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 지역 선정하기
게스트하우스 창업의 첫 걸음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다. 강다방은 서울 근처 도시에서 자랐다. 그래서 이왕이면 바다가 있는 한적한 동네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싶었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창업 전, 먼저 집과 가까운(?) 서울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청소 알바, 바다는 안 보이는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텝 생활을 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울은 내국인 손님뿐만 아니라 외국인 손님도 많아 잘만 해보면 괜찮다. 하지만 임대료가 비싸 강다방이 가진 자금으로는 게스트하우스 운영이 불가능하다. 제주도는 서울보다 집값은 저렴할지 몰라도, 엄청난 숫자의 게스트하우스가 존재한다.
게스트하우스가 처음 생기기 시작할 때라면 모를까 지금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를 한다는 건 핏빛바다(레드오션)에 뛰어드는 것이라 판단했다. 스텝으로 생활하기 몇 년 전 여행했던 제주도의 많은 게스트하우스들은 이미 사라졌거나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 아, 제주도에 적용되는 도서산간 택배 추가 비용도 제주도를 게스트하우스 지역에서 제외한 한 가지 이유였다.
“그래서 선택한 강원도 동해안”
그래서 선택한 곳은 강원도 동해안.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랐기 때문에 한적한 바닷가 생활을 해보고 싶었다. 경상도 역시 동해안을 끼고 있지만, 강원도가 주는 한적한 느낌이 좋았다. 지도를 보며 강원도 고성부터 삼척까지 동해안 해수욕장 주변 동네를 정리했다.
버스터미널의 여부, 원래 살던 도시와 연결하는 버스의 배차 간격과 비용,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존재, 주변에 도서관이 있는지, 멍 때리고 시간 보낼 만한 커피 전문 프렌차이즈 숫자, 영화관 여부, 주변에 게스트하우스는 얼마나 있는지, 호텔과 리조트의 존재 여부, 대학이 근처에 있는지 등을 정리했다.
“지역 선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취향과 생활 패턴”
게스트하우스 지역을 선정할 때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만한 관광자원이 있느냐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곳에는 이미 수많은 게스트하우스가 존재했고, 임대료 또한 너무 비쌌다.
사람들이 방문할만한 관광자와 더불어 고려한 것은 개인의 취향, 생활 패턴이었다. 바다를 좋아하지 않는데, 바다에 산다면 그 생활은 분명 불행한 생활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불행이 손님을 맞이할 때도 전달되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떠한 것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곰곰이 생각하고 기준을 만들었다. 대중교통이 편리할 것, 대형마트와 도서관이 있을 것, 가끔은 조조영화 볼 수 있는 영화관이 있을 것 등 나름의 기준을 만들었다. 손님이 없을 때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려했다.
1시간에 1대꼴로 버스가 다니는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텝 생활을 했었다. 사람이 많지 않은 한적한 곳이 좋아서 선택했는데, 막상 1달간의 생활이 시작되니 불편한 점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주변에는 음식점이 10개가 채 되지 않았고, 저녁 6시가 넘으면 문을 닫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주변에 마트가 없어 야채와 과일을 사려면 다른 곳으로 차를 타고 나가야 했다.
스텝으로 일하기 전에는 내 자신이 한적한 시골 오지에서도 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골에서 생활하는 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불편함이 따랐다. 그래서 당시 경험을 통해 마트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여야 한다, 대중교통은 편리해야 한다, 30분 거리 내 도서관이 있을 것 등 게스트하우스 지역 선정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그리고 그 기준에 맞는 도시 3곳이 선정되었다. 속초, 강릉, 동해 이렇게 3곳이었다.
게스트하우스를 하기 위해서는 농어촌민박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속초시와 동해시에는 바닷가를 낀 지역 중에 농어촌민박업 허가가 가능한 읍면 지역이 없었다. 농어촌민박업 허가가 불가한 동 지역만 있었다. 참고로 동 지역에서 농어촌민박업이 아닌 일반숙박업, 관광숙박업으로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수는 있으나 절차나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다. 동 지역 중, 녹지지역에서는 농어촌민박업이 가능하나 녹지지역에는 매물 자체가 거의 없어 건물을 신축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게스트하우스 운영이 불가했다.
“그래서 선택한 강릉, 주문진”
그러한 이유로 속초와 동해를 제외하고 강릉시 정동진(강동면)과 주문진(주문진읍)을 후보지로 간추렸다. 그리고 강릉으로 실사(라쓰고 여행이라 말한다)를 나갔다. 처음 간 곳은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간 강릉시 강문, 송정, 안목. 해당 지역은 시내와 가깝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있는 편이라 가능하다면 게스트하우스의 최적의 입지라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동지역이기 때문에 자연녹지, 자연환경보전지역에만 게스트하우스(농어촌민박업) 허가가 날 수 있었는데, 적당한 집을 찾지 못했다. 주택, 상업, 공업 지역이 아닌 자연녹지, 자연환경보전지역은 그 구역 자체가 워낙 작고, 그 안에는 건물 없이 땅만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강다방의 경우 신축이나 건물을 매매할 자금이 없었기 때문에 월세를 찾아야 했는데, 월세로 나온 집은 아예 발견하지 못했다.
다음으로 간 곳은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정동진.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마트나 도서관, 영화관 등 생활 편의시설이 부족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미 많은 게스트하우스와 숙박업소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다음으로 방문한 주문진. 강문, 송정, 안목, 정동진에서의 좌절로 풀이 죽은 상태였는데 주문진은 뭔가 활기차보여 느낌이 좋았다.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마을이 매력적이었다. 동네 마트도 있고, 다이소도 있고 (무려 롯데리아도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관광지와 비교하여 지역 주민들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장을 보고, 학생들이 학교를 가는 모습에서 사람들이 사는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강다방 게스트하우스를 열 지역을 강릉 주문진으로 정했다.
여행을 하면서 여러 기억들도 떠올랐다. 취업 준비생 때, 강릉으로 필기시험과 면접을 보러 간적이 있다. 그 때 면접에서 떨어졌는데... 당시 이곳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취업을 하고 회사를 다니다 퇴사를 결심할 때에도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강릉으로 여행을 갔었다. 그리고 그 여행 덕분에 나는 마음을 정리하고 무사히(?) 용감히(?) 회사를 그만둘 수 있었다. 아마 이러한 기억들도 다른 지역이 아닌 강릉에 게스트하우스 둥지를 튼 이유가 아닐까 싶다.
게스트하우스 창업 지역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직접 두 발로 걸어보고 그 지역을 경험해보라는 것이다. 지도에서 봤던 꽤 괜찮은 바닷가와 해수욕장은, 실제로 가보니 철조망으로 둘러 쌓여있는 걸을 수 없는 길이었다.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 고려 지역은 지도에서는 괜찮아보였지만 직접 방문해보니 비행기 소음이 발생하는 곳이었다. 그러니 게스트하우스 지역을 선정할 때는 당연하지만 직접 걷고 느끼고 경험해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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