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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마을 아카이브] 강원도 강릉시 명주동

강다방 2022. 5. 21. 15:28

 

 

 

 

[강릉 마을 아카이브] 강원도 강릉시 명주동

 


명주동은 강릉의 도심을 관통하는 도로 경강로*를 중심으로 강릉대도호부관아부터 강릉의료원까지 도로 남북에 위치한 동네다. 강릉 사람들이 원도심 시내라 부르는 금학동과 임당동 기준으로는 서편에 위치해있다. 명주동의 면적은 약 6만㎡로 강릉종합운동장(약 1.5만㎡)의 4배 크기다. 주민등록 기준 약 300명이 살고 있다.

 

명주는 강릉의 옛 이름이었다. 강릉은 신라 시대 때 명주(溟州*)로 불렸다. 고려 시대가 되면서 명주의 이름은 강릉이 된다. 1955년 명주라는 이름은 다시 등장한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을 경기도라고 한 것처럼, 당시 강릉군 강릉읍(시내)을 강릉시로 승격시키면서 강릉군 내 강릉읍이 아닌 지역을 명주군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래서 명주라는 이름은 명주동 뿐만 아니라 주문진 명주교육도서관, 성산 명주군왕릉 등 강릉 이곳저곳에 남아있다. 명주군은 1995년 강릉시와 명주군이 다시 하나로 통합되면서 사라졌다.

 

 



명주동은 고려시대 때부터 강릉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였다. 지금으로 치면 시청 역할을 했던 강릉대도호부관아가 있었다. 명주동 경계를 따라 강릉읍성과 4대문도 존재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명주동 주변에는 고급 요릿집 요정(料亭)들이 성행했다. 명주동에는 아직도 적산가옥(敵産家屋)* 형태의 집이 많이 남아있다. 지금의 강릉의료원, 명주예술마당 앞에는 시장이 있었고,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 정류장, 가구 골목, 화교 학교도 있었다. 지도에 나오지 않지만 강릉 사람이라면 아는 택시부광장도 길 건너면 있었다. 현 강릉대도호부관아 자리에 강릉우체국(1898), 강릉경찰서(1945), 강릉시청(1958), 시민관*(1960)도 들어섰다.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흥망성쇠를 반복한다. 명주동은 강릉경찰서(1985)와 강릉시청(2001), 강릉우체국(2015) 등 주요 공공기관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며 쇠퇴하기 시작한다. 그래서일까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젊은 강릉 사람들 중에는 명주동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쇠락한 동네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었다. 마을 주민들은 힘을 모아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고, 빈 초등학교 건물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뀌었다. 골목을 따라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생겨났고, 현재는 강릉 사람들보다 여행자들에게 더 유명한 동네가 되었다.

명주동 아래에는 남문동, 오른편에는 성내동이 있다. 남문동은 남쪽문이 있던 동네, 성내동은 성안 쪽 동네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명주동과 남문동, 성내동을 명주동과 혼용해서 부른다.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명주동 카페라고 불리지만, 실제 주소는 남문동에 있는 경우도 많다. 세월이 흐르며 명주동의 경계가 되었던 성벽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과거에 그어놓은 경계를 넘어 생활하고 있다. 명주동은 새것과 헌것, 젊은 청년과 어르신, 지역 주민과 여행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공간이다. 신라 시대부터 지금까지 축적된 수많은 이야기도 축적되어 있다.

 


* 경강로 : 경기도 남양주부터 강릉까지 이어진 도로
* 溟 : 바다 명, 가랑비 오는 모양 멱
* 적산가옥 : 적의 재산 혹은 적이 만든 집이라는 뜻. 일본식 건축 양식이 특징.
* 시민관 : 1960년부터 1979년까지 존재한 강릉의 복합 문화 공간. 기념식, 강연, 공연, 영화 등이 상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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