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수익구조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독립서점 수익구조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한때 사람들의 로망이 자신만의 카페를 여는 것이었던 것처럼 최근에는 독립서점을 꿈꾸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우리가 생각하는 카페 사장은 우아하게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하루에 수백 잔의 커피를 팔아야 수익이 나고 공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독립서점 역시 취미가 아닌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다면 녹록치 않은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물 위에 우아하게 떠다니는 백조가 물 밑에서는 가라앉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물장구를 치는 것처럼 세상에는 마냥 우아한 것만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여러분들의 환상을 박살 내 줄(?) 현실적인 숫자에 대해 글을 적어본다.
단도직입적으로 공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수익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독립서점도 취미가 아닌 생업으로 삼는다면 수익과 매출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요식업의 경우 재료비의 비중을 판매가의 30%로 잡는다. 1만원짜리 음식을 판다면 음식의 재료는 3천원이 되는 것. 하지만 서점의 경우 재료비인 책은 보통 판매가의 60-70%에 들어온다. 요식업에 비해 재료비 비중이 2배 가까이 높다. 그래서인지 많은 독립서점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임대차계약 기본 기간인 2년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재료비 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인데, 많은 독립서점들은 다른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주인이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인건비는 자신의 노동력을 투입하고, 재료비 책값을 제외한다면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임대료이다. 자신의 건물에서 영업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임차료는 장사가 잘 되건 잘 안되건 매월 꼬박꼬박 나가야 하는 돈이다. 일반적으로 자영업을 할 때, 2-3일 매출이 적어도 월세 금액 이상 되어야 공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요즘은 배달, 원재료 상승 등으로 1일 매출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독립서점 역시 다른 사람을 쓰지 않아 인건비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월세가 100만원이라면 2-3일 동안 100만원의 매출이 나야 공간을 유지할 수 있다. 월세가 100만원 일 경우, 책값을 1.5만원으로 단순 환산하여 계산해 보면 적어도 매일 22권에서 33권을 팔아야 2-3일 동안 월세에 해당하는 매출을 벌 수 있다. 하루에 22권에서 33권을 팔려면 구매율이 100%라고 가정 햤을 때 적어도 22명에서 33명 이상이 책방에 방문해야 하는 것도 예상해볼 수 있다. 유감이지만 책방의 특성상 사람들은 구경만하고, 서점에서 시간만 보내고 정작 책은 할인되는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인테리어 비용, 자신이 다른 일을 했을 때 벌 수 있는 수익의 기회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책방을 지키고 있을 시간 동안 알바를 한다면 적어도 그 시간 동안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다. 아마 독립서점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돈을 많이 벌 생각은 아닐 것이고… 이왕 시작한다면 무조건 월세가 저렴한 곳에서 시작하길 추천한다. 이 글을 읽는 예비 책방지기도, 책방 운영을 고민하고 있는 책방지기도 책방을 운영 할 때 적어도 공간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비용 때문에 금전적으로 큰 손해를 보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거 이왕 책방을 시작하게 된다면 사라지지 말고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이왕 하는 거 돈도 많이 벌었으면 더욱 좋고. 책방을 운영하면서 힘들지 않기를! 세상의 모든 책방 사장님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