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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 공포소설] 매미가 울지 않는 여름, 이해린

강다방 2024. 7. 19. 17:00

 
 

 
 

독립출판물, 공포소설
매미가 울지 않는 여름, 이해린


독립출판계에서 귀한 소설책. 그것도 공포 장르이다! 독립출판물다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매력 가득한 책이다. 장르는 공포(?)이지만 생각보다 무섭지 않으니(?) 무서운 걸 싫어하는 사람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공포 소설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보내보자.



제목 : 매미가 울지 않는 여름
저자 : 이해린
펴낸곳 : 인디펍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90쪽
크기 : 120x180mm
가격 : 11,000원
발행일 : 2022년 11월 1일
ISBN : 979-11-6756-496-2 (03810)



작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e_cicadas_dont_cry/
 
 
 
 

 
 
 

이해린

지친 하루 끝에 자신을 달래주는 건 공포영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피로 물든 카펫 같은 소설을 쓰는 게 목표다. 사람을 무서워하나 세상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 웹소설 연재 사이트
브릿G에서 '매미 상과'라는
닉네임으로 연재 중.
- 2023년 <도쿄 플래시> 출간
-공포 장르 전문 출판 레이블 '괴이 학회' 소속

작가의 인스타그램,
웹소설 사이트 구경하러 가기 (링크 트리 주소 QR코드)
https://linktr.ee/leehae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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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G 등록작가|독립출판 작가

linktr.ee

 
 
 

 
 
 

목차

1. 보드게임 모임에서 만난 여자친구
2. 사진 보정 앱의 부작용
3. 초대받지 못한 손님
4. 매미가 울지 않는 여름
5. 파노라마
6. 오늘의 부고
7. 작가의 말
 
 
 

 
 
 

<10k 인플루언서 단톡방:999명>

[A 호텔 인증사진 찍으실 분 모음 1/6 n빵]
[B 호텔 수영장 같이 가실 분
[C 호텔 망고 빙수 같이 먹으실 분]

인플루언서들이 돈을 적게 써서 호텔 인증사진을 올리기 위해 카톡이 계속 올라왔다. 팔로워들은 갈수록 자극적이고 자기 모습과 다른 모습을 원했다.

인스타를 시작한 것은 수능이 끝나고 나서였다. 수시와 정시를 망하고 재수를 할 돈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오전엔 카페 아르바이트, 저녁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뛰었다. 주말에 쉴 때는 친구를 만났다.

"정원이는 얼굴도 이쁘니까 인스타 같은 거 하면 뜰 거 같아."

고등학교 친구의 말에 시작하게 됐다. 학창 시절 공부도 못하고 조용한 내게 인스타는 하나의 도전이었다. 초반에는 인스타에 사진 하나를 올릴 때마다 망설여졌지만 '좋아요' 수가 늘어나자, 해시태그를 찾으며 올리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대학에 가고 혼자 아르바이트만 하기 심심했던 내게 인스타는 단순 취미였다.

"정원아. 너 인스타 사진 예쁘더라. 고3 때 같은 반이었던 애들이랑 3명이 홍대 파티 가는 데 같이 갈래?"

 
 
 

 
 

4.

그와 함께 한 라이브 방송 때문에 팔로워가 500명 늘었다. 기분 좋게 카페에 출근했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강남에 가서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고등학교 때는 조용한 아이여서 주변 친구들이 공부 잘하고 튀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오늘 만나는 두 명의 친구도 공부를 잘해 인서울을 했다. 그때 당시에는 꾸미지 않아 예쁘지 않았는데 둘 다 부유한 가정환경 속에 살아서인지 성형도 하고 화장도 배워 예뻐졌다.

압구정 카페 골목에 유명한 브런치 카페에 갔다. H 브랜드의 식기를 사용하고 있어 인스타 사진을 찍기 적합했다. 클럽샌드위치, 부라타치즈 샐러드, 새우샌드위치를 시켰다.

"헉... 샌드위치가 2만 9천 원이야?"

한 친구가 놀라 큰 소리를 냈다.

"사진도 찍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어때."

그녀에게 말했다.

"정원이. 예전에는 책 하나 살 때도 중고 나라에 찾아서 사지 않았어? 알뜰했던 거 같은데 많이 변했네."

나를 비꼬는 건지 기분이 나빴다. 시선을 떨구며 핸드폰만 쳐다보는데 부라타 샐러드가 나왔다.

"배고프다. 먹자."
 
 
 
 

 
 
 
 
늦을까 촬영 날에는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일을 하는데 못한다고 선배는 짜증 냈다. 인수인계 기간이 끝나고 첫 촬영이었을 때 끝나고 남으라는 선배의 말에 덜덜 떨며 들어갔던 회의실이 생각났다. 아무도 없는 7층 회의실, 두 명의 선배 막내 작가에게서 돌아가며 그녀가 싫은 이유를 쏟아냈다. 그 프로그램 하차 후 4개의 프로그램을 하다 방송작가를 아예 그만뒀다. 그 이후로 카페 아르바이트를 죽 이어 하고 있었다. 그녀는 심심하게 살았구나! 웃어 보였다.

그 후 그녀가 눈을 감고 떴을 때 장례식장에 있었다. 그녀의 사진이 걸려 있고 친인척들이 보낸 화환이 복도를 채우고 있었다. 그녀의 가족들은 할아버지의 친구분에게 식당에 가서 음식을 대접했다. 생각보다 가족들이 우울해하지 않고 침착하다는 느낌에 서운함이 들었다. 그녀는 친구가 많이 없기에 주로 가족들의 친구들이 자신의 장례식장을 찾아주었다. 손님을 반겨주다가 좁은 방에서 모여서 자는 가족들의 모습에 그녀는 눈물을 훔쳤다. 그 방에서 잠을 자지 않고 내 사진을 보며 멍때리는 남자 한 명이 보인다. 그는 그녀의 남자 친구였다. 그는 쪼그리고 그의 무릎을 양팔로 안은 채 그녀의 사진만 봤다.
 
 
 

 
 
 

그녀는 저승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한숨을 쉬었다.

“아직 저승은 가지 않아요.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뭔데요?"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매니저를 쳐다봤다.

"저승에 가기 전 한 사람에게 잊힐 기회를 줄 거예요."

"네?"

"그 대신 그 기간은 본인의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입니다. 한 사람을 정하면 그 사람의 주변 사람까지 당신의 존재를 잊어버려요."

"왜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거죠?"

"사람들은 살면서 죄를 많이 짓잖아요.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거죠. 죽어서도 욕을 덜 먹을 기회를요."

매니저의 말이 엉뚱했다. 원래 저승엔 지옥도 있고 현생에서 죄지은 사람은 처벌받아야 하지 않나? 그녀는 자신이 잘못한 것도 없고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고 싶기에 별로 그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해 보세요. 저는 이만."

매니저는 맨발로 장례식장을 나갔다. 남자 친구도 졸더니 잠자리에 들었다. 누군가에게 지워져야 하나?
 
 
 
 

 
 
 
 
오늘의 부고
 
 
 
 

 
 
 

내게는 한 가지 습관이 있다. 매일 아침 네이버에 '오늘의 부고'를 쳐 보는 것이었다. 'oo 경제', 'o 데일리', '미디어 o' 등 많은 언론사가 부고 신문을 적었다. 'oo 경제'의 뉴스를 봤다. 교수, 대표, 기자 부친상까지. 주로 유명인들의 부고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부고를 쳐 보는 이유가 여기 나와 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부고 뉴스 한 줄에 적히는 게 사람 인생임을 느끼기 때문이었다. 나는 26살에 대학 졸업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어찌 됐든 사람은 죽는데 왜 열심히 살까?

오전에 일하시던 편의점 점장님과 바톤 터치를 한 후 계산대에 앉았다. 오후 6시에 물류 오기 전에는 체력을 아껴 놔야 했다. 아까 봤던 '오늘의 부고' 검색 창이 나왔다. 뉴스를 주르륵 내려보니 '미래'라는 언론사에서 만든 부고 뉴스였다.

'▲ 이세원 씨 별세(oo 중 3학년, 서울시 서대문구 00동 거주), 오하윤(24세, 무직, 의정부 거주)=28일, o운대 병원 장례식장 205호실, 발인 30일 오 전 9시 30분

▲ 이범수 씨(oo고 3학년,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 거주), 김갑수(64세, 노숙자, 서울역 거주)=28일 오전 9시, oo 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30일 오전 8시'

처음엔 별다른 것 없다 느꼈는데 다른 게 한 가지 있었다. 유명인이 아닌 일 반인 부고 소식을 적는 것이었다. 심지어 노숙자의 부고 소식을 적다니 신기했다. 언론사 검색창에 '오늘의 부고'를 치고 최근 뉴스부터 봤다. 그 페이지 속에서도 노숙자, 유흥업소 여성, 일용직 근로자, 학생, 요리사, 애견 미용사 등의 다양한 직업 사람들의 부고를 적고 있었다.
 
 
 
 

 
 
 

작가의 말

벌써 이 책을 낸 게 1년 전이네요.

1년 사이 저는 북페어를 8번이나 더 나갔고 책 1권을 더 냈습니다.

이 책을 냈을 때 독자분들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나 버스에서 시간이 남을 때 볼만한 글을 쓰자'라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이 책은 단편 소설이라기보다 괴담과 같은 글입니다.

저는 어떤 공포 영화를 볼 때보다 현실이 더 무섭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제가 공포를 좋아하는 이유는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에 발 디딘 제게도 우울한 일만 있습니다. 공포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사람의 위선에 지치지 않아도 됩니다.

제 소설은 귀신이 아닌 사람 때문에 겪는 무서운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제가 느껴본 바로는 귀신보다 사람이 훨씬 무섭습니다.

이 소설이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여러분들에게 휴식처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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