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의 이유
많은 사람들의 꿈이자 로망, 하지만 현실은 청소하고 또 청소하는 노동의 연속. 지금은 레드오션이 된 게스트하우스. 나는 왜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은걸까. 사실 돈을 많이 번 뒤, 게스트하우스를 하지 않아도 먹고 살만할 때가 되었을 때 게스트하우스를 하려 했다. 가난한 여행자들을 위해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고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슬프게도 내가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다는 걸 조금씩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조금 부족하더라도 완벽하지 않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둔 뒤, 친구를 만났다. 이제 뭐 할거냐는 물음에 나는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친구는 10년 전에도 내가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참 신기하다. 10년이 지나고 지금보다 좀 더 여유로워지면 난 게스트하우스를 할 수 있을까? 부족하지만 그냥 지금 부족한대로 하면 안 하면 안 되는 것일까?
여행을 좋아한다. 그리고 여행을 할 때는 보통 게스트하우스에서 묶는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일상에서 떨어진 여행지에서, 헤어짐이 예정된 순간 사람들은 조금은 경계를 풀고 진심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 내가 경험하지 못한 다른 이들의 삶과 마주할 수 있다.
내가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물론 게스트하우스를 하게 된다면 그곳은 내게 여행지가 아닌 치열한 일상이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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