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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끝

Photo by Erik Mclean on Unsplash 시작과 끝 강다방 이야기공장 매장 앞에는 요양병원이 있다. 그래서인지 종종 흰 천을 덮은 간이 침대가 병원 앞을 들락거린다. 처음에는 간이 침대가 옮겨지는 차량이 뭔가 싶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차량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강다방 이야기공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주로 젊은 여행자들이다. 여행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다들 밝고 활기차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강다방 역시 밝아진다. 출근 길, 병원 앞에 서있는 차를 지나쳤다. 간이 침대를 싣기 위해 차량 문을 열어 놓아 내부가 보였다. 여행 온 사람들, 일 때문에 다른 도시로 가기 위해 사람들로 북적이는 희망이 넘치는 장소에 동시에 삶을 마무리하는 장소가 있었다. 삶과 죽음은 항상 공존하고 ..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최갑수

삶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삶에서 잠시 멀어지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경험하는 것이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서두르지 말 것.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것. 비난하지 말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우리의 인생이 뭔가 비뚤어지고 어긋난다고 느낄 땐 낮잠을 잘 것. 여행하고 또 여행할 것. 그늘이 있을 땐 그늘 속에 머물 것. 벚꽃이 필 땐 벚꽃을 즐기고. 유니클로냐 아르마니냐가 문제가 아닌 거죠. 이 재킷이 내게 어울리느냐. 이 셔츠의 스타일이 나를 이야기해줄 수 있는냐 하는 게 중요한 거지. 이 바다를 35밀리미터 렌즈로 찍었느냐, 200밀리미터 렌즈로 찍었느냐가 아니라, 쓸쓸한 바다를 찍었느냐 찬란한 바다를 찍었느냐인데, 결국 우리 머리와 가슴속에 남는 건 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