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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삶에서 잠시 멀어지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경험하는 것이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서두르지 말 것.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것. 비난하지 말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우리의 인생이 뭔가 비뚤어지고 어긋난다고 느낄 땐 낮잠을 잘 것.

여행하고 또 여행할 것.

 

 

 

 

 

그늘이 있을 땐 그늘 속에 머물 것.
벚꽃이 필 땐 벚꽃을 즐기고.

 

 

 

 

유니클로냐 아르마니냐가 문제가 아닌 거죠. 이 재킷이 내게 어울리느냐. 이 셔츠의 스타일이 나를 이야기해줄 수 있는냐 하는 게 중요한 거지. 이 바다를 35밀리미터 렌즈로 찍었느냐, 200밀리미터 렌즈로 찍었느냐가 아니라, 쓸쓸한 바다를 찍었느냐 찬란한 바다를 찍었느냐인데, 결국 우리 머리와 가슴속에 남는 건 렌즈가 아니라 바다니까요. 그러니까 취향과 식견, 시선인 거예요. 사람은 그게 다예요. 예술에 대한 취향과 세상에 대한 식견, 삶을 바라보는 시선. 이것이 나를 존중받게 만들어줘요 언제부터인가 기쁘고 즐거운 것들보다는 쓸쓸하고 고독한 것들에게 끌려요. 연민을 포함하지 않은 시선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동경하기보다는 이해하려 애써야죠. 이타미 준보다는 안도 타다오의 선에, 세잔보다는 모란디의 빛과 고독에, 서정주보다는 김종삼의 단어에 더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어쨌든 오늘은 말러의 7번 교향곡을 들으며 브레송을 읽고 있어요.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살죠. 각자의 사랑을 하고 각자의 여행을 떠나죠. 그뿐이에요. 그런 생각이 드네요.

 

 

 

살다 보면 깨닫게 되는 자잘한 사실들이 있습니다. 즐거운 '업무'는 없으며 우리는 일생동안 단 한 번의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며 불행하게도 인생은 공평하지 않으며 행운은 항상 똑같은 사람에게만 돌아가며 타협은 인생을 편하게 해주지만 나중에 반드시 이자를 붙여 갚아야 하며 능력보다 중요한 건 운이지만 운은 가만히 있는자에게 절대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이런 것도 알게 되죠. 아무리 멀어 보여도 달리다 보면 결국 도착한다는 것. 물론 그 도착 지점을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많은 경우 그게 아니라는 사실. 아무리 좋고 멋진 일이라도 할 수 있는 때가 있다는 것. 안도 다다오 선생도 '건축이라는 것은 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라고 했죠. 연애도, 일도 모두 때가 있는 거랍니다. 할 수 있을 때 조금 무리해서라도 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그리고 성공하는 것보다는 실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장차 큰 사명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그 몸을 지치게 하고, 그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곤궁케하여, 하는 일 마다 어지럽게 하느니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그 성질을 참게하여,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 세상 살아있는 생물들은 모두 온 힘을 다해 살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늙었다 해도 행복은 여전히 필요한 것이니까.

 

 

 

 

문득 여행이 좋아서 여행을 했던 그 시절이 그리웠다. 표를 사기 위해서는 매표소로 가야 했고 고백하기 위해서는 당신 앞에 서야 했던 더없이 단순했던 그 시절.

 

 

 

 

천재들은 대부분 위대한 산책자들이었다. 단, 근면하고 지적으로 풍요로운 산책자들이었따. 종종 예술가나 시인들은 가장 한가하게 보일 때가 가장 일에 몰두하고 있는 때일 경우가 많다.

 

 

 

 

올리버 색스는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 우리와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른 사람도 결코 나와 같을 수 없다.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은 결코 채울 수 없는 구멍을 하나씩 남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왜, 그 사람과 즐겁게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무엇을 바라보려면 고독해야 한다.

 

 

 

 

내가 닿을 수 있는 거리, 내가 만나는 몇 명의 사람, 내가 좋아하는 몇 가지 물건들과 그것들이 놓인 자리, 이것들이 모여 있는 세계가 쉴 때면 비로소 눈에 들어오고, 이것들이 나를 둘러싼 세상의 진심인 것이다. 오랜 시간 여행을 떠나보면 살면서 필요한 웬만한 것들은 60리터 배낭에 다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며칠 푹 쉬다 보면 세상에 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에쿠니 가오리의 말처럼 내 인생과 무관하게 세상은 무사히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

 

 

 

 

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걷는 건 아니다.

 

 

 

 

가끔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자기가 사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다면 쉬어보라고. 내가 이 세상의 '리얼'을 경험한 때는 일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쉴 때였다. 맨발로 해변을 걸을 때 -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는 디자인(예를 들어 예쁜 표지판 같은)은 지루함 때문에 탄생한다고 생각했었지. 오토바이를 타고 라오스와 중국의 국경을 넘을 때 - 노동은 결코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지. 아이의 손을 잡고 집 앞 공원을 산착 할 때 - 우리가 일을 덜 해야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 어쨌든 나는, 나는, 쉬고 놀 때, 세계를 만졌고 보았다. 그리고 내가 '쉬는 시간'에 세계는 실재하고 있었다.

 

 

 

 


그냥 지나간 것 뿐이다. 해결이 된 건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에는 깨진 틈이 있어. 빛은 바로 거기로 들어오지.

 

 

 

 

기차를 타고 창틀에 턱을 괴고 앉아 있노라면, 인생이란 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잘 것 없다는 게 아니라 뭐랄까, 인생이란 게 꼭 커다란 이념이나 지고지순한 사랑, 엄청난 부와 명예 같은 걸 이루어야 제대로 산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냥 즐거운 음악을 듣고, 맛있는 와인과 파스타를 먹으며, 틈틈히 여행이나 다니는 인생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왜 완행열차를 선택했느냐는 그의 질문에 그녀는 지금 들고 있는 책을 마저 다 읽으려고 탔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기차만큼 책 읽기에 좋은 장소는 없다고, 새로운 것을 향해 자기가 이렇게 마음을 활짝 여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그래서 완행열차 전문가가 되었다고 말했다.

 

 

 

 

바다 저편에 낙원이 있다는 그의 확신은, 가령 그것이 환상이라고 해도 이 젊은이의 삶에 조그마한 위안이 될 것이다.

 

 

 

 

-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최갑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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