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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업]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브로드컬리 편집부

강다방 2025. 9. 6. 09:17

 

 

 
 
인터뷰, 창업 장사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브로드컬리 편집부


제목 : [인터뷰, 창업 장사]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자 : 브로드컬리 편집부
펴낸곳 : 브로드컬리
제본 형식 : 종이책 - 무선제본
쪽수 : 33쪽
크기 : 110x170mm
가격 : 15,000원
발행일 : 2016년 9월 9일
ISBN : 979-11-957209-1-0 (04000)
 
 

책방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약 10년 전 나온 책이고 몇몇 책방은 현재 사라졌지만, 출판계와 서점의 사정은 10년 전과 동일한 듯 하다. 강다방은 책방을 운영하며 읽었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눈물까지 났다. 우리는 왜 서점을 하고 있는걸까? 책 팔아 먹고 살 수 있을까? 전국의 서점 사장님들 화이팅!

 


 

 

 

 


왜 하필 서점인가?
고요서사 차경희 대표

왜 하필 서점인가?
아쉬울 것 없는 좋은 책들이 소개 한 번 제대로 못 받고 묻히는 현실이 답답했다. 그래서 직접 팔아보자 생각했다. 시장을 쥐고 있는 대규모 서점들이 알아서 바뀌길 기다리는 것보다 직접 하는 편이 속 편하겠더라.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면서 어떤 과정으로 책이 유통되는지 보게 되었고, 국내 도서 유통 시장의 현주소를 마주했다. 출판사가 책을 내면 할 수 있는 일은 딱 두 가지였다. 인터넷 서점의 메인 페이지에 돈 주고 광고 올리거나, 대형 서점의 광고 매대에 돈 주고 책을 깔거나. 둘 말고는 방법이 없더라. 그들이 곧 시장이기 때문에.

책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책 만들면 뭐하나. 대규모 서점들의 책 소개는 결국 광고 상품 노출이 첫 번째, 매출 많이 나올 책이 두 번째인데. 돈이면 다 되는 거다.

대규모 서점들이 추천하는 책들이 별 볼 일 없다는 게 아니다. 밤낮으로 고생하는 MD들도 있고, 그분들의 노고 또한 익히 알고 있다. 문제는 책 시장이 소수에 의해 획일적으로 돌아간다는 거다.

 

 

 

 

 

 

 


서점의 소임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책을 소개하는 일이라고 답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점의 책 소개는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이란 세상의 다양한 생각을 담아내고 전달하는 매체가 아닌가? 소수에 과점된 생태계 안에서 다양성이 피어나긴 어려울 거다.

한 권의 베스트셀러가 10만 부씩 팔리는 사회보다도, 열 권의 책이 1만 부씩 팔리는 사회가 좋다고 본다. 히라카와 가쓰미의 소비를 그만두다라는 책에서 공감한 구절이다. 한 권의 10만 부가 아닌 열권의 1만 부가 나오기 위해서는, 그만큼 다양한 서점이 필요하다.

소규모 서점의 가장 큰 가치는 운영자의 권한과 자율이다. 경제성과 효율의 관점을 벗어나 운영자의 주관과 가치관을 서점의 운영에 반영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서점의 수만큼 책 소개의 다양성이 확보되는 거다.

프랑스 파리의 대학가를 걷다가 소규모 영화 전문 서점을 봤다. 일부러 찾아간 게 아니고,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친 거다. 그럴 만큼 서점이 많더라. 우리나라에서 영화 전문 서점을 소규모로 열겠다고 하면 대부분 코웃음을 칠 거다. 밥은 먹고 살겠냐고 하겠지. 그런데...

 

 

 

 

 

 

 


서점 오픈 9개월 차 인터뷰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

독자들이 책을 소비하는 양상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변화가 생겼다. 솔직히 예전에는 할인받아 책 사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커피는 공정무역 커피 찾아 마시면서, 어째서 책은 싼값에 사는 걸 자랑처럼 여기나 싶었다. 책값을 할인한다는 건 결국, 누군가는 제 살을 깎아 먹고 있다는 말과 같을 텐데 말이다.

근데 직접 서점을 해보니까 책을 소비하는 방식 또한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구나 싶어진다. 사람마다 책 소비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를 수도 있다는 걸 느낀다. 반드시 공정무역 커피만 커피는 아닌 것처럼 말이다.

도서정가제를 어떻게 평가하나?
서점의 운영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되고 있는 거 같다. 현행 도서정가제는 10%까지는 할인을 허용하기 때문에, 인터넷 서점에선 여전히 책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 서점 손님들은 10% 정도의 가격 차이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거 같다.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았을 때, 굳이 다시 인터넷으로 주문하기 보다 현장에서 바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도서정가제 시행 이전처럼 가격 차가 30% 이상이었다면, 서점의 사정은 지금보다 훨씬 못했을 거다.

 

 

 

 

 

 


다만 소규모 서점이 어려운 이유는 따로 있다. 출판사나 총판에서 책을 공급받는 매입 가격과 소비자 정가 사이의 비율, 즉 공급률의 차등이다. 똑같은 책을 들여와 팔아도 인터넷 서점보다 공급률이 크게 불리하기 때문에 소규모 서점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책값 좀 깎아주면 안 되냐고 물어보는 손님들이 있다. 깎아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공급률 80%로 들여 온 정가 1만 원짜리 책을 1천 원 깎아서 판매하면 딱 1천 원 남는다. 카드수수료는 별도다. 인건비는 고사하고 월세도 막막하다. 그러나 손님들은 할인에 익숙하다. 유리한 공급률을 적용받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까지 확보하고 있는 인터넷 서점들이 여전히 10% 할인을 제공하고 있으니까.

정가제까지 해줬는데, 소규모 서점들은 왜 아직도 돈을 못 번다고 징징대냐고 한다. 그런 말을 쉽게 하는 것은 공급률 차등에 따르는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거다. 공급률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현재의 도서정가제가 실질적으로 소규모 서점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거다.

 

 

 

 

 

 

 


높아지니까 출판사가 그 부담을 공급률 인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출판사 입장에선 당장 사정이 조금 나아질 수 있겠으나 서점 의 앞날은 너무도 깜깜하다.

내가 출판사 일할 때를 돌아봐도 책값을 매기는 과정에서, 소규모 서점들이 이 책을 팔아서 한 권에 얼마를 남길 수 있을지는 전혀 논외 사항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출판사 입장에서 주된 거래처는 인터넷 서점과 대형 서점이니까. 소규모 서점들의 입장을 살필 여유도 동기도 없었다. 책 시장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고, 대부분의 출판사도 먹고 살기 힘드니까.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출판사의 실제 매출을 살펴 보면, 소규모 서점을 통한 매출이 인터넷이나 대형 서점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총판 거래와 직거래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하겠지만, 내 경험 선에서는 출판사 매출의 절반 정도가 소규모 서점을 통해서 발생 했다. 특히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가 나오기 위해서는 동네 곳곳까지 책이 펼쳐지고 유통되어야만 했다.

 

 

 

 

 

 

 

다 공급률 차등 문제를 지적해 보지만, 거의 기사화가 안 된다. 서점 소개 기사는 넘치지만, 공급률에 대한 기사는 없다.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좋은 소재가 아니겠지.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는 공급률 문제가 아니라 작은 서점의 낭만일 테니까.

서점도 출판사가 필요하고, 출판사도 서점이 필요하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 부디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어려운 문제 풀어 가길 바란다.

언론이 서점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나?
정작 중요하게 언급한 내용이 왜곡되거나 빠지는 게 많다. 서점을 소개해 주는 건 물론 고마운 일이지만, 깊이 있는 취재가 아쉬운 게 사실이다. 소규모 서점 기사를 통해 하려는 말이 이미 정해져 있고, 나에게 들으려는 얘기도 이미 짜여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서점과 내가 미디어에 의해 소모되고 있진 않나 아쉬움이 든다.

언제부터 책 관련된 일을 하길 원했나?
신문방송 분야를 전공하던 대학 시절, 졸업 학점 채우려고 출판 편집 수업을 들었다. 진짜 학점 채우려고 들은 건데, 그 수업이 진로를 바꿔 놨다. 사실 수업의...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먹고살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책 팔아서 온전히 먹고 사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서점 운영의 목표이기도 하다. 서점은 재능기부센터가 아니다. 책을 판매하는 상업 공간이다. 그러므로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 나부터 책 팔아서 잘 먹고 잘 살아야 더 많은 서점이 생겨날 수 있을 거다. 솔직히 아직은 못 먹고 산다. 열심히 해볼 테니 지켜봐 달라.

책 판매 이외에 수입원이 있는가?
외주 원고 작업을 했는데, 점차 정리하고 있다. 물리적인 시간을 뺏기다 보니 결국 주객이 전도되더라. 다행히 서점 일에 집중하고 나서부터 서점에서 파생되는 일거리가 생긴다. 책 관련 행사 기획 기회도 있었고, 책이 필요한 공간 구성을 조언할 기회도 보인다. 서점을 운영하기 때문에 찾아오는 새로운 기회들이 있더라.

 

 

 

 

 

 

 


구매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책을 사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서 손님들께 먼저 다가가 말을 걸기도 자주 한다 (웃음).

지역 내 관계 형성 또한 마음 따뜻하고 즐거운 일이다. 서점 근처의 중고등학교, 교육 공동체, 독서모임 등의 지역 구성원들과 관계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

해방촌이라는 동네 안에서 우리 서점이 유의미하게 기능할 수 있을 만한 지점들이 보인다.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서점과 지역의 관계 형성은 경제적인 면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면에서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서점의 공공적인 역할 기대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돈은 안 되지만 의미 있는 일이니까 해 보자고 일방적인 협조를 요구하면 정색하고 대답하고 있다. 서점 또한 상업 공간이며,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돈이 안 되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끌고 가는 일도 분명 있지만,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선택이다. 외부에서 강요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소규모 서점 수 증가 추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점들이 새롭게 문을 여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다. 다만 언젠가 문 닫게 될 때, 책임감을 가져 주길 바란다. 얼마 전 어느 소규모 서점이 폐업하는 과정에서 책을 위탁한 제작자들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은 일이 있다. 그러면 절대 안 되는 거다. 책은 제작자들에게 자식과 같은 존재다. 서점이 판매를 위탁받았다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하다못해 택배비가 없어서 반품을 못 하는 상황이면, 미안하지만 착불로 보내겠다 연락하면 되지 않나. 거기 대고 화낼 제작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디어가 소규모 서점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생각은?
취재 대상의 팔로워나 인지도에 편승해 보려는 기획물이 많아지는 걸 느낀다. 특정 대상을 밀어주기 위해 기획되는 취재도 뻔히 보이고. 취재를 받는 과정에서 이용당한다는 기분마저 든다. 서점 운영자들 사이에서 최근 들어 공유되는 생각이다. 특정 기사나 출판물이 그렇다고 굳이 언급은 않겠지만, 이 정도만 말해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아들을 거다.

편집 방향이 획일적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예쁜...

 

 

 

 

 

 

 

또한 대부분 운영자가 나름대로 사연을 가지고 있다. 대충 질문 몇 개만 던지면 내용이 어느 정도는 나온다. 그러니 만만한 게 서점 아니겠나.

서점이 책이 아닌 이미지 소비를 위한 공간이 되고 있 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책 사진은 열 올리며 찍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몇 구절 찍어 올리면 자랑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솔직히 그건 쓰레기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있다면 마음에 담아야 할 텐데, 감동이 마음에 닿기도 전에 이미지로 전환해 버린다. 쓰레기 같은 감상만 남는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면 마음이 울컥 슬퍼진다.

좋아 보이는 걸 찍고 싶은 마음이야 인지상정이겠지만, 책의 내지 내용만은 자제를 부탁한다. 서점의 입장에서도, 작가의 입장에서도, 책의 내용이 SNS에 속절 없이 올라가 버리는 건 매번 마음 쓰린 일이다. 밥집에서 밥을 먹지 않고 사진만 찍지는 않지 않나. 카페에서 커피 안 시키고 사진만 찍는 건 아니지 않나. 서점도 책을 팔고 있다. 똑같이 생각해 주면 좋겠다.

 

 

 

 

 

 

 

시집 한 권에 정가가 8천 원 정도이니까, 80% 공급률을 기준으로 한 권 팔 때 1,600원 남는다. 10% 할인을 적용한다면 한 권에 800원이 남는 거고, 5% 적립까지 하고 나면 한 권에 딱 400원이 남는다. 카드 수수료는 별도다. 장사하면 안 되는 구조다. 자선사업에 가깝다.

출판사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실망하지 않기 위해 기대하지 않는다. 요즘 출판사들 하는 짓을 보면 다들 그렇고 그렇다. 뭐 좀 좋아 보인다 싶으면 금세 갖다 베끼고, 되는대로 던져 놓고 뭐하나라도 건져보려는 모습. 딱히 기대할 만한 것이 없다.

도서 유통 시장의 균형이 이렇게까지 무너지게 된 건, 기득권을 쥐고 있는 대형 출판사들이 덩치에 걸맞은 역할을 해내지 못한 잘못이 크다. 인터넷 서점에겐 해달라는 대로 유리한 공급률 다 맞춰 주면서, 소규모 서점 상대 공급률만 호시탐탐 올리려고 한다. 강자 앞에 약하고, 약자 앞에 강하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출판사 입장에서 인터넷 서점과 거래하면 회전율도 빠르고 액수도 클 거다. 규모가 큰 거래처와 좀 더 좋은 조건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

 

 

 

 

 

 


서점 열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서점 하겠나?
좀 더 나중에 하고 싶다.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어 놓고 시작하도록 하겠다. 워낙 가난하게 시작한 터라, 마음 속으로 그렸던 서점의 모습을 갖추기가 힘들다. 서가에 들여놓지 못하고 있는 시집이 아직도 너무나 많다.

서점을 열겠다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례를 최대한 찾아보길 바란다. 맥주와 함께 책을 파는 서점, 홍차와 책을 함께 파는 서점, 음악을 전문으로 다루는 서점 등, 굳이 해외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는 서점들이 이미 국내에도 많이 생겨났다. 막연한 기대로 시작하기보다, 최대한 많이 돌아다녀 보고, 구체적인 계획으로 시작하길 바란다.

언젠가는 서점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도록 하자. 최근 소규모 서점이 많이들 생겨나고 있지만, 언제든 다시 사라질 수도 있다. 홍대 앞의 클럽을 기반으로 성장한 인디 뮤지션은 이제 나름대로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정작 대부분의 클럽은 명맥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서점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 한다. 사람들이 책을 다시 읽는다고 해서, 반드시 서점이 그에 따른 혜택을 누리게 되는 건 아닐 거라고 본다.

 

 

 

 

 

 

서점을 통해 본인이 원했던 삶의 방식을 일궜다고 보는가?
이백에이십 김진하 대표

 


동네 서점으로 분류되는 것에는 동의하는지?
글쎄, 잘 모르겠다. 동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공공적 기능을 감당하는 서점을 동네 서점이라 한다면, 그런 범주에는 속하지 못할 거다. 우리 서점이 딱히 동네에 기여하는 바가 많지 않다.

서점의 공공적 의미 부여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지?
앞뒤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서점의 공공적인 활용 가치가 물론 클 수는 있겠지만, 공공적 기능을 감당하기 위해 서점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공공적인 가치를 우선으로 운영하는 서점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서점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서점 또한 수익을 추구하는 상업 공간이다. 공공을 위한 역할은 자발적인 선택의 영역이라고 본다.

이른바 독립 서점 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대한 생각은?
이른바 독립 서점으로 분류되는 서점의 고유한 역할에 대해서는 이미 기존의 서점들이 충분히 짚어 내고 있다고 본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후발주자들이 새롭게 뭔가를 이뤄낼 여지가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다. 2년 전부터 운영을 시작한 나조차도 후발주자에 속하며, 이미 그때부터 포화에 가까운 상태였다고 본다.

 

 

 

 

 

 

 

서점은 본인의 주업인가 부업인가?
일단은 개인의 정체성을 작가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술 작업이 우선이고, 서점은 생계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주업과 부업의 경계가 흐려 진다. 이도 저도 아닌 게 되고 있다. 씁쓸한 현실이다.

서점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책을 들여놓는 것부터 문제였다. 워낙 작은 서점이다 보니 출판사 직거래는 어림도 없었다. 어쨌든 총판을 통해야 했는데, 총판조차도 외면을 하더라. 이유라도 말해주고 거절을 하면 차라리 괜찮았을 텐데, 은근히 연락을 피하는 방식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두 곳의 총판에서 거절을 당하고, 세 번째는 직접 총판으로 찾아갔다. 100% 선결제를 조건으로 해서 드디어 거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일부 책을 취급하지 않는 점이 아쉽지만, 그나마 거래를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영업시간 내내 자리를 지키는 일도 생각보다 힘들었다. 올해는 그나마 영업시간을 축소해서 괜찮은데, 작년엔 일주일에 하루만 빼고 매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굉장히 고달픈 일이었다.

 

 

 

 

 

 

 

 

책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다양한 관계의 중심에서 서점의 역할이 필요하다. 독자와 독자의 관계, 독자와 저자의 관계, 그리고 독자와 책의 관계. 책으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이벤트의 중심에서 서점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저자와의 만남을 어디서 할 것인가? 인터넷 서점 댓글 게시판?

서점이란 업에 대해 평가해 본다면?
업을 평가할 입장이 못 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한정해서 말하자면 낭만적인 일은 절대 아닌 것 같다.

서점의 낭만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예쁜 공간을 꾸며 놓고, 나만의 편안한 자리에 앉아,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놓고, 좋아하는 커피를 내려 마시며, 좋아하는 책을 읽어 내려가다가, 손님과 함께 책에 대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이런 드라마 같은 상황?

서점 운영이 낭만적이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심플하다. 돈 때문이다. 계산 좀 해보면 낭만이란 소리가 안 나올 거다. 서점 영업시간 내에서는 낭만적인 척 이라도 해볼 수 있겠지만,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벌려면 그만한 무언가를 해야 한다.

 

 

 

 

 

 

 


서점 오픈 결심부터 실행까지 어떤 준비 과정이 있었나?
프루스트의 서재 박성민 대표

소규모 서점 수 증가 추세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더 많이 늘어나면 좋겠다. 많이 생길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 수요는 일정한데 공급만 늘어난다며 우려를 하기도 하는데, 내 관점은 다르다. 서점 수가 늘 어나는 만큼 책 읽는 사람 수도 어느 정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수요를 너무 한정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들면 되는 것 아니겠나.

본인 서점은 독서인구를 늘리는 데 일조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본다(웃음). 적은 수에 불과할지라도 분명 우리 서점을 통해 다시 책을 읽게 된 손님들이 있다.

서점이 책이 아닌 이미지 소비를 위한 공간이 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식이든 사람들이 책과 서점을 소비하다 보면, 시간이 흐르고 애정이 쌓이면서 본질적인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겠나. 인스타그램용 책이든 아니면 서점 인증샷이든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소비하면 된다고 본다.

책을 반드시 읽어야만 책을 사랑하는 게 아니다. 책이 가진 물성만으로도 충분히 책을 사랑할 수 있다.

 

 

 

 

 

 

 


시인의 한정판 시집을 소유하는 즐거움, 시를 한 편도 읽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생겨나는 소규모 서점들이 대체로 비슷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비슷해지고 싶어서 비슷한 게 아니지 않겠나. 소규모 서점이 기성 출판사나 총판과 거래를 하려다 보면 책을 들여오는 단계부터 조건이 굉장히 불리하다. 자의든 타의든 선택해야 하는 거다. 기성 출판 유통의 불리한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비교적 조건이 나은 독립 출판물을 다루는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거나. 최근 후자를 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거 같다.

소규모 서점들이 비슷하다고 우려하는 건 아마도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서점들에 대한 걱정일 텐데, 애초에 국내의 독립 출판물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선별해서 들인다 해도 결국 구성이 비슷해진다. 어쩔 수가 없는 거다. 그걸로 뭐라 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소규모 서점들은 제한된 여력과 척박한 환경에 불구하고 출판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 부디 응원을 부탁한다.

 

 

 

 

 

 

 


똑같은 서점은 있을 수 없다. 설령 서가의 모든 책이 똑같다 해도, 운영자가 어떤 의도로 책을 들여놓고 소개하는지에 따라 맥락은 달라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모든 서점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식음료 판매를 병행하는 서점이 늘어나는 점에 대해
시집 어떻게 생각하나?
좋다 나쁘다 평가를 떠나 공간을 유지해야 하는 입장에서 술이든 커피든 팔아야 하겠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월세를 내야 서점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책으로 돈 벌기 어렵다. 그래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식음료를 파는 서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고 나 또한 그런 생각 안 해본 게 아니다.

디자인 스튜디오 등 타업종 공간에서 서점을 병행하는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점이 목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서점을 수단으로 선택할 수 있다. 어쨌든 서점은 서점인 것이고 각자의 기능이 있다고 본다. 이건 서점이다 저건 아니다 재단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망할 수 있다는 불안함은 없는가?
책방 오후다섯시 김다영 대표

종이책에 특별한 의미를 두는가?
넘기는 손맛, 종이의 냄새. 종이책이 아니고는 느낄 수 없다. 책장을 넘기는 찰나의 순간은 텍스트 사이에 쉼표를 찍어준다. 그보다 자연스러운 쉼표가 있을까?

최근 소규모 서점 수의 증가 추세에 대한 생각은?
증가하고 있다 한들 애초에 수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공급이 느는 만큼 수요를 늘릴 수 있느냐가 문제이겠지. 수요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수요를 끌고 가는 건 결국 서점의 몫이다. 관심 가져 달라고 말만 할 게 아니고 관심 가질 거리를 던져줘야 할 것이다. 떡밥이라 해야 할까(웃음). 그래야 소비자 입장에서도 서점에 찾아올 명분이 생길 테니.

단순히 책을 잘 정리해 놓는다고 손님들이 와주는 게 아니라고 본다. 서점의 서가 운영은 당연히 잘해야 할 일이다. 식사로 치면 밥에 해당한다. 하지만 밥만 줘서 식사가 되겠나. 반찬을 함께 줘야 할 것이다. 워크숍이 됐든, 전시가 됐든, 서점이라는 밥상이 최대한 풍성해 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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