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수상 기념 강연 '빛과 실'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자료를 읽을수록 이 질문들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는 듯했다. 인간성의 가장 어두운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접하며, 오래 전에 금이 갔다고 생각했던 인간성에 대한 믿음이 마저 깨어지고 부서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
그 문장들을 읽은 순간, 이 소설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벼락처럼 알게 되었다.
두 개의 질문을 이렇게 거꾸로 뒤집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이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이 내 글쓰기를 밀고 온 동력이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 한강, 노벨상 수상 기념 강연 ’빛과 실‘
Can the present help the past?
Can the living save the dead?
As I continued reading, it became clear that these were impossible questions. Through this sustained encounter with the bleakest aspects of humanity, I felt the remnants of my long-fractured belief in humanity shatter entirely.
...
“Why, God, must I have a conscience that pricks and pains me so?” I wish to live.”
Reading these sentences, I knew with the clarity of lightning which way the novel must go. And that my two questions had to be reversed.
Can the past help the present?
Can the dead save the living?
Why is the world so violent and painful?
And yet how can the world be this beautiful?
For a long time, I believed that the tension and internal struggle between these sentences was the driving force behind my writing.
- Han Kang, Noble Lecture ‘Light and Thread’
원문 Source
https://www.nobelprize.org/.../225027-nobel-lecture-korean/
https://www.nobelprize.org/.../literature/2024/han/l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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