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립미술관]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설은하 작가
관람객이 전시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해 볼 수 있었던 전시. 사람들이 남긴 수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어떤 이야기를 남기고 싶은지 고민해 볼 수 있어 소중한 경험이었다. 1층에서는 전화부스에 들어가 스스로 메세지를 남길 수 있고, 2층에서는 남들이 남긴 전화 메세지를 들을 수 있었다. 보통 미술관에서 회화 위주의 전시를 많이 하는데 이번 전시는 설치, 영상, 체험이라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서울에 가면 종종 문화역서울284에 방문하고 좋은 영감을 받는데 이번 전시도 그랬다.
기간 : 2025.02.05 (수) ~ 2025.03.30 (일)
시간 : 10:00~18:00 ※월요일 휴관
장소 : 제 2, 3, 4 전시실
관람등급 : 전체관람
장르 : 설치, 영상
가격 : 무료
주최 주최 : 강릉시 / 주관: 강릉시립미술관
문의 : 033) 640-4271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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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전시 - 강릉시립미술관
상세정보 강릉시립미술관 기획전시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강릉시립미술관 기획전시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참여작가 설은아는 국내 웹 아트 1세대 작가이며, 한국 최초로 칸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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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강릉시립미술관 기획전시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참여작가 설은아는 국내 웹 아트 1세대 작가이며, 한국 최초로 칸 광고제 사이버 부문 황금 사자상 수상, 2019년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러 작가로서 첫 번째 여정은 소외된 소통을 주제로 한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입니다. 이를 통해 세상의 끝이라 불리는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 목소리들을 놓아주는 퍼포먼스 필름을 제작해 세계 3대 단편 영화제인 '템페레 국제 단편 영화제' 국제경쟁,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차마 말하지 못해 부재중 통화가 되어버린 이야기, 당신에게도 있으신가요?”
90년대에는 길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여기서 가장 가까운 공중전화 부스가 어디 있었더라- 기억해 내고, 거기까지 걸어가서, 줄을 서고, 때로는 10분 넘게 앞사람들을 기다린 후에야, 동전을 넣고, 전화를 걸 수 있었습니다. 간혹 돈이 몇십 원이라도 남게 되면 다음 사람을 위해 수화기를 위에 얹어두기도 하고요. 그러다 시간은 흘러 현재 국내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으며 공중전화는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그 이용 건수는 전국 평균 1대당 하루에 1명입니다.
그리고 여기, 작가의 작품에는 공중전화 부스가 있습니다. 부스 안에 있는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면, 미술관 2층에 있는 아날로그 전화기를 통해 누군가에게 가 닿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목소리들은 모이고 모여, 전시가 끝난 후 세상의 끝 ‘아이슬란드’ 대자연으로 흩어질 예정입니다. 작가는 6년 전부터 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간 모여진 통화 수는 13만 통입니다.
그 안에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 헤어진 연인에게 전하는 뒤늦은 사랑 고백, 원망, 참회,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 등이 담겨있으며, 때로는 ‘......’ 침묵으로 마음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작가는 진정한 소통의 조각들이 연결될 때, 서로를 치유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차마 말하지 못해 부재중 통화가 되어버린 이야기, 당신에게도 있으신가요? 지금 생각나는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전하지 못한 말을 건네보세요. 여보세요?
이럴 때 아빠가 옆에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거 같애.
I wish you wre by my side right now.
아빠, 몇 주 전에 아빠 기일이었는데 나 그날 생각도 못 했던 거 있지? 너무 바빴다는 사실은 핑계가 안 되겠지만. 나 솔직하게 말해서 지금 잘 못 지내. 너무 막막할 때는 아빠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빠는 뭐라고 말해줬을까,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 아빠 낚시 좋아하니까 아빠랑 낚시도 가고 싶었는데. 왜 항상 나는 한발 늦는지 모르겠다. 아빠 아플 때 마지막에 내가 다리 많이 못 주물러줘서 미안해. 아빠 가던 새벽에 연락받고 집에 있다가 병원 가는 길 내내 손난로로 손 녹이면서 가고 있었거든. 차가운 손으로 잡아줄 수가 없으니까. 아빠가 내 손 잡는 거 좋아했잖아. 근데 그 마지막 온기 못 전해줘서 미안해 자식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나 아쉬울 때만 더 생각나는 거 있지? 나 아프니까, 감기 걸리니까 더 보고 싶더라. 아빠, 내 방에서 달이 되게 밝게 잘 보이거든? 난 달 볼 때 항상 아빠가 거기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달을 본단 말이야. 이렇게 딸이 잊지 않고 있다는 거 알아줬으면 좋겠고, 아빠 딸 씩씩하게 잘 살아낼테니까 걱정하지 마요.. _ 47,080번째 통화
엄마가 나한테 좀 기댔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내 어깨가 많이 작은가 봐. 그래서 어깨를 열심히 키우려고 노력 중인데 이제는 엄마가 나한테 기댔으면 좋겠어. _61,364번째 통화
처음에 암에 걸렸을 땐 세상이 끝날 것같이 그랬는데, 겪고 나니까 막상 뭐든 쉽게 만들어준 것 같아. _60,798번째 통화
나의 우울이, 나의 공황이, 나의 과호흡이, 나를 더 이상 집어삼킬 수 없도록 강해지고 싶어요. _54,061번째 통화
함께 먼 길을 걷길 바랐어. 그뿐이었어. _69,050번째 통화
크리스마스이브에 만나자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네. _42,495번째 통화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만우절에 고백했다가 차였어요. 그럴 땐 어떡하죠? _6,466번째 통화
어머니, 10년 전 제가 가져갔던 돈은 만 원이 아니라 37만 원이에요. 지금처럼 용돈으로 갚아갈게요. 형도 같이 했어요. -71,533번째 통화
평범하다는 것이 그렇게 나는 부럽더라. _61,235번째 통화
뭔가 말을 하려고 하면 목이 딱 막힌 것만 같고 코 끝이 찡하고 눈앞이 뿌옇고. _33,022번째 통화
...... (침묵 후 통화 종료) _다수의 부재중 통화
* 녹음된 음성은 프로젝트 관련 용도로만 (전시, 퍼포먼스, 책, 공식 SNS) 활용됩니다.
Yellow Pages
세상 끝과 연결된 전화번호부
어제 하지 못한 말을 해보세요.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던 말을
세상 끝으로 훌훌 날려보내세요.
① 수화기를 들면 세상의 끝과 연결됩니다
② 파도소리가 들리면 녹음을 시작하세요
③ 녹음이 끝나면 수화기를 내려주세요
차마 말하지 못해
부재중 통화가 되어버린 이야기,
당신에게도 있나요?
세상의 끝과 연결된 공중전화에
당신의 '하지 못한 말'을 남겨보세요.
우연히 수화기를 든 누군가에게 전달됩니다.
전시 후, 당신의 목소리를
아이슬란드의 대자연에 놓아주고 올게요.
2018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총 134,659통의 부재중 통화가 남겨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모인 이야기들은
세상의 끝, 아이슬란드의 대자연에
자유롭게 흩어질 예정입니다.
어디서든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로
접속되는 전화번호입니다.
당신의 '하지 못한 말'을 남겨주세요.
TEL 1522-2290
차마 말하지 못해
부재중 통화가 되어버린 이야기,
당신에게도 있나요?
세상의 끝과 연결된 공중전화에
당신의 '하지 못한 말'을 남겨보세요.
우연히 수화기를 든 누군가에게 전달됩니다.
전시 후, 당신의 목소리를
세상의 끝, 아이슬란드의 대자연에
놓아주고 올게요.
부재중 통화를 받아보세요
남겨진 기억들
영원히 간직하고픈 단 하나의 기억
영원히 간직하고픈 기억들이 모이는 곳
이터널 라이브러리, 영원의 도서관
열람실
Listening Room
이터널 라이브러리에 남겨진
'영원히 간직하고픈 기억들을
들어볼 수 있는 열람실입니다.
책상에 앉아, 카세트 플레이어를 작동해
이터널 메모리를 열람해보세요.
만약 하나의 기억만 남기고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면
'영원히 간직하고픈 단 하나의 기억'
당신에겐 무엇인가요?
'이터널 라이브러리'에 당신의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도서관에 소중히 저장된 후
우연히 방문한 누군가에게 랜덤으로 열람됩니다.
한조각의 빛과 같은 당신의 기억을
데이터의 영원성을 보장하는 블록체인에 새겨
이 세상에 영구히 보존할게요.
만약 하나의 기억만 남기고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면
'영원히 간직하고픈 단 하나의 기억'
당신에겐 무엇인가요?
'이터널 라이브러리'에 당신의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도서관에 소중히.저장된 후
우연히 방문한 누군가에게 랜덤하게 열람됩니다.
한조각의 빛과 같은 당신의 기억을
데이터의 영원성을 보장하는 블록체인에 새겨
이 세상에 영구히 보존할게요.
안녕하세요.
먼저 녹음실 이용법을 알아볼까요?
좌측 릴데크 녹음기의
REC 버튼과 STOP 버튼이 보이시나요?
버튼 위치를 확인한 후
시작하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만약 하나의 기억만 남기고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면,
'영원히 간직하고픈 단 하나의 기억'
당신에겐 무엇인가요?
녹음실
Recording Studio
이터널 라이브러리ᅳ 관객 참여형 전시입니다.녹음실에 당신의 소중한 기억을 남겨주세요.
녹음 후엔 도서 카드가 출력되는데
이곳엔 당신의 기억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된 AI 단편시와
기억에 다시 접속할 수 있는 고유 주소가 적혀 있습니다.
당신의 기억을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해
이 세상에 영구히 보존할게요.
* Open A.I.의 Whisper 인공지능 엔진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AI로 생성되는 데이터의 시대
세상에서 가장 귀한 데이터는
'인간의 마음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
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언제나 이터널 라이브러리 '녹음실'로
연결되는 전화번호 입니다.
TEL 1555-3711
이터널 라이브러리의 '디지털 도서관'입니다.
365일 모바일로 당신의 기억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eternal-library.org
세상의 끝에 보내는 엽서
1. 당신의 '하지 못한 말'을 쓰신 후,
엽서함에 넣어주세요.
2. 누군가 남기고 간 엽서를 읽어보신 후,
엽서함에 다시 넣어주세요.
3. 엽서에 남겨진 이야기는
이곳에 머무는 누군가에게 공유된 후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에 기록됩니다.
#세상의끝과부재중통화
누군가 엽서에 적은 글
...
그래도 언젠가 행복했던 기억만 남기를 바래볼게.
난 행복해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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