관을 '메타버스'로 재편하려는 최근의 시도는 책 문화가 동시대의 미디어 공간적 감각과 호흡하며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독서 문화의 지리적 편중성
서울국제도서전 2020 '책도시산책' 스탬프 투어 실물 지도
공공도서관 분포도
공공도서관은 시민들의 삶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시설로서, 이 그림은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10분 동네 프로젝트의 하나로 공공도서관에 1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인 800m 반경의 서비스면적을 보여준 것이다ㅣ. 비교대상도시들의 공공도서관 분포 또한 서울과 같이 도면에 나타났다.
그림에서 보듯이 도쿄와 뉴욕, 파리는 공공도서관이 상당히 규칙적으로 배분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 도시에서는 서비스의 혜택이 양적으로는 고르게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시도 향후 도서관을 공급할 때, 10분 동네 프로젝트 추진 시 10분 내에 도달할 수 없는 지역을 우선으로 하되, 대학교 도서관 등 민간 도서관의 설치유도와 함께 지하철역 부근에 공공도서관의 분관 등을 배치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민간 개발의 기부채납과 연계하여 도서관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0년 서울시 자치구별 공공도서관 이용 현황
- 데이터 출처 :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서울 열린데이터광장,
서울시 <2021 도시정책지표조사>, 서울시 <2020 지역사회조사 보고서>
'책의 장소'는 수많은 책을 모아두는 한편, 독자들이 책을 직접 만날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물질적인 부피를 갖는 종이책은 공간의 일정한 면적을 차지한다. 따라서 종이책 중심의 독서문화에서 책의 장소는 서가 등의 제반시설을 전제하여 이르는 상당한 공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대표적인 책의 장소인 서점과 도서관이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곳에만 자리잡게 된 이유이다.
여기서는 서울 시내에 위치한 책의 장소들과 그 접근성 및 실태를 보여주는 몇 가지 자료에 주목한다. 한 도시 안에서조차 어떤 지역에 사는 이들은 쉽게 책의 장소에 접근할 수 있는 반면,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은 그럴 수 없다. 이와 같은 격차는 독서문화의 지리적인 편중성을 빚어낸다. 책의 부피를 줄이거나 이동성을 높이고 접근성을 확대하는 디지털 책의 공간은 기족의 장소 편향성을 극복할 잠재력을 지닌다.
3. 다시, 저자란 무엇인가?
전통적인 종이책, 인쇄본의 형식은 텍스트에 안정성과 권위를 부여했습니다. 책의 물질적 특성을 통해 텍스트는 완결된 의미 단위로서, 개별성과 고정성, 불변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이라는 단단한 집을 지은이였습니다. 출판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제도가 '창작자'로서 저자의 권위를 보장했고, 저자와 독자 사이에는 넘기 힘든 장벽이 놓여있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다양한 전자책의 발전은 저자와 독자 간의 거리를 좁히고 구분을 흐려 놓습니다. 인터넷과 웹 공간에서 텍스트는 유연성, 상호작용성, 변화 가능성을 띠고, 독자는 텍스트에 개입하는 힘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환경은 또한 저렴한 자비출판, 크라우드 펀딩, 블로그나 SNS 활용 등 저자가 될 수 있는 대안적 경로를 다양하게 열어주고 있습니다. 저자와 독자 사이의 경계 해체는 글쓰기 양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인터넷과 웹 공간에서 새로운 문체와 장르가 출현한 것입니다. 이른바 인터넷체나 블로그체의 유행이라든지, 다양한 장르문학의 부상은 그 구체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기존 작가들과 출판사 역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요구에 부응한 마케팅 전략과 콘텐츠 생산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저자의 권위와 역할은 점차 퇴색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환경은 저자의 출현 방식을 변화시켰다. 이제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이 모이는 곳에서 새로운 저자가 등장한다. '문단의 권위'나 '전문가의 평가' 못지 않게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저자가 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만아지고 있다. 유튜브나 블로그, 브런치,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많은 사람의 관심과 인기를 끈 글들이 책으로 묶인다. 사용자가 올린 글을 좋이책으로 출판하는 POD 서비스라든지, 저렴한 가격의 자비 출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출판 등 출판 형식과 방법 또한 다양해졌다.
4. 독서하는 몸, 감각의 기술
책 읽기의 몸짓은 흔히 침묵 속에서 시각만을 사용하는 정적인 행위로 여겨집니다. 이는 사실 역사적으로 보자면 근대 이후 유행한 특수한 양식에 가깝지만, 오늘날까지 일반적인 독서 과정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몸동작이기도 합니다. 시각에 의존한 묵독은 문자 텍스트를 담은 정적인 페이지로 이루어진 인쇄본의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디지털화된 책은 텍스트를 문자 및 시청각적 요소들이 결합한 역동적인 네트워크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책 읽기 방식을 빚어냅니다. 한 가지 이상의 감각을 사용하는 다중적인 독서가 나타나는가하면, 오디오북의 경우처럼 '듣는 독서'가 '조용히 눈으로 읽기'를 아예 대체해버리기도 합니다. 독서를 위한 다양한 감각의 활용 가능성은 특정한 감각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을 지닌 사람들에게 책 읽는 방식의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한편 짧은 길이의 콘텐츠, 대화형 콘텐츠, 이미지와 동영상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에 기반한 전자책은 책 읽기의 감각과 경험을 듣기, 쓰기, '탭'하기, '클릭'하리고 갱신하고 확장합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터치에서 더 나아가 모션 인식, 페이스 인식, 시선 인식 등 인간이 최소한의 몸짓만으로도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책을 둘러싼 기술의 변모는 읽기의 새로운 장소를 만들어낸다. 각각의 칸은 책의 디지털화 이전과 이후, 독서가 이루어진 공간을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당연하게도 독자 개인이 쌓아온 장소의 기억은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책의 도래로 변화한 독서공간에서 독자들이 공유하는 진정한 장소 감각은 무엇일까. 이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이곳에서는 관람객 각자가 디지털 책을 실제로 읽었던 시간과 공간에 관한 기억을되돌아보고 기록으로 남겨주길 요청한다.
5. 아직 오지 않은 책
1930년 미국의 아방가르드 작가이자 출판인인 밥 브라운(Robert Carlton Brwon)은 당시 새롭게 등장한 유성영화 '토키(talkie)'를 본떠 '리디즈(readies)'라는 독서 기기를 고안했습니다. 마이크로필름을 돋보기 렌즈에 비추어 책을 읽을 수 있게 한 일종의 광학적 영사기인 리디즈는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브라운은 이것이 종이, 잉크, 여러 수작업 등 종이책 생산에 드는 비용을 크게 절감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이후 1971년 첫발을 내디딘 전자책이 본격적인 발전의 궤도에 오르면서 혹자는 '종이책을 죽일 것인가'하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디지털 혁명이 책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보고, 바람직한 미래를 그려가는 일입니다. 미디어 역사를 통해 보자면, 새로운 사회문화적 상상이 언제나 기술 발전에 앞서 나타나고, 그것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이 공존과 상호보완 속에서 전 지구적 생태 위기를 돌아보고 환경을 지키는 방향으로 진화해가는 것, 더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평등하게 담아내고 우리의 세계를 넓혀가는 것, 자유와 소통과 저항의 몸짓을 지지하고 촉진하는 것은 우리가 '아직 오지 않은 책'을 기다리며 던져볼 수 있는 몇 가지 화두입니다.
미래의 책, 과거의 상상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Best Book Design From Republic of Korea
쓰여지지 않은 책을 전시합니다
by 배달의 민족
수많은 출판사 부스들을 제치고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인공(?)처럼 느껴졌던 배민(@baemin_official) <오늘 작가가 되는 법, 쓰여지지 않은 책> 공간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배달의민족 공간은 전시장 가장 안쪽에 있었지만,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던 곳이었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사람들이 책을 소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직접 작가가 될 수 있게 한 기획이 참 좋았습니다. 역시 배민이구나 싶었는데, 7천원짜리 쿠폰이 포장/배달 2천원, 배민마트 5천원인 걸 보고 그럼 그렇지 역시(?!) 배민이구나 다시금 느꼈습니다. 🤣
[마케팅 사례 분석] 배달의민족, 2022 서울국제도서전
https://kangdbang.tistory.com/1065
쓰여지지 않은 10만원의 주인을 찾습니다
참여 방법
1. 배달의민족 부스 사진을 찍는다
2. 인스타그램 피드 혹은 스토리에 올린다
인스타그램 필수태그
@baemin_official(공식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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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쓰여지지 않은 책을 전시합니다
쓰여지지 않은 책을 전시합니다
매 끼니에는 고유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쌓인 한 사람의 취향과 철학, 행복의 정의 또한 녹아있습니다. 지난 10년간 배달의민족은 그 삼시 세끼의 이야기를 쓰고, 모으고, 책으로 엮어왔습니다.
일상 속 음식 이야기를 다루는 뉴스레터 <주간 배짱이>, 식재료 하나를 선정해 깊이 탐구하는 푸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F>, 열두 명의 작가님이 각자의 언어로 풀어낸 음식 에세이집 <요즘 사는 맛>까지. 배달의민족은 맛의 감각, 밥 한술의 사랑, 그리고 이 모든 걸 감싸는 이야기의 힘을 믿습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 합니다. 한 끼의 즐거움을 소중히 생각하는 당신이야말로 저희가 애타게 찾던 작가님입니다 (하핫 반가워요). 설레는 마음으로 펜 한 자루를 쥐여 드립니다. 저희의 질문에 대답해주세요. 음식에 관한 추억, 취향 그리고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직 쓰여지지 않은 책의 작가님이 되어주세요.
책마을 독립출판·아트북
전시장 한 편이면서 배달의민족 바로 옆에는 독립출판물 부스도 있었습니다. 독립서점을 운영하면서 독립출판물 부스에 사람이 많은 걸보고 흐뭇했습니다. 독립출판물 답게 다양한 형태와 영감을 주는 멋진 아이디어들이 많았씁니다. 강다방 이야기공장도 언젠가 멋진 책을 가지고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해봐야겠습니다.
엽서처럼 생겼던 프로젝트 메이지, 새벽고양이의 엽서책
도서출판 새벽고양이
https://www.instagram.com/a_cat_at_dawn
담배갑 안에 시가 들어있는 시거랫
주머니 시
https://www.instagram.com/pocketpoem_official/
https://smartstore.naver.com/pocketstore/
시거랫 상자 안에 있던 시 중에서 가장 좋았던 시 하나를 남겨본다.
외딴섬 식탁
패스트푸드를 먹어도 금세 허기진 것은
반찬이 없는 까닭이다
한꺼번에 구겨 넣고
후르륵 끝나는 까닭이다
혼밥과 인간 사료라는 말이
동시에 유행하던 떄가 있었따
함께할 사람이 없어 홀로 먹자는 말
돈이 없어 한 가지로 때우자는 말
배를 채워도 가슴이 헛헛한 것은
반찬이 없는 까닭이다
반찬 위에 젓가락을 부빌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칼로리뿐인 것들
영혼이 없는 음식들
대화가 없는 얼굴들
가방을 메고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에게
빈 호주머니보다 더 빈곤한 슬픔이
사료알처럼 쏟아진다
또 다시 찾아온 오늘 저녁은
입을 꾹 다문 식탁
덩그러니 차려진 외딴 섬
- 김가희(@Poet_Gahee)
독립출판물 부스는 사람도 많고, 체력도 떨어져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 아쉽습니다. 혹시 서울국제도서전을 놓쳐 아쉬우신가요? 강다방 이야기공장에서 서울국제도서전의 흔적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강다방 이야기공장에서 만나요! 물욕의 아이콘 강다방 이야기공장이 2022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가져온 것들 사진으로 2022 서울국제도서전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강다방 이야기공장
강원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이야기를 팝니다
강릉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독립서점, 헌책방, 출판사, 편지, 기념품 가게
강다방 이야기공장과 관련된 더 많은 이야기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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