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깎던 노인 벌써 2년 전 일이다. 내가 국내 여행에 갓 눈을 떠 이곳저곳을 여행할 때다. 바다를 보기 위해 일단 강릉역에서 일단 KTX를 내렸다. 강릉역 맞은편 길가에 앉아서 책을 쓰는 노인이 있었다. 강릉을 여행할 때 참고나 하려고 강릉 여행 가이드북을 한 권 부탁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책 한 권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만들어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책을 쓰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쓰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