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방 이야기공장/입점 도서 소개

[독립출판물, 인터뷰] 춤과 땡땡, 보코

강다방 2022. 9. 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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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땡땡
춤의 항해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글 보코
기획 몿진

 

 

만화가 귀귀(?)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책 표지 때문에 쉽게 책을 펼치지 못 했는데, 책을 펼치자마자 진지한 내용과 어투로 반전 매력을 느꼈던 책. 춤을 추는 사람들을 인터뷰 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다보면 종종 내가 살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돼 여행 하는 느낌을 받는데, 이 책은 강다방에게 처음 가보는 도시, 나라를 여행하는 느낌을 주었다. 외롭지만 자신 만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책.

 

 

 

제목 : 춤과 땡땡
저자 : 보코
인터뷰 참여 : 권이은정, 김만세, 밝넝쿨, 백종관, 엠마누엘 사누, 유미, 이선시, 이소영, 이주원, 이해경, 장혜진
일러스트 : 하나
펴낸곳 : 쿠나디아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203쪽
크기 : 118x188mm
가격 : 16,000원
발행일 : 202년 04월 29일
ISBN : 979-11-978156-0-7 (03680)

 

 

몿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ott.zine/
 

 

 

 

 

춤과 땡땡
춤의 항해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글 보코
기획 몿진

 

 

 

 

 

들어가는 글
11개의 이야기로 펼쳐낸
춤추는 몸의 힘
소영

많은 이들이 물었다.
"혹시 춤을 전공하셨나요?"
쭈뼛거리며 우리는 말했다.
"아니요, 그건 아닌데... 춤이 궁금해서요!"

춤추는 행위란 무엇일까.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춤 역시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이는게 전부가 아닌 춤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흥미로웠다. 누군가에게 춤은 몸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일이었고, 자기 자신과 타인을 보다 진실하게 만나는 행위이며, 또 그 자체만으로 사회를 뒤흔들 수 있는 혁명이기도 했다.

춤의 힘을 느꼈던 때를 기억한다. 춤출 힘이 하나도 없 었는데 땀 흠뻑 추고 나니 오히려 힘이 생겼을 때. 여럿이 춤추며 우리가 모두 하나인 듯 연결된 기분이 들었을 때. 무대 위 어느 무용수의 몸짓에 갑자기 울음이 터졌을 때. 말이 통하지 않아도 몸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있단 걸 느꼈을 때. 취미 생활보단 진지하고 전문 댄서를 꿈꾸진 않는 다소 애매모호한 단계에서 나는 더 깊은 내가 되고 싶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을 향한 느낌표와 물음표의 순간들이 방울방울 모여 무언가 말하고 싶은 물줄기를 만들었다. 어렴풋이 느낀 춤의 힘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었고, 내가 느낀 이 세계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다. 2019년 3월, 비슷한 물줄기를 가진 이들을 만나 작은 냇가에서 퐁당퐁당 수다 떨듯 '춤을 뒤집어 보는 이야기'인 춤 웹진 '못진'이 탄생했다.

 

 

 

 

 


열 한 명의 인터뷰이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꿈틀꿈틀 살아있는 선으로 마치 이야기가 춤을 추는 것 처럼 그림을 그려준 하나 작가님, 리듬감 가득한 독서를 완성해준 재포 디자이너님께도 감사드린다.

세상에는 다양한 몸과 춤이 존재하고,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춤과 춤의 자리'가 있다. 이 책과 함께 더 많은 이들이 춤추고, 춤의 힘이 궁금한 이들에게 이 기록이 널리 가닿길 바란다. 위-아래 구분 없이 그저 여기에 존재하고 있을 뿐인 이 세계에서 우리는 모두 자신의 빛으로 빛나고 있다. 지금 여기 여러분을 만나, 오랫동안 준비해온 '몿진'의 첫 번째 춤을 드디어 시작한다.

 

 

 

 

 

차례

들어가는 글

1부 함께 추는 춤

춤과 의식
이해경 만신
공감과 희열의 몸짓

춤과 공동체
엠마누엘 사두 안무가
'사회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질문하는 춤

춤과 힘
장혜진 안무가
우리는 이미 춤의 힘을 알고 있다

춤과 거리
유미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춤이 있다.


2부 변화하는 춤

춤과 몸
이소영 안무가
일렁임을 간직한 몸, 춤, 삶

 

 

 

 

 


춤과 표정
이주원 탈춤꾼
탈은 결국 벗기 위해 쓰는 것

춤과 시간
권이은정 무용수
흘러가는 것에 저항하지 않고

춤과 공간
이선시 안무가
춤추는 몸은 하나의 움직이는 집과 같아


3부 뻗어 가는 춤

춤과 경계
밝넝쿨 안무가
진실에 가까운 쪽으로 춤의 경계를 넓히며

춤과 시선
백종관 영화감독
시선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185
춤과 균형
김만세 무용수
내 춤은 아직 연결되지 않은 동그라미

나가는 글
함께 만든 사람들

 

 

 

 

 


“누군가의 간절한 마음이
굿에서는 몸짓으로 나온다.
그러니 거칠면서도 아름답지.”

이해경 만신
인간문화재 고(故) 김금화 문하에 입문한 강신무로,
국가무형문화재 제82-2호 서해안 배연신굿 및 대동굿 이수자.
1990년 내림굿을 받은 이후 30여 년간 황해도 무당으로 활동하며
황해도의 굿과 문화예술 공연을 접목해 굿의 예술성을 현대에 꾸준히 전해왔다.

 

 

 

 

 


춤과 의식

공감과 희열의 몸짓

인류는 언제부터 춤추기 시작했을까? 왜 춤을 추는 걸까? 춤이 대체 뭐길래. 춤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언어가 두루 쓰이기 이전 비언어적 소통 수단이었던 몸짓에서 유래를 찾기도 하고, 집단이 형성되면서 다른 집단과 구분하기 위한 공동 행동에서 비롯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춤을 칭하는 또 다른 단어인 '무용舞勇' 의 어원에서도 춤의 기원을 유추해볼 수 있다. 고대 문헌의 기록에 따르면 무용의 춤출 무舞’는 본래 ‘무당 무巫'와 통용되었다고 한다.

출처 : 음악, 삶의 역사와 만나다. 국사편찬위원회, 2011

 

 

 

 

 


“원 안에 우리 모두가
동등하게 존재할 뿐이다.”

엠마누엘 사는 안무가
부르키나파소 국적의 댄서이자 안무가.
2014년 포천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의 노동문제를 고발하고,
이후 한국에 정착하며 무용단체 '클레칸'을 만들었다.
몸의 대화이자 하나의 언어인 춤으로 국경과 문화, 인종과 장애 등
다양한 장벽을 넘어 서로를 환대할 수 있는 문화를 전달하고 있다.

 

 

 

 

 


함께 추는 춤

춤을 통해 얻은 에너지는 다른 일을 위해, 미래를 위해 쓰일 수도 있다. 우리는 사회 안에서 매일 같이 몸을 쓰며 살아간다. 춤을 경유한 몸, 그 과정을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고 영혼을 정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춤은 장벽이 없기 때문에 타자와 쉽게 연결될 수 있다. 타인과 서서히 가까워지고 내면을 열어낸다. 적어도 서로가 어떤 계급에 속해 있는지 춤추는 동안만큼은 평가하지 않을 수 있으니.

몸의 대화는 타인과의 연결에 대한 감각을 바꾼다. 춤을 통해 몸을 움직이며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타 인을 위한 공간이 생긴다.

춤은 더 나은 사회로 가는 길 위에서, 인간성의 회복을 빠르게 전진시킨다. 춤이 몸과 정신과 마음을 직접적으로 접촉하기 때문이다. 춤을 추다 보면 낯선 타인과 서로 각자의 공간을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누군가 내 공간에 들어오고 나 역시 타인의 공간에 들어가는 걸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춤은 서로를...

 

 

 

 

 


춤과 공동체

사려 깊은 방식으로 가까워지는 경험을 만든다. 나는 춤이 우리가 연결된 존재라는 걸 확인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터득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에너지로 가득 찬, 크고 작은, 서로 다른 존재인 몸들은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어울릴 것인가. 엠마 안무가의 춤은 삶의 철학과 태도가 빚어낸 일종의 믿음처럼 들리기도 한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향해가는가?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현재는 어떠한가? 그가 춤을 통해 던진 물음은 지금 현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더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깨닫기 위해서. 이 공동체가 어떻게 뿌리내릴 것인지 그 몫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함께 추는 춤

새롭게 다루게 된 것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급진적 수동성' 이다. 아기가 태어날 때 아기의 몸은 대단히 큰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 몸에 가해지는 엄청난 힘들은 충격이 대부분이다. 그게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이 충격을 몸이 어떻게 흡수하는가에 주목했을 때 연약해지는 방식에 관심이 갔다. 우리 삶이 매일 크고 작은 충격을 흡수하는 과정이라면 외부와는 어떻게 조우할 것인가. 연약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힘과도 조우할 수 있지 않을까. 연약함이라는 힘이 전면에 나와 있는 그 자체로도 페미니즘 적이라고 생각한다.

충격의 형태로 가해지는 힘은 시간이 흐르며 소멸한다. 시간이 흐를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자신에게 어떻게 마련해 줄 것인가. 결국 자신의 몸에 관한 태도와 힘에 대한 인식은 타인과 더 나아가 세상과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를 결정짓는다. 장혜진 안무가의 작업을 소개하는 글에서 자신을 :예술가를 서포트하는 예술가'로 언급한 대목이 눈에 띄었다. 표류를 경험한 자가 가진 유연한 감각일까. 

 

 

 

 

 

 



해외에서 다양한 이들과 작업하면서 각각이 하나의 행성으로 운동하고 동시에 커다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란 그런 행성 같은 존재가 아닐까. 파이 하나를 가지고 내가 먹으면 네가 못 먹는 상황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나의 일을 의미 있다고 믿어 줄 필요가 있다. 어떤 면에서는 더 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경직되지 않고 말랑말랑한 시선을 유지하고 싶다.

장혜진 안무가의 말랑말랑하면서도 무장된 시선은 질문을 던지길 주저하지 않는다. 무용 공연의 주 무대인 극장에 허락된 사람은 누구인가? 소수의 작품과 인물이 전유하는 공간이 아닌, 담론을 생산하고 공공의 삶과 연결될 수 있는 극장을 상상하며 그는 동료 김재리 드라마터그와 함께 '브릭 브리크 플랫폼 Brick-Break Platform(2021)'을 열었다.

 

 

 

 

 

 

그와의 대화 속 에서 나는 자신에게 던지고 싶었던 물음이 실은 따로 있었음을 깨닫는다. 질문의 방향은 되려 나를 향해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대체 왜 춤의 본질을 궁금해하는가? 춤의 경계에 존재하는 것은 온통 흐리고 뿌옇고 모순되고 분명하지 않은 것 투성인데. 대화 끝에 그가 발견한 통찰을 꾹꾹 눌러 적어본다.

역설적이지 않으면 힘이 없으니까. 우리가 땅을 딛고 살 수 있는 것도 역설적인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역설이 없으면 연소하고 만다. 그렇기에 선명한 것과 선명하지 않은 것 사이에서 감지되는 부분이 중요하다. 우리가 선명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으니까.

 

 

 

 

 

춤과 균형

내 춤은 아직 연결되지 않은 동그라미

예술가는 어느 순간부터 '예술가'로서 정체성을 지니게 되는 것일까.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인식한 순간부터? 사회를 향해 선언하고 활동을 시작한 다음?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주목을 받았을 때? 한국의 무용수는 어떠한가. 예술 전문학교에 입학해 무용 전공을 택했을 때? 명성 높은 콩쿨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뒤? 유수한 무용단에 입단해 활발한 활동을 펼친 후?

예술의 어느 영역이든 자신의 역량을 가늠하고 기량을 단련해 끈질기게 탐구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그 과정에서 스승과 동료를 발견하고 자신의 한계와 나아갈 방향을 확인...

 

 

 

 

 


'어떻게 어디서 춤출까 궁리하는 데 힘을 너무 많이 쓴 나머지 단단해진 힘을 공유하는 자리. 춤출 생각 하면 세상이 너무 퍽퍽해서 슬퍼지는, 동시에 춤추고 있는 나를 보며 위로받는 사람들이 모이는 워크숍’. 춤추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 하나로 나아가기에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학교 졸업 후에는 환경이 좀 안 됐다. 춤을 배우려면 기본적으로 돈이 든다. 근데 돈 없어서 춤을 못 춘다고 생각하면 너무 속상하지 않나. 그래서 무료 워크숍도 부지런히 찾아다니고 알바도 열심히 해서 돈도 모으고 무용단에도 배우러 다녔다. 무용단에서는 새로운 재미의 쾌감이 있었다. 나는 항상 남을 보고 따라 하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나를 보고 따라 하게 되더라. 하루도 안 쉬고 단련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춤에 대한 태도, 몸을 관리하는 태도를 익혔다.

기분이 우울하고 지치더라도 연습실 문을 여는 것. 매일 꾸준히 춤을 추면서 눈앞의 일상을 꾸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 노동하는 몸과 춤추는 몸 사이를 오가는...

 

 

 

 

 

일은 퍽 고단했다.

살면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하지 않나. 누군가의 딸로서, 애인으로서, 서빙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일상과 무용수로서의 균형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가게에서는 알바생이었다가 무용단 가서는 무용수의 모드로 바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내 몸을 냉장고에 비유하자면 전력 소모가 너무 빠른 것이다. 냉장고 문을 계속 열었다 닫았다 하니까.

어디에서 어떻게 춤춰야 할지 막막하던 시절에는 분노가 강했다. 김만세 무용수는 화가 나면 혼자 춤을 췄다. 갈 곳이 없던 스무 살의 자신을 댄스 필름 〈싶다(2018)〉에 담았다. 그의 댄스 필름을 본 어떤 이들은 말했다.

“춤추고 싶으면 돈을 벌어야 해, 한국에선 알바 열심히해서 입시 해야지.” 또 다른 이들도 말했다. “그냥 너 혼자 춤추면 되잖아. 왜? 그냥 추면 안 돼?"

 

 

 

 

 

 

뻗어 가는 춤

세계에서 발견한 것들을 손쉽게, 함부로, 매듭짓지 않는다. 연결되지 않은 동그라미의 춤은 꼬불꼬불 휘청거리면서도 커지고 있다.

예술가는 예술로만 삶을 꾸릴 수 있을까? 그것은 모두가 꿈꾸는 이상화된 낭만일까, 아니면 현실에 도래한 적이 없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불가능한 미지의 영역일까? 예술가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력일까? 현실감일까? '너랑나랑 만만세'는 모두가 연결되는 하나의 유기적 '퍼포먼스'에 가까웠다. 사회 구조와 예술의 위치에 대해서 성찰과 질문을 던지는 퍼포먼스, 이제 질문의 화살촉을 무용수 개인이 아닌 우리가 속한 사회로 돌려본다. 젊고 성장하려는 의지로 가득 찬 예술가에 대해 우리 사회의 인식과 시스템은 어떠한가?

 

 

 

 

 

강다방 이야기공장
강원도 강릉시 용지로 162 (옥천동 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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