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운영일기 3

모든 사람이 너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어

모든 사람이 너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어 그리고 너 역시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없어 퇴근 시간을 훌쩍 지난, 밤 9시. 나는 왜 쉬는 날인데도 매장에 나와 있는 것일까? 그것도 밤늦게까지 집에 가지 않고서. 오늘은 저녁을 먹지 않았는데 배가 고프지 않았다. (아 점심을 늦게 먹어서 그렇구나. 그럼 그렇지...?) 늦은 밤 뭐라도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오늘은 강다방에 나와 문을 수리했다. 몇 달 전 부터 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는데 뜨거운 물 속에 있는 개구리처럼 고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오늘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문을 수리하러 와주신 사장님은 투머치토커였다. 문을 다 고쳐주고 난 뒤, 한참을 떠들다 가셨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참 ..

특별한 편의점

사진 : Unsplash의Chase Yi 강다방 이야기공장 주변에 있던 편의점이 어느 날 문을 닫았다. 나이가 꽤 있으신 중장년 아저씨가 운영하시던 곳이었는데, 강다방이 휴무일을 마치고 출근했더니 매장 내부 선반과 물건들이 모두 사라져있었다. 책을 입고 받을 때 이용하는 편의점 택배를 맡아주는 곳이었고, 종종 도시락이나 김밥을 사기도 했따. 평범한 편의점과 달리 그곳은 편의점 내에서 도시락이나 라면 등을 먹으면 껌을 하나씩 건네주는 곳이었다. 아마 양치질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하게 허기를 떼우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배려였을 것이다. 그 작은 배려가 참 고맙고 감사했었다. 그런데 편의점이 어떠한 조짐도 없이 한 순간에 갑자기 사라졌다. 돈을 많이 벌어서 편의점을 그만두신건지, 아니면 수지타산이 맞지..

인간에 대한 예의

Photo by Andrew Spencer on Unsplash 인간에 대한 예의 강릉의 인구는 약 21만명이지만, 한 해 관광객 수는 인구의 150만배가 되는 약 3,000만명을 넘는다. 특히 3,000만 관광객은 여름 휴가철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한적했던 강다방 이야기공장도 성수기 때문인지, 입소문이 퍼져서인지 최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손님이 늘다 보니 전보다 마음은 좋아졌지만, 몸이 힘들어지는 걸 느낀다. 특히 혼자 운영하는 매장이다 보니 점심과 저녁을 모두 가게에서 해결하게 되는데, 밥을 먹다 손님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잠시 손님을 응대하고 손님이 나간 뒤 다시 밥을 먹을 먹다 멈추기를 반복하다 보면, 밥을 먹었지만 먹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맛있는 걸 먹는 게 유일한 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