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2

무지개는 있다

무지개는 있다 주문진에 처음 왔을 때, 하늘에 뜬 무지개를 봤다. 평소에는 거의 보지 못했던 무지개가 주문진에는 많이 떠 신기했다. 처음에는 근처에 산과 바다가 있어 무지개가 더 많이 뜨는 지형이라 생각했다. 무지개와 함께 노을도 많이 보였다. 힘든일이 있을 때 붉게 물든 하늘은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품어줬다. 비 온 뒤 하늘에 나타나는 무지개는 언제나 힘이 되어줬다.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 이곳에는 보여 좋았다. 태백산맥 너머로 지는 해는 언제봐도 멋졌고 따뜻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무지개가 사라졌다. 노을도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변하고 있었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변한 것일까, 처음 왔을 때는 없었던 새 건물들이 하늘을 가려서일까. 그렇게 고민하던 어느 날 문득 알게 되었다. 하늘을 ..

옥상에 누워 어두워지는 밤 하늘을 봤다

옥상에 누워 어두워지는 밤 하늘을 봤다. 기대했던 노을은 없었지만, 옥상에 누워서도 휴대폰을 만지작거렸지만, 해 지는 하늘을 본 건 몇 십년만인 것 같다. 도시에서 살 때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때로는 편의점에 들려 간단히 도시락으로 저녁을 떼웠을 시간, 거리와 지하철에서 지친 표정의 사람들과 마주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시간. 같은 시간 누군가는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나는 옥상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봤다. 지금 나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야 할 때 인데, 느긋하게 나태학살고 있는 건 아닌기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지만, 지금 나는 잘 하고 있는건가? 남들 출근할 때 함께 출근하고 퇴근 할 때 같이 퇴근했다면 마음은 조금 편했을까? 도시에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